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시설 지역군사 시설 지역은 관계자외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일반인들은 접근을 금지이다. 왜 군부대는 폐쇄적이어야 할까?
박청용
군대 내에 전문적인 상담제도를 정착시켜라인생은 살면서 별별 문제와 갈등을 겪는다. 특히 청소년기와 20대 젊은이들은 한창 자아의 정체성이 형성되고 사회에 적응을 하는 과정에서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젊은이들은 수많은 갈등과 내면적인 아픔의 과정을 거치면서 사회의 건강한 일원으로 성장하게 된다. 성장과정에서 발생하는 갖가지 문제들은 전문가에 의한 전문적인 상담을 통하여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해결책을 찾게 된다.
군대에 들어간 젊은이들이 얼마나 많은 고민과 고통과 분노와 해결할 수 없는 마음의 무거운 짐들이 있겠는가? 그것을 들어주고 같이 고민하면서 풀어갈 수 있는 전문적인 상담이 필요하다. 위계질서가 엄격한 군대 내에서 상관이나 장교에게 상담을 맡기면 사병들이 속마음을 진솔하게 열겠는가? 문제나 갈등이 있으면 언제라도 편히 이야기하고 공감해줄 수 있는 전문적인 상담 시스템이 군대 내에 절실한 실정이다.
동료 부대원에게 총을 난사하기 전까지 김상병에게도 얼마나 많은 심적인 고통과 고민과 갈등이 있었을 것인가? 누구 하나라도 그 아픔 마음과 괴로운 심경을 들어주고 함께 공감하면서 문제를 극복하려는 기회라도 있었으면 총질을 하는 비극은 없었을지 모른다. 김상병이 전문적인 상담을 통하여 자신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긍정적인 방법으로 해결했으면 이처럼 큰 비극적인 사건으로 비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군 입대는 20대 전후의 청년들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준다. 학교 생활을 마치자마자 날아오는 징병검사 통지서를 받아드는 순간부터 불안과 스트레스는 시작된다. 사회 생활을 어떻게 할지 어떻게 인생을 독립적으로 살아갈지 준비가 아직 덜된 청년들에게 군대 문제는 골치 아픈 문제이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다.
군대라는 전혀 생소하고 낯선 사회에 어떻게 적응을 하고 고된 훈련을 어떻게 받아야 하고 부대 생활은 어떻게 해야할지 불안감이 앞선다. 또한 무기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고 엄격한 위계질서의 상하관계 속에서 인간관계를 어떻게 할지 모든 것이 다 고민거리다.
이러한 고민을 들어주고 군대생활을 잘 수 있도록 심리적인 지원을 해주는 전문적인 상담 시스템이 필요하다. 현재도 군종 제도나 관심사병에 대한 상담 등이 있지만 병사들의 고민을 해결 줄 제대로 된 시스템은 없다. 죽으라면 죽는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명령 복종 체계를 가진 군대 속성상 상담이라는 것 자체를 회피하는 경향이다.
상담은 나약한 사람이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문제가 있을지라도 문제를 극복하고 합리적으로 풀어 가는 전문적인 과정이다.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이야말로 건강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군대에 수많은 젊은이들을 위한 전문적인 상담체계가 미미하다. 군인들도 인간이다. 일반인들보다 더 많은 갈등과 문제에 직면하고 불안감과 스트레스와 긴장 속에서 생활하게 된다. 이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고 고민을 들어주고 문제를 같이 해결해 줄 전문적인 상담 시스템이 절실하다.
군대에 사회복지사 제도를 도입할 필요성이 절실하다요즈음은 모든 면에서 인간의 복지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동물복지까지 거론되는 마당에 군인 복지를 제도화할 때가 되었다. 어렵고 힘든 병영생활을 하면서도 인격적이고 인간적인 대우를 받아야 하며 인간의 욕구와 문제를 해결하고 최고로 행복하고 만족한 삶을 누릴 권리가 군인에게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군대 내에 군인사회복지사 제도를 도입할 것이 필요하다.
사회복지사는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로 인간의 문제와 욕구를 해결할 능력과 훈련을 받은 전문가들이다. 개인의 심리적인 문제를 다루기도 하고 상담을 통한 개별적인 문제를 해결하거나 집단적인 프로그램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지역사회나 가정과 연계를 하고 자원을 동원하여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해결하고 욕구가 있으면 그 욕구를 해소하여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다.
군대에 병의 치료를 위해 군의관이나 위생병이 있고 종교적인 활동을 위해 군종 제도가 있다. 사병들 개개인의 심리적인 것이나 현실적인 문제 해결 위한 상담이나 복지적인 측면을 도와주는 시스템은 갖추어져 있지 않다.
군인사회복지사 제도가 정착되면 군대 내의 갈등이나 고민들을 해결하여 사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사병들은 고민거리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상담과 문제해결의 전문가인 사회복지사에게 자신의 문제를 의뢰하고 사회복지사와 함께 문제 해결과정을 거치면서 건강한 군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해병대에서 구타나 폭력을 당해도 간부에게 말하면 기수열외로 왕따를 시켰다고 한다. 고립된 병영 안에서 누구에게 하소연 할 곳도 없고 얼마나 분노가 쌓이고 고통이 심했겠는가? 휴가 나와서 부모나 친구에게 이야기한다고 부대 내의 문제를 외부에서 도울 수 있는 처지도 아니다.
군대 내에 사회복지사 제도를 시행한다면 사회복지사들이 군대 내에 상주할 것이고 문제나 고민이 있는 사병들은 언제든지 어떤 문제든지 사회복지사와 상담을 통하여 문제를 극복하고 건강하고 복지적인 군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군종 장교를 뽑아서 군인의 종교 활동을 돕듯이 사회복지 장교 제도를 만들어서 전문적이고 경륜 있는 사회복지사들이 군대에서 장병을 위해서 복지적인 활동을 하도록 제도화하면 될 것이다.
현재 많은 대학에서 사회복지과 학생들이 배출되고 있다. 사회복지과 학생들을 적절히 활용하여 사회복지 장교를 도와서 장병들의 복지적 서비스를 제공하면 군생활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문제를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병원에 가도 의료 사회복지가가 있고 학교에도 학교 사회복지사가 있어서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하는데 이제는 군대에도 군인 사회복지가 제도를 만들어 시행할 때가 되었다. 군대에 기합과 구타의 폭력적인 측면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행복한 군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복지적인 측면을 배려해 주면 얼마나 좋겠는가? 애써 키운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들도 안심이 될 것이고 장병들의 만족도와 행복감이 넘치면 더 막강한 군대가 될 것이다.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는 관심 사병을 간부가 돌보는 것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가진 군인 사회복지사들이 집중적으로 돌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경제력이 얼마나 발전했고 사회가 얼마나 진보되었는가? 군대에 군인사회복지사 제도를 도입하여 군 생활이 편안하고 보람과 긍지를 느끼는 인간미 넘치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