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꽃이 피기 시작하는 월등마을순천 월등면은 복숭아로 유명하다. 4월 중순에서 5월초에는 복숭아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전용호
이제 피기 시작하는 복숭아꽃, 너무 일찍 왔나?국도 17호선을 타고 가다 순천 황전면에서 월등면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오늘(17일) 찾아간 곳은 복숭아로 유명한 월등이다. 탐스러운 분홍빛 복숭아꽃이 흐드러지게 핀 마을도 보고, 순천과 곡성을 경계 짓는 희아산도 오를 생각이었다.
4월 중순. 지금쯤 복숭아꽃이 지천으로 피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들어서는데, 아직 꽃이 활짝 피지 않았다. 군데군데 핀 곳이 있지만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이는 장관은 아직 보여주지 않는다. 아쉬운 마음이 든다. 조금 늦게 올 걸. 매화는 지고 복숭아는 피기 시작하는 어중간한 시기다. 복숭아꽃이 붉게 뒤덮은 무릉도원 같은 풍경을 보고 싶었는데….
희아산을 오르기 위해 산행들머리인 노고치로 향한다. 오늘 산행은 노고치에서 출발해서 호남정맥을 따라 닭봉까지 가다가 희아산과 삼산을 이루는 능선길을 걸어갈 생각이다. 내려오는 길은 원달마을로 총 산행거리는 약 10㎞ 정도다.
노고치까지는 차로 올라간다. 너무 높게 올라와서 산행이 싱겁지 않을까 걱정이다. 노고치는 해발 350m로 호남정맥이 흘러가는 곳이다. 조계산에서 흘러내려오는 산줄기가 백운산으로 흘러가기 전에 노고치를 넘는다. 노고치에는 많은 산행객들이 '지나갔다'는 의미로 리본을 달아놓았다.
깨어나는 숲, 아름다운 봄꽃들산길로 들어선다. 진달래가 환하게 반긴다. 이정표는 희아산까지 4㎞라고 알려준다. 숲은 이제 막 깨어나는 듯 연분홍 진달래꽃이 소나무 숲과 어울려 더욱 밝게 빛난다. 숲길은 아직 메마른 길이다. 이제 막 풀들이 돋아나기 시작한다. 산거울사초가 솜털마냥 삐죽삐죽 순을 내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