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상을 테러하는 테러리스트다"

[인터뷰] 춘천 산토리니에서 펼쳐진 마임공연 '미스터 빵'

등록 2011.05.27 17:26수정 2011.05.2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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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료한 일상을 테러하는 테러리스트다."

 

26일, 춘천시 외곽에 있는 산토리니에서는 '좌절금지 희망 유발단' 프로그램의 '미스터 빵' 공연이 펼쳐졌다. 관객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마임공연을 즐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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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축제를 즐겨요 ‘미스터 빵’ 공연 중 나눠준 풍선에 바람을 넣는 관객들, 이 공연은 공연자와 관객이 함께 공연을 즐겼다. ⓒ 임예슬

▲ 함께 축제를 즐겨요 ‘미스터 빵’ 공연 중 나눠준 풍선에 바람을 넣는 관객들, 이 공연은 공연자와 관객이 함께 공연을 즐겼다. ⓒ 임예슬

관객들은 공연 내내 '미스터 빵'에게 시선을 떼지 못했으며, 공연에 참여하기도 하는 등, 공연 내내 적극적이고 열광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쉴 새 없이 폭발하는 불꽃과 풍선에 답답한 마음까지 한 데 모아 터트리며 카타르시스를 만끽했다.

 

55분의 러닝타임이 끝나고 춘천의 야경이 절정에 달한 9시, 공연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관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열광적인 박수로 멋진 공연에 화답했다. 공연자의 땀방울과 공연의 여운이 채 가시기 전에 보다 생생한 인터뷰를 위해 '미스터 빵'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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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Bang 공연을 펼친 "벤자민 델마스" 즐거운 공연이 끝난 후 ⓒ 임예슬

▲ Mr. Bang 공연을 펼친 "벤자민 델마스" 즐거운 공연이 끝난 후 ⓒ 임예슬

- 깨비(춘천 마임축제 봉사자)들을 비롯한 스태프들이 평소에도 "미스터 빵" 이라고 부르던데 정말 본명이 "미스터 빵" 인가?

"오, 아니다. 내 본명은 벤자민 델마스다."

 

- 한국 팬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나는 프랑스에서 태어났고, 영국에서 살다가(학교를 다니고), 현재는 부인과 함께 이탈리아에서 살고 있다. 프랑스사람이긴 하지만 사실 프랑스어를 제일 못한다.(웃음) 내일모레가 생일이라 며칠 있으면 서른세 살에서 곧 서른네 살이 된다."

 

- 한국에 온 소감은 어떠한가?

"한국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니, 아시아 전체 나라 중에서 '한국'에 처음 방문했다. 아까 보셨다시피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고 공연장소도 좁았지만 반응만큼은 매우 좋았다. 한국 관객들은 굉장히 열정적이고, 아이들(어린 관객) 또한 열광적이다. 다른 곳에서 공연을 할 때에는 한국만큼 열광적이지 않다. 예를 들어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경우에는 사람들이 나서기를 두려워하고 부끄러워한다. 그러나 이 곳(한국)은 아니다. 방금 전에 공연에서 나를 도와주었던 넥타이를 한 신사(한국 관객)가 이탈리아인이었다면 나서기를 꺼려했을텐데 한국의 관객들은 언제나 '오케이!(고개를 끄덕끄덕)' 하면서 흔쾌히 받아들인다. 이렇게 관객들이 잘 참여해주고 공연을 함께 즐겨주어 나 또한 더욱 즐겁다."

 

- 한국에 와서 먹어 본 음식 중 하나를 꼽자면?

"당연히 막국수이다. 막국수가 너무 맛있어서 제일 기억에 남는다. 또 먹고싶다. 후르릅~!(막국수 먹는 소리) (웃음)"

 

- "미스터 빵" 이라는 퍼포먼스를 하게 된 이유는?

"사람들이 이전에 보지 못했던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공연을 만들기를 원한다. 모든 사람들은 테러와 테러리스트를 두려워한다. 그러나 우리는 테러리즘에 대한 두려움을 멈춰야 할 필요가 있다. 테러리즘에 대한 두려움은 생각해보면 매우 작은 것이다. 우리가 정말로 두려워해야 할 더 큰 문제는 주변에서 일어나는 다른 사고들이다. 우리 주변의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자동차사고(교통사고)나 화재, 부주의로 인한 사고 등이 그런 것들이다.

 

우리는 그런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면서 '테러'라고 하면 큰 공포를 느낀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로 두려워해야 할 것들은 바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것들이다. 국가(정부)는 사람들에게 '테러는 위험한 것이다. 우리가 그것으로부터 너희를 보호해 주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조크에 불과하다. 우리가 정말 조심해야 할 것들은 바로 우리 주변에 있다. 나는 딱딱하고 어려운 마임보다는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고, 관객들을 웃기기 위해 '테러리스트'의 컨셉으로 그들에게 다가간다."

 

- 언제부터 혼자 공연을 하기 시작했나?

"15년 전부터 공연을 시작했고 '미스터 빵'은 3년 전부터 공연하기 시작했다."

 

- 마임축제에 초청을 받아 온 해외 공연자들을 보면 그룹을 이루거나 단체로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미스터 빵'은 1인 공연이다. 혼자 공연을 다니면서 느끼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여럿이 다니면 공연을 하다가 실수를 하거나 뭔가가 잘못됐을 때 서로 남의 잘못이라고 책임을 전가하기 바쁘다. 혼자 다니면 실수를 하거나 해도 나 혼자만의 잘못이 된다. 그리고 그런 일이 발생할 때에는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그룹으로 있으면 공연을 하다가 무대 위에서 의논을 할 수도 없고, 서로 의견이 안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차라리 혼자가 편하다."

 

-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글쎄, 사실 별다른 계획이 없다. 왜냐? 인생은 항상 변화하기 때문이고, 어떻게 변화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하하"

 

10분여의 짧지만 흥미로웠던 인터뷰가 끝나고, '미스터 빵'은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악수를 건넸다.  '미스터 빵'은 오는 28일 도깨비난장과 29일 아!우다마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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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Bang의 공연 풍선과 폭죽으로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관객과 함께 즐기는 공연을 하고 있다. ⓒ 임예슬

▲ Mr. Bang의 공연 풍선과 폭죽으로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관객과 함께 즐기는 공연을 하고 있다. ⓒ 임예슬

 

덧붙이는 글 본 기사는 강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웹진 뉴스토피아와 강원일보에 동시에 게재됩니다.

#춘천마임축제 #미스터빵 #퍼포먼스 #산토리니 #테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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