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를 경남 진주로 일괄 이전하는 방안이 확정되자,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전라북도 지역 민주당 의원들과 도민들이 LH 본사의 분산배치를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앞줄 왼쪽부터 신건, 강봉균, 정동영, 최규성, 정세균, 김춘진, 장세환 의원. 이춘석 민주당 의원)
유성호
[기사 보강 : 16일 오후 1시 40분] "LH공사 일괄이전 결사 반대, 전북 혁신도시 살려내자." "거짓말 정부· 양치기 정부인 이명박 정부 규탄한다."
성난 전라북도 도민들의 목소리가 청와대 앞을 쩌렁쩌렁 울려댔다.
16일 오전 11시 LH공사의 경남 진주 일괄이전에 반대하는 전북도민들이 청와대를 방문해 격렬하게 항의했다. 이 자리에는 전북 지역 국회의원들과 전북도의원, 시도의원, 시장군수, 4대종단 종교인 등 260여명이 참가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청와대 경비를 맡은 경찰도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이 자리에서 맨 먼저 마이크를 잡은 김완주 전북도지사는 "LH공사의 경남 일괄이전을 발표한 5월 13일은 정부가 전북도민들의 가슴에 못을 박은 날"이라며 "수도 없이 분산배치를 약속해놓고 이제와서 약속을 어기는 게 과연 공정한 사회냐"고 반문했다.
김 지사는 또 "99석 가진 부자에게 주기위해 겨우 1석을 가진 가난한 자의 것을 빼앗아가는 격"이라며 "전북은 LH공사를 내주고 연금공단 하나로 만족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전주 덕진)은 이날이 5.16쿠데타 50주년임을 상기하고 "이번 결정은 균형 발전에 대한 쿠데타'라고 규정했다.
정 위원은 이어 "전북지역 의원 11명은 혁신도시법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며 "의원수가 많지 않아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19대 국회가 여소야대로 되면 첫번째 안건으로 개정안 처리를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전 대표(전북 무주· 진안·장수·임실)는 "지구촌은 중동민주화 등 민주주의 시계가 앞으로 전진하고 있는데, 장관이 국회에서 약속한 얘기가 무시되는 등 유독 우리만 후퇴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권은 LH공사 통합때 전북의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고 해놓고 약속을 어겼으니 '사기정권'이요, 힘없는 전북도민들의 것을 빼앗아 경남에 바쳤으니 '깡패정권'"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최규성 의원(전북 김제·완주)은 집회 도중 삭발식을 거행해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최 의원은 삭발후 "독재정부 이명박 정부를 이겨내자!"고 외쳤다.
이에 앞서 전북지역 국회의원들과 지역 정치인 30여명은 세종로 외교통상부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초 인근 기업빌딩에서 열려다 항의시위 소식을 듣고 이 건물로 옮겨 열리고 있던 지역발전위원회를 규탄했다.
정세균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 정권은 각종 국책사업으로 갈등을 부추겨 지식인들을 꼭두각시로 만들고 있다"며 "정권이 하라는 대로 할 수밖에 없는 지역발전위 소속 교수, 학자, 관료들은 깊은 자괴감에 빠져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집회가 끝난 뒤 의원들은 이재환 청와대 정무비서관에게 이명박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하고 연좌농성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