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 예금자들이 27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 금융감독원 부산지원 앞에서 영업정지된 부산저축은행에서 불법 인출사태를 불러온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갖고 있다.
연합뉴스
배영식 한나라당 의원이 예금보험공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영업정지가 내려진 8개 저축은행의 예금자는 모두 45만5964명으로, 이들이 보유한 예금액만 8조1576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5000만 원 초과예금 2537억 원(3만7495명)과 후순위채권 1514억 원(3632명)은 현재 손실이 불가피하다.
부산 민심이 악화된 이유는 이 같은 피해가 부산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부실 저축은행의 5000만 원 초과 예금액 중 63.6%인 1614억 원이 부산·부산2·중앙부산 등 부산 지역 3개 저축은행 예금자의 돈이다. 부실 후순위채권의 경우, 전체의 69.4%인 1052억 원을 부산 지역 저축은행 고객들이 보유하고 있다.
이들 피해자가 주축이 된 비상대책위원회가 부산진구 부전동 금융감독원 부산지원 앞 등에서 매일 수백 명이 참석하는 집회를 열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부산저축은행 후순위채권 1000만 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는 박희자(가명·65)씨 역시 생계유지를 포기한 채 매일 집회에 참석한다.
박씨는 "25년 동안 파출부 생활하면서 모은 돈이다, 저축은행 직원의 권유로 후순위채권을 샀다"며 "내게 1000만 원은 부자들 100억 원보다 더 큰 돈인데, 피눈물 나는 돈을 찾을 수 없다고 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말했다. 그는 "서민이 있어야 정부와 대통령이 있다, 아무런 대책 없는 대통령이 내 앞에 있으면 머리를 쥐어뜯을 것"이라고 했다.
장미정(가명·50)씨는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노래방과 식당에서 시급 5000원 받으며 모은 3000만 원을 날리게 생겼다"며 "4대강 주변에 땅 있는 사람들은 앉아서 수억 원씩 돈을 챙겼다, 4대강 사업에 쓸 22조 원은 있고, 서민 도와줄 돈은 없느냐"고 했다. 그는 "돈 못 찾으면, 부탄가스 들고 청와대와 국회에 뛰어들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부산 민심 악화... "한나라당 찍은 내 손 부수고 싶다"김옥주 위원장은 "한나라당은 부산저축은행 예금자 중 피해자가 얼마 안 된다고 무시하고 있지만, 예금자 전체, 더 나아가 부산 시민 모두가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5000만 원 이하 예금을 대상으로 예금보험공사 가지급금 신청을 받고 있는 부산 지역 저축은행 영업점에서는 분노하는 예금자와 시민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한 예금자는 "친서민 정부라면서 고통 받는 서민은 안중에도 없다, 선거 때마다 한나라당을 찍은 내 손을 뿌수고(부수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난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전 재산 다 잃은 서민은 놔두고, 부자들 돈 미리 챙겨주도록 방기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이미 부산에서 민심을 잃었다"고 했다.
손동호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동남권 신공항 거짓 공약에 이어 이번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에서 보여준 무능력과 부도덕함에 반한나라당 정서가 거세다"고 밝혔다.
김옥주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구제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한다면, 내년 한나라당 낙선운동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산저축은행을 비롯한 부실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2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국회의원들과 면담을 하고, 오후 1시에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집회를 연다. 피해자들은 피해자 구제 대책과 진상규명을 강하게 촉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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