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백조의 호수> 제2막오염된 호수에서 순백의 깃털을 맞는 배우 강성국.
홍경윤
공연이 끝난 후 제1막의 배우 김남진씨는 관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 <미친 백조의 호수>를 기획하게 되신 계기와 의도는 무엇입니까?"2007년 말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건 때 기름에 뒤덮인 새의 사진에서 모티브를 얻어 (공연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새>라는 야외공연으로 시작해서 무대공연으로 발전시키며 <미친 백조의 호수>가 되었습니다. 이 공연을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환경오염에 관한 것입니다. 마지막 강성국씨의 등에 비춰진 영상은 오염으로 인해 아픈 지구를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 공연에 등장하는 광기의 의미는?"현재의 세상이 깨끗한 세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경제적이나 정치적인 측면에서 많이 부패되어 있다고 보는데요. 마지막에 강성국씨가 광기의 눈으로 관객을 조롱하는 듯 째려보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동물을 통해 인간성의 상실과 세상의 부패를 비난하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 실제 닭발과 오리를 사용한 이유가 무엇인가요?"저는 추상적인 것보다 직접적이고 실제적인 소품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진실된 연기를 할 때 관객은 두 배 이상의 감동을 느낀다고 생각을 합니다. 가짜를 가져다 두고 '척'하는 것은 저의 컨셉과 맞지 않습니다. 인간이 다리가 잘리면 걸을 수 없듯이 백조도 다리나 날개가 잘리면 날아갈 수 없잖아요. 어딘가를 가고 싶은데도 가지 못하는 상황, 단절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백조 다리는 비싸서 대신 닭발을 사용했습니다."(웃음)
- 마지막에 등장한 깃털의 의미는 무엇인가요"1막에서는 죽어가는 백조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2막에서는 강성국씨를 통해 희망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깃털은 희망적인 요소입니다. 강성국씨가 깃털을 달고 날아다니기를 바람으로써 희망적인 부분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 이 작품을 통해 의도했던 결론은 무엇입니까?"예술가는 정답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의 작품에 대해 객석에서 관객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저의 의도를 100% 따라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관객 정미정(31)씨는 "마임공연을 본 게 처음이었는데요, 말 없이 하는 공연이라 과연 내용을 잘 알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배우의 몸짓을 바로 눈앞에서 보니 더욱더 가슴에 와닿는 느낌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만약에 이 공연이 일반 연극이었다면 과연 관객에게 얼마나 와닿았을까? 이 작품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관객에게 마임을 통해서 상상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주었다는 것이다. 이는 환경오염의 심각성이라는 주제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게 하였다.
배우들의 '미친' 연기력이 돋보인 <미친 백조의 호수>는 오염된 지구의 모습을 대변하고자 함을 알 수 있었다. 한편 김남진씨는 오는 10월 개최되는 춘천국제연극제에서 <똥개>라는 작품으로 다시 만나볼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강원대 신문방송학과 인터넷 웹진 <뉴스토피아>와 <강원일보>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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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 온 '블랙스완'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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