"왜 전쟁위협 분탕질하나" vs "풍선 매달려 북에 가라"

[현장] 탈북단체 김일성 주석 생일 맞아 대북전단 보내...대형 풍선 의정부 야산에서 발견

등록 2011.04.15 10:11수정 2011.04.1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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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5일 새벽 경기도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 소속 회원들이 북한 3대 세습을 규탄하며 대북전단을 풍선에 매달아 날려보내고 있다. ⓒ 유성호

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5일 새벽 경기도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 소속 회원들이 북한 3대 세습을 규탄하며 대북전단을 풍선에 매달아 날려보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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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5일 새벽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소속 회원이 탈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하자,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가 멱살을 잡고 항의를 하고 있다. ⓒ 유성호

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5일 새벽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소속 회원이 탈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저지하자,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가 멱살을 잡고 항의를 하고 있다. ⓒ 유성호

[2신 : 15일 오후 3시 20분]
 
대형 비닐 풍선 의정부 야산에서 발견
  
15일 오전 탈북자 단체가 임진각에서 띄운 것으로 보이는 대형풍선 1개가 경기도 의정부시 녹양동 인근 야산에서 발견됐다.
 
의정부 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오전 7시 10분경 '김정일 세습 체제 반대'라는 글자가 쓰여진 대형 비닐 풍선 1개가 바람이 빠진 채로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것을 지나던 행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해왔다"고 밝혔다.
 
앞서 자유북한운동연합과 종북좌파척결단 등 보수단체 회원 10여명은 이날 오전 6시 20분경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 대북전단 20만장을 대형 풍선 10개에 매달아 날려보냈다.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유영재 미군문제팀장은 "탈북자 단체 등이 날려 보낸 대북전단이 남측 지역에 떨어지는 일이 잦다"며 "비닐로 만든 전단은 썩지 않아서 농민들이 농경지에 떨어진 전단을 치우느라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임진각 망배단에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문산읍 이장단 협의회,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납북자가족모임 등이 주최한 '북한에 의해 희생된 납북자, 국군포로, 희생자 위령제 및 조기송환 기원제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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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5일 오후 경기도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 정수정국민예술원 단원이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살풀이를 하고 있다. ⓒ 유성호

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5일 오후 경기도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 정수정국민예술원 단원이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살풀이를 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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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5일 오후 경기도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 대한민국어버이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 임진각 상인회 등 파주 시민들이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합동 위령제를 드리고 있다. ⓒ 유성호

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5일 오후 경기도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 대한민국어버이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 임진각 상인회 등 파주 시민들이 천안함과 연평도 사태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며 합동 위령제를 드리고 있다. ⓒ 유성호
 

[1신 : 15일 오전 10시 10분]

 

"북한 민주화를 하려면 북한 가서 해라. 왜 남쪽에 와서 전쟁 위협 분탕질 벌이는가."

"왜 김정일 하수인 노릇하나. 그렇게 북한이 좋으면 이리 와라. 이 풍선에 달아서 같이 날려주겠다."

 

15일 오전 5시 50분,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망배단 앞에서는 대북전단을 매단 풍선을 날리려는 탈북자 단체 회원들과 이를 막으려는 시민단체 회원 간에 고성이 오갔다.

 

이날의 마찰은 전날부터 예고된 상태였다. 고 김일성 주석의 99번째 생일인 15일을 맞아 자유북한운동연합은 20여 개 탈북자단체와 함께 북한 체제를 비난하는 전단 20만 장을 띄울 계획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풍선 날리기에 반대하는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아래 평통사) 회원과 주민 10여 명은 이날 자정부터 임진각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탈북단체들의 진입을 막고 있었다. 오전 5시 30분 트레일러 트럭으로 주차장 입구를 막고 있던 문산시민 김아무개씨가 교통방해 혐의로 파주경찰서로 연행됐다.

 

평통사 회원들이 경찰에게 항의하는 사이 망배단 앞에서는 자유북한운동연합과 종북좌익척결단 등 보수단체 회원 10여 명이 트럭에서 대북전단과 비닐풍선을 내려 수소 가스를 주입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는 "대북전단은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리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탈북자들이 고향의 부모, 형제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왜 이것을 방해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또 대북전단 살포시 조준사격을 하겠다는 북측의 위협에 대해 "상투적인 공갈, 협박"이라며 "그 전에도 대북전단을 보내면 개성공단을 폐쇄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풍선에 매단 대북전단은 북한체제를 비난하고 중동의 민주화 열풍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인근 주민 "여기 사는 사람들은 내내 마음 졸이며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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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5일 새벽 경기도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 소속 회원들이 북한 3대 세습을 규탄하며 대북전단을 풍선에 매달아 날려보내고 있는 가운데, 대북전단 살포에 반대하는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회원과 지역주민들이 항의하자 경찰들이 에워싸 막고 있다. ⓒ 유성호

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5일 새벽 경기도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 소속 회원들이 북한 3대 세습을 규탄하며 대북전단을 풍선에 매달아 날려보내고 있는 가운데, 대북전단 살포에 반대하는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회원과 지역주민들이 항의하자 경찰들이 에워싸 막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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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5일 새벽 경기도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 소속 회원들이 북한 3대 세습을 규탄하며 대북전단을 풍선에 매달아 날려보내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 유성호

고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15일 새벽 경기도 파주 임진각 망배단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 소속 회원들이 북한 3대 세습을 규탄하며 대북전단을 풍선에 매달아 날려보내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 유성호

 

하지만 탈북자단체 회원들이 대북전단을 날릴 준비를 하는 동안 인근에 거주한다고 밝힌 한 50대 남성이 "당신들은 풍선을 날리고 떠나면 그만이지만, 여기 사는 사람들은 내내 마음을 졸이며 살아야 한다"고 고함을 쳤다.

 

유영재 평통사 미군문제팀장도 "대북전단을 살포하게 되면 남북간에 군사적 충돌이 벌어질 우려가 있다"며 "남북간 대결과 불신의 골이 깊어져서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아 전단 살포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전 6시 20분, 전단 2만 장씩을 단 풍선 10개가 날아올랐다. 풍선에는 '김정일 선군독재 타도', '공개처형 중간하라', '3대세습 끝장내자'는 등의 구호가 적혀 있었다.

 

이후에도 망배단 앞에서는 오전 8시 대북전단보내기국민연합이 주도한 풍선날리기 행사가 이어졌다. 이 단체의 최우원 공동대표(부산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김정일에게 결투장을 보낸다"며 "대북전단 선물을 하러 임진각에 왔으니 공갈만 치지 말고 우리에게 조준 포격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낭독했다.

 

최 대표는 "원래 풍선은 오전 11시에 날릴 예정이었지만, 북쪽으로 불고 있는 바람의 방향이 바뀔 우려가 있어 예정보다 앞당겨 날리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지는 않았지만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오전 6시부터 6개 중대 경력을 동원해 임진각 주변에 배치한 상태다.

 

한편 이날 오후 2시에는 파주 주민들과 납북자가족모임,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일부 보수단체가 임진각 망배단에서 대북전단 날리기 대신 납북자와 천안함 희생자 등을 위한 합동위령제를 열 예정이다.

#대북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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