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동구청, 대구1과학고 유치협약 안 지켜 '망신살'

50억 제공 약속해놓고 지금까지 단 500만 원 내놓아

등록 2011.06.07 16:48수정 2011.06.0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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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동구청이 대구1과학고 유치를 위해 대구시교육청과 맺었던 협약을 지키지 못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2009년 6월 30일 대구동구청은 '학교 건축비의 20%(45억 원 추정), 학교운영비와 장학금으로 매년 1억 원, 실험실습기구 구입비용의 10%(3억5천만 원 추정), 혁신도시 왕선시까지 통학용 셔틀버스 3대 운영'을 조건으로 내걸어 다른 5개 구, 군청을 제치고 대구1과학교 유치에 성공했었다. 그러나 조건 이행 시점인 2010년 12월 31일로부터 5개월 이상, 학교가 개교한 지 3개월 이상 경과한 지금까지 동구청은 약속한 약 50억 원 중 단 500만 원만 이행하고 있을 뿐이다.

대구시교육청은 2010년 12월 31일까지 조건을 이행하기로 되어 있는 협약에 따라 그해 12월 22일 동구청에 촉구 공문을 보냈다. 동구청은 '열악한 구 재정으로 동시에 이행할 수 없다'는 주지의 회답을 보내왔다. 대구시교육청은 2011년 1월 25일과 3월 17일 두 차례에 걸쳐 협약 이행을 촉구하는 공문을 재차 동구청으로 발송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회신도 받지 못했다.

현재까지 동구청이 이행한 것은 장학금 500만 원과 셔틀버스 1대가 전부. 이에 대해 동구청 평생학습과 담당자는 "교과부와 지역구 국회의원에게 국고 지원이 되도록 힘써달라고 접촉 중"이라면서 "만약 국비를 확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2013년이 되면 대구시와 동구청의 재정 상태가 개선될 것이기 때문에 문제 해결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당장은 구 재정이 어려워 협약을 모두 이행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6∼7월 중에 장학금 500만 원과 학교운영비 3천만 원을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대구교육청, 동구청으로 받을 돈 세입예산에 누락

한편 대구시교육청 학교운영지원과 관계자는 "같은 공기관인 동구청을 당장 법정에 세우기도 뭣하고 해서 계속 독려를 하고 있다. 동구청도 대구시교육청과 맺은 협약이 단순히 관공서끼리의 약속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구시민과 맺은 공약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므로 최악의 상태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대구시교육청은 대구1과학고 유치 때 동구청과 맺은 협약 금액을 세입예산편성에 누락하여 대구시의회 결산검사위원회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지난 5월 31일 작성된 대구시의회의 '대구시교육청 2010회계연도 결산검사 결과' 자료는 대구시교육청이 동구청으로부터 '49억5600만 원 상당액을 세입예산에 편성하지 않았음'을 명시했다.

전교조 대구지부 전형권 지부장은 "세입예산 누락은 동구청을 강제하려는 대구교육청의 의지가 박약한 것 아닌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돈을 많이 내는 기초자치단체 관내에 학교를 신설하겠다고 생각하는 대구시교육청의 비교육적 철학 자체가 문제이고, 동구청이 돈을 내지 않는다고 대구 시내 전체 학생들을 위해 써야 할 교육예산을 수십억원이나 전용하였다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평가했다.
#동구청 #과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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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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