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교육감 울산 강연회 장소가 바뀐 이유

울산대에서 무룡고로... 대학 측 "정치적 문제 있다는 공문 와서"

등록 2011.05.14 16:44수정 2011.05.1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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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시민교육단체로 구성된 울산교육연대와 '울산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민교협)'가 함께 마련한 김상곤 교육감 초청 학생인권 관련 강연회 장소가 행사 하루를 앞두고 돌연 변경돼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울산교육연대 등은 당초 '학생인권조례로 만들어가는 행복한 학교'라는 주제의 김상곤 교육감 초청 강연회를 5월 14일 오전 11시 남구 무거동 울산대학교 시청각교육관 다매체강당에서 열기로 했고 <오마이뉴스>를 포함한 여러 매체에서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울산교육연대는 행사를 하루 앞둔 13일 정오께 긴급 자료를 내고 이미 보도를 통해 알려진 강연회 장소를 울산 북구 무룡고등학교 시청각실로 변경했다고 알려왔다. 김상곤 교육감의 강의 장소는 왜 갑자기 변경됐을까?

주지하다시피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해 전국적인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이에 울산지역 교육단체 등은 울산에서도 경기도 사례를 접목해 향후 표본으로 삼고자 했다. 울산시교육청이 '교실 뒤 서 있기, 운동장 걷기' 등 교육벌(간접체용)을 허용해 5월 중으로 지역 일선학교에서 이를 적용할 예정이라 교육단체의 반발이 있는 가운데서다.

울산교육연대 측은 한 달 전부터 김상곤 교육감 강의를 계획하고 주로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여러 장소를 물색했다고 한다. 하지만 울산교육청은 그날 공사를 한다는 이유로, 일부 지자체도 이미 14일 일정이 잡혀 있다는 이유로 모두 성사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함께 행사를 준비하는 울산대 민교협 측이 울산대 시청각교육관 다매체강당을 어렵사리 섭외했고, 울산교육연대는 지난 9일 이 강연 장소를 언론을 통해 알리게 된 것이다.

울산대 시설 담당자 "공문 내려와 정치적인 문제 있어 강당 사용 불허"

하지만 취재 결과 울산대 측의 강당 불허가 윗선에서 공문을 통해 강당을 내주지 말라고 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대 시설 담당자는 처음 기자와의 통화에서는 "민교협측이 대학 의사결정기구 허가를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강당을 사용키로 했다"고 말했으나, 뒤이어 "위에서 공문이 내려와 '정치적인 문제가 있어 강당 사용을 허용하지 못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이미 울산대 주변에 김상곤 교육감 강의를 소개하는 플래카드를 남구 무거동 울산대 주변에 부착했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이 플래카드를 본 울산대 윗선이 강당 사용 불허 지침을 내렸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울산교육연대 측은 이같은 강당 사용 불허에 대해 울산대 민교협 측의 입장을 고려해 언급을 자제하는 입장이다. 또한 민교협 관계자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노 코멘트"라고 말했다.

하지만 울산교육연대에 참여하고 있는 전교조 울산지부는 갑작스런 장소 변경에 당혹해 하면서 불쾌한 심정을 내비쳤다. 울산전교조 관계자는 "김상곤 교육감 초청 강연 장소에 대해 대학측에서 석연치 않은 이유로 뒤늦게 장소를 불허했다"며 "시간상의 제약으로 무룡고등학교 시청각실로 장소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어 "타 지역의 교육자치단체 수장인 경기도 교육감을 초청했는데, 장소를 구하지 못한 울산의 현실을 어떻게 봐야될 지 참담하기만 하다"며 "그날 따라 강당을 공사한다는 교육청과 울산대학교, 자치단체 등 여러방면으로 장소를 구하려 했으나 모두 안된다고 하니 씁쓸하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울산교육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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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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