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두 번째는 전교생 1인 1악기 지도이다. 1학년 실로폰, 2학년 멜로디언, 3학년 오카리나, 4학년 바이올린, 5학년 플롯, 6학년 락밴드(보컬, 드럼) 등을 가르치고 또 가야금과 무용을 가르친다.
이러한 김하이 교장선생님의 각별한 배려로 다시 초등학교 급식실에는 클래식 음악이 잔잔히 흐르는 가운데 아이들이 밥을 먹는다. 우리 어른들이 가정에서 행했던 밥상머리 교육이라고 김하이 교장선생님도 아이들과 함께 밥을 먹으면서 우리 음식 먹기, 편식 하지 않기 교육 등을 시킨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남은 것을 버리는 잔반통에 고춧가루를 하나도 묻히지 않고 깨끗하게 버린다고 한다. 화장실에도 클래식 음악이 잔잔히 흐르고 항상 집 화장실보다 깨끗하게 관리한다.
"깨끗한 것을 보고 자란 어린이들이라야 이 다음에 커서 깨끗한 사람이 되지요. 머리로만 배우는 지식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아요. 바른 인성을 가진 그 위에 쌓은 지식이라야 지혜가 되어 이 나라에 큰일을 할 수 있는 훌륭한 인재로 성장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우리 속담에 나물 먹고 이 쑤신다는 말처럼 권력 명예 간판만을 위한 허세만을 길러내는 학벌 위주만의 교육이 되어버린 측면이 너무 많아요. 이는 바른 엘리트 교육도 아니고 망국으로 치닫는 길이기도 하지요."
김하이 교장선생님은 작금의 우리 교육의 실태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입시 위주의 교육, 결과만을 중시하는 교육, 지식우월주의 실태를 지적한다. 그러나 지적과 비판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초등학교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위하여 지적부분을 강화하는 일환으로 각 학년별로 영어를 가르치고 영어 시험도 치른다. 그리고 공교육 강화의 일환으로 오후 4시 30분까지 악기 지도를 하는 등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공부 하는 아이들보다 우리 아이들이 더 교육적 혜택을 보지 못한다고 말할 수 없지요. 우리는 소수라는 강점이 있어요. 우리가 훨씬 더 좋아요. 아이들 인성교육도 잘하고 공부도 더 잘할 수 있어요. 우리 선생님들이 얼마나 어떻게 노력하느냐에 달리지 않겠어요?"
김하이 교장선생님은 농촌학교라고 해서 도시학교보다 못할게 없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오히려 콩나물시루처럼 빽빽이 앉아 공부하는 도시학교보다 자연 속에서 풍부한 감성을 배우고 익히며 자라나는 농촌아이들이 훨씬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물론 다른 사정도 있겠지만 올해 벌써 8명의 학생이 도시 학교에서 전학을 왔다.
그런 당당한 교육자로서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 김하이 교장선생님은 언젠가 학부형이 사과 한 박스를 보내오자 잘 먹겠다며 5만원을 그대로 입금해 드렸고, 전교어린이 회장에 당선된 학생 부모가 한 턱 낸다며 간식을 가져오자 한 턱 내는 그런 문화는 민주시민으로서 합당하지 않다고 여겨서 사사로운 학부모들의 간식은 절대 학교에 들여오지 못하게 한다고 한다.
"촌지문화를 철저히 없애고, 우리 선생님들도 많이 변해야 하지만 또 우리 학부모님들도 많이 변해야 합니다. 교육이 인간이라는 보편적 명제 하에 긍정적으로 변해가야 합니다."
올바른 방향으로의 교육적 변화를 말하는 김하이 교장선생님은 다시 초등학교 어린이 중 다문화 가정이나 편부, 편모, 조부모 밑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이 30%가 넘는다며 이 어린이들이 바른 인성을 가지고 우리 사회의 동량으로 훌륭하게 자랄 수 있도록 자존심 건드리지 않아야 한다는 김하이 교장선생님. 무엇보다도 도와주는 방법이 좋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런 만큼 졸업식 때도 학교장상이나 우등상 같은 차별화된 상들은 하루 먼저 아이들만 있는 자리에서 주고 졸업식 날 학부모 앞에서는 학생들에게 졸업장만 공평하게 나누어 준다고.
"교육이란 무엇이겠어요? 부모 공경하고 윗사람을 공경하는 그 효의 마음을, 인간의 기본을 가르치는 것 아니겠어요. 바른 인성 교육, 창의적인 인성교육, 인간화 교육이야말로 진짜 참교육이지요."
김하이 교장 선생님이 그 말을 하고 있는 그때, 교장실 문이 드르륵 열리고 한 어린 학생이 들어왔다. 1학년쯤 되어 보였다.
"선생님 엄마가 전화 안 받아요. 핸드폰 좀 걸어 주세요."
"응 그래! 어서와! 엄마가 바쁘신가 보다. 전화 번호 있어?"
김하이 교장 선생님은 벌떡 일어나 그 어린 학생을 친손녀처럼 반갑게 맞이하더니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주도록 선생님을 연결해 준다. 그 모습은 위선이 아니라 몸에 밴 자연스런 행위였다.
교육이란 이처럼 선생님과 학생간의 세심한 배려와 소통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러기에 우리 교육이 일류대학 진학과 지식 습득이라는 미명하에 인간의 모든 기본적인 것을 망각해 버리는 누를 범해서는 결코 안 된다. 그러나 세계화 무한 경쟁이라는 미명아래 교육에 내재되어 있는 인간이라는 위대한 명제가 무수히 짓밟혀 버리기도 한다.
이 인간이라는 보편적인 명제를 우리 교육이 회복하지 못하는 한 우리 교육은 교육뿐만 아니라 인간과 관련한 더 많은 것을 잃어버리고 말 것이다. 그것은 우리 시대의 과제다. 부디 김하이 교장선생님의 바른 인성 교육이라는 교육적 실천이 우리 인간의 근본을 깨닫고 가르치고 배우는 이 나라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아름다운 인간화 교육으로 활짝 꽃 피어나기를 간절히 기원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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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것을 보고 자라야 깨끗한 사람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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