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중계> 리포터 꽂아줄테니 한번 만나자"

KBS 시청자네트워크 사무총장, 아나운서 지망생에 부적절한 요구

등록 2011.08.03 21:20수정 2011.08.0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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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시청자단체 간부가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여성들에게 취업 알선 등을 이유로 만남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3일 KBS 새노조의 성명 따르면, 전아무개 'KBS시청자네트워크'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  다수의 아나운서 지망생들에게 "이력서 소개를 받았으며 구직과 관련된 협의가 있기를 바라니 늦지 않았다면 전화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KBS시청자네트워크는 전국 18개 지역대표와 간사로 구성돼 '수신료 현실화를 위한 자발적인 시민운동'을 하는 단체다. KBS 조직 내에 속해 있지 않지만 KBS 별관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출범식에는 김인규 사장이 참석해 축사를 하기도 했다.

 

전씨는 이후 메시지를 보고 연락한 여성 지망생들과 통화하면서 "지역 총국장들이 인력 추천요청을 함에 따라 연락을 하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그 가운데 구직을 원하는 몇 명이 전씨와 만났으며, 술자리를 가졌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랑' 게시판에 올라온 누리꾼들의 비판 댓글. ⓒ 아랑

'아랑' 게시판에 올라온 누리꾼들의 비판 댓글. ⓒ 아랑

이 같은 사실은 문자를 받은 여성 가운데 KBS에 이력서를 제출한 적이 없는 지망생이 KBS 측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면서 드러났다. 해당 지망생은 지난 2일 언론인을 준비하는 지망생들의 인터넷 카페 '아랑'에 관련 내용을 올렸으며, 이에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취업을 미끼로 개인적인 만남을 가지려 했다'는 것.

 

해당 글에는 전씨가 지망생들을 만나 "당장이라도 <연예가중계> 리포터로 꽂아 줄 수 있다", "방송계는 '빽' 없으면 불가능하니 내 라인을 타라", "같이 출장을 가면 숙소를 마련해 주겠다", "친해지면 오피스텔을 마련해 주겠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와 함께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선 후보 캠프에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거나 전 KBS 제작본부장, 현 지역총국장들과의 친분을 이야기 하는 등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KBS 새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이 사건은 특정 개인이 벌인 행각으로 보기엔 뭔가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며 "전씨가 아나운서 지망생들의 이력서를 열람한 회사명은 'KBS'로 되어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나운서 지망생에게 한 전화의 일부는 KBS 사내번호였고, 실제 KBS시청자네트워크는 별관 10층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라며 "자발적인 시민운동을 표방하는 이 단체가 어떤 경위로 KBS내 사무실을 두게 되었으며 실제 뭘 하는 단체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KBS사측에게 "이번 사건에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위의 내용 등을 낱낱이 조사하고 공개하라"며 "동시에 그간 어떤 폐해가 있었는지 밝히기 위해서라도 KBS를 사칭한 당사자를 조속히 경찰에 수사 의뢰하라"고 요구했다.

 

"선의로 추천하려 한 것... 술 자리는 개인적인 문제"

 

이러한 논란에 KBS 관계자는 3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KBS시청자네트워크는 회사와 무관한 단체"라며 "공영방송의 가치를 생각하는 분들이 수신료 현실화를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한 조직"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단체의 사무실이 KBS별관에 위치한 것과 관련 "전국적 조직이다 보니 사무실이 필요하다면 임대로 들어와 있을 수는 있다"며 "그런 일이 있다면 회사의 명예가 훼손되는 부분이 있으니 진상을 파악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직원과 관련된 내부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감사대상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논란의 당사자인 전씨는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개인적으로 홈쇼핑 밴더회사(제조사와 홈쇼핑업체 중간의 유통회사)를 준비하고 있어서 쇼호스트가 필요했고, 지방총국을 다니면서 기자, 아나운서 인력이 부족하다고 해, 선의적 차원에서 추천을 하려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력서는 취업사이트에 유료 결제를 하고 찾아 본 것"이라며 "이번 주 내내 지방 출장이라 내려간 김에 (지역총국에) 추천을 할까 해서 지난 주말 4~5명에게 문자를 보냈다"라고 말했다. 사이트 검색에 사용된 아이디가 'KBS'인 것과 관련해서는 "회원 가입할 때 그렇게 만들어서 어쩔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취업을 알선하려 한 게 아니고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전혀 문제 될 상황이 아니"라며 "같이 술을 마신 건 개인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KBS #KBS시청자네트워크 #수신료 #아나운서 #아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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