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광화문 KT 앞, '반값등록금 촛불집회'에서 지난 29일 연행되었다 석방된 학생들이 발언하고 있다.
홍현진
앞서, 오후 8시경 이곳 KT 앞에서는 대학생 2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가 열렸다. 이 행사에는 지난 29일 등록금 집회 과정에서 연행되었던 73명의 대학생 가운데 10여 명이 참석했다.
서강대에 다닌다는 한 대학생(22)은 3학년 2학기까지 다녔는데 현재 빚이 2000만 원이라고 말했다. 6학기 내내 학자금 대출을 받았기 때문. 아이들도 가르쳐보고, 서빙도 해보고, 출판사에서 짐 나르는 일도 해봤지만 용돈벌이도 어려웠다는 그는 실효성 없는 등록금 대책을 보면서 화가 났다고 한다.
경희대 김택상(22)씨도 자신과 동생의 등록금을 합치면 1000만 원이 넘는다. 다행히 '빚'은 없다는 김씨는 "부모님께서 노후를 포기하고 등록금을 내주고 계신데, 등록금 문제는 우리 어머니, 아버지, 저랑 제 동생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돈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연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맨 앞줄에 서지는 못하지만 뒷줄에라도 서 있어야 비겁하지 않을 것 같아서 이 자리에 오게 되었다"는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도 마이크를 들었다. 탁 교수는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 한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개소리다. 맨 주먹으로 시작하는 것과 빚쟁이로 시작하는 것은 다르다"며 "제가 여러분의 싸움을 지지하는 것은 여러분이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말로만 '여러분이 미래'라고 하지 않고,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해보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KT 앞에서 20여 분간 연좌집회를 하던 학생들은 이날은 '자발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석방 대학생 환영 대회'를 위해 동국대로 향했다. 이들은 다음 날에도 이곳에서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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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까지 날라봤지만... 6학기에 빚만 2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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