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홍보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넣은 혐의로 벌금을 물게 된 박정수(41)씨 등을 돕기 위한 티셔츠가 국내에 이어 미국에서도 제작, 판매될 예정이다. ('쥐벽서 티셔츠' 판매 홍보 게시물 화면 캡쳐)
'쥐벽서 티셔츠'가 국내에 이어 미국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미국의 한 동포가 이른바 '쥐그림 포스터'로 벌금을 물게 된 박정수(41)씨 등을 돕기 위해 '쥐벽서 티셔츠'를 제작, 판매에 나선 것.
박씨는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홍보 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 넣은 혐의로 지난 13일 법원에서 벌금 200만 원을, 함께 기소된 최아무개(29)씨는 벌금 100만원을 각각 선고 받았다.
이에 대해 미국 텍사스 주에 거주하고 있는 김상륜(36세, 주부)씨는 "국내에서 표현의 자유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며 지난 24일(현지 시각)부터 자신의 트위터(@glitterkitsch)와 'Missy USA' 등 미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쥐벽서 티셔츠' 사전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김씨의 트윗은 100차례 이상 리트윗됐고,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물에도 수십 건의 댓글이 달리는 등 화제를 모았다. 또한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버지니아, 오래곤, 아이다호, 텍사스 주 등 미국 전역에서 수십 벌의 예약 주문이 이어졌다.
공지영 "대박!!ㅋㅋ저도 사서 외국서 입고 싶은데" 김상륜씨는 25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박정수씨의 사례는 낙서를 한 것에 대해 약간의 벌금형을 받은 것 정도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며 "당시 이 사건이 경찰에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에 배당되었다는 것부터가 비상식적이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씨는 72시간 동안 구금상태로 있으면서 용산참사를 담당했던 검사로부터 배후 등을 추궁 받아야 했다"며 "한 사람을 대표적으로 겁박해서 모든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권력의 하수인 노릇을 하는 검찰에 분노를 느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검찰에 분노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못했다. 박씨에 대한 판결 직후 국내에서 배우 김여진씨 등의 제안으로 시작된 '쥐벽서 티셔츠' 판매 운동을 미국에서도 벌이기로 결심했다. 그는 박씨는 물론 김여진씨의 지지모임인 '날라리 외부세력'의 동의를 얻어 지난 24일부터 '쥐벽서 티셔츠' 선주문을 받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쥐벽서 티셔츠'는 하얀색 면 재질에 G20 쥐그림 홍보 포스터 디자인이 그려져 있고, 미국에서 제작되는 티셔츠에는 국내와 달리 'Freedom of Expression is a Right, Not a Crime!'라는 문구가 첨부된다. (사진 - 김상륜씨 제공)
김씨는 온라인 토론모임 '조국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미주한인들'의 운영자다. 김씨 등은 그동안 홍익대 청소노동자 후원금 모금, 쌍용차 노조 후원금 모금, 4대강 반대 서명 운동 등을 벌여왔다. 김씨는 "이번 캠페인은 (박씨에 대한) 후원이 주가 아니라 미국에 있는 한인들도 '쥐벽서 티셔츠'를 입음으로써 고국의 '기본권 탄압'의 심각성을 함께 걱정하며 고국의 시민들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하는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김씨의 해외(미국) 티셔츠 제작 소식이 알려지자, 트위터 등에는 리트윗과 함께 응원 댓글이 줄을 이었다. 특히 조국 서울대 교수(@patriamea)는 트위터에 "G20 야유 쥐그림이 티셔츠로 만들어지네요. 검찰총장께 선물하고 싶네요."라는 글을 올렸고, 소설가 공지영씨(@congjee)도 "대박!!ㅋㅋ저도 사서 외국서 입고 싶은데 ㅋㅋ"라는 글을 남겼다.
'Missy USA'에 댓글을 남긴 한 미주 동포는 "나라에서 말도 안 되는 일로 시범케이스 삼아 과한 벌을 내렸는데, 그걸 항거하는 방법으로 시민들이 벌금을 걷어 내주겠다는데... 그것도 '시범 케이스'의 의미를 확 반감시키는 방법으로다가... ㅋ 왜 좋은 아이디어가 아녜요?"라고 평가했다. 일부 동포들은 "쥐 그림이 너무 싫다"며 티셔츠를 사지 않고 단순 후원만 할 수 없느냐는 문의를 남기기도 했다.
알립니다 |
당초 이 글의 제목은 <김여진 제안 '쥐벽티' 미국 진출, 공지영 "대박!">이었으나, 김여진씨가 트위터로 "쥐벽티는 내가 제안한 것이 아니라 '콜'하고 알티를 했을 뿐"이라고 밝혀 제목을 수정했습니다. 김여진씨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
이에 대해 김씨는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하고 지지를 해줘 놀랐다"면서 "표현의 자유 문제는 '나도 당할 수 있다'며 누구나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모든 동포들이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은 아니다. 한 동포는 다음과 같은 댓글을 남기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자기나라의 대통령을 쥐로 비하한 저 티셔츠를 여기 미국에서 입겠다고요? 미국 애들이 이 쥐가 뭐냐? 하고 물으면 '응. 우리나라 대통령이야'하고 말하려구요? 비판을 하려면 좀 수준 있게 합시다. 당연히 굳아이디어 아니죠."김상륜씨는 오는 30일까지 선주문을 받은 뒤 티셔츠의 원가를 줄이기 위해 텍사스의 한 로컬 샵에서 티셔츠를 프린팅해 직접 배송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제작되는 티셔츠에는 국내와 달리 'Freedom of Expression is a Right, Not a Crime!'라는 문구가 첨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