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내기구멍을 냅니다. 좋은 소리 내려면 적당한 위치에 뚫어야 합니다.
황주찬
아무래도 조금 비싼 악기로 연주하면 더 좋은 소리가 날 듯합니다. 간사한 마음이 고개를 쳐듭니다. 한 가지 고민은 좋은 소리를 내는 만큼 가격도 만만치 않을 겁니다.
그래서 선뜻 아내의 말에 동의 못하고 황토색 오카리나를 열심히 만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악기 연주를 평생 삶으로 택하신 분들은 오죽하겠습니까. 갖고 싶으나 갖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 이해가 됩니다.
살다보면 손과 몸에 착 달라붙는 물건이 있습니다. 오직 나만을 위해 만들어진 물건이란 착각이 들 정도니까요. 그런 물건을 손에 넣으면 기쁨이 말로 표현 안 됩니다. 손에 잘 맞으니 하는 일도 두 배나 즐겁습니다.
그러나 뻔 한 주머니 사정에 무턱대고 지름신을 불러 비싼 물건을 살 수도 없습니다. 결국, 궁리 끝에 필요한 도구를 내 손으로 만들 보리란 터무니없는 욕심이 생깁니다.
기대 이하지만 직접 만들어 보니 애착이란 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