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는 '사과'하라!반값등록금 대학생 촛불집회에 경북 청송에서 한 농민이 사과 5박스를 보낸 가운데, 학생들이 'MB'가 적힌 '사과'를 들고 반값등록금 공약을 무시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권우성
"7,8개 아르바이트 했지만, 용돈 정도 버는 것이 고작" 12일째를 맞은 이날 촛불 문화제에는 800여 명의 대학생과 시민들이 모여 촛불을 밝혔다.
성아무개(경희대 3)씨는 "살인적인 등록금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대학생이 나오는 현실을 고발하기 위해 나오게 되었다"며 "이 대통령은 약속한 반값등록금 공약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씨는 또 "집이 지방이어서 학비 외에도 생활비가 만만치 않게 든다"며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7,8개의 아르바이트를 해봤지만 용돈 정도 버는 것이 고작"이라고 말했다.
이도영(한양대 2)씨는 "연년생인 여동생이 올해 대학에 입학해서, 부모님들이 많이 힘들어하신다"며 "웬만한 집에선 대학생 둘을 한꺼번에 공부시킨다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다음 학기에 휴학을 하고 군 입대를 할까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촛불문화제에 앞서 열렸던 민주노동당 정당 연설회에는 권영길 원내대표와 홍희덕 의원이 참석해서 정부 여당에 반값등록금 공약을 즉시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부자감세만 철회하면 반값등록금이 아니라 무상교육도 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금을 제대로 거두고, 거둔 세금을 제대로 쓰는 것이 국가의 기본"이라며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세금만 제대로 거두면 반값등록금 실현에 필요한 6조 원의 몇 배의 재원을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희덕 의원도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에 22조 5천억 원을 쏟아 부으면서 자연을 파헤치고 있다"며 "(반값등록금 문제는) 한정된 예산을 사람을 위해 쓸 것인가, 건설 재벌을 배불리는데 사용할 것인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또 "민주노동당은 반값등록금을 넘어 국가가 대학등록금을 책임지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끝까지 대학생들의 투쟁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9시 30분경 문화제 참가자들은 자진해산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