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시 20분께 민주노총 제주지역본부 활동가들이 주민들을 위해 점심밥을 가지고 왔다.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점심을 먹고 있을 때, 갑자기 경찰 병력이 주민을 포위하기 시작했다. 강 회장을 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지도 모를 '불상사'를 예방하기 위해 주민을 격리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연행자를 석방하라, 경찰은 약속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1오후 시 40분께 강동균 회장을 태운 호송차가 경찰서 정문을 빠져 나갔다. 호송차가 항의하는 주민들에 막혀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사이에 문정현 신부가 호송차 위로 뛰어올랐고, 사복 경찰들이 차위에서 문 신부를 끌어내렸다.
문 신부는 결국 현장을 지휘하는 경찰 간부의 지시로 체포되어 연행됐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과 경찰 사이에 심하게 몸싸움이 일었다. 그러는 사이 강 회장을 태운 호송차는 주민들의 집회현장을 빠져나갔다.
한편, 오후 1시 50분께 되자 24일 연행됐던 평화운동가 이종화씨가 석방됐다. 이종화씨는 주민들에게 "이명박 정부의 말로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 2시 10분께 주민들은 집회를 정리하고 강정마을로 돌아갔다. 강 회장의 연행을 저지하기 위해 경찰과 대치한 지 꼬박 24시간 만이다. 주민이 떠난 경찰서 정문에는 천주교 신부와 수녀들이 남아서 문정현 신부가 석방되길 기다리고 있다. 문정현 신부는 경찰서 안에서 휴대전화 문자로 "내 걱정도 하지 말고, 나의 석방을 위해 애쓰지도 말라"고 전했다고 한다.
[2신: 25일 오전 8시 28분]
마을회장과 주민 연행, 24일 이내 석방하겠다 했지만...
경찰이 마을 주민들과 대치하면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서, 문대림 도의회 의장과 고병수 신부등이 송양화 경찰서장과 타협안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저녁 9시 30분쯤 강동균 회장은 경찰차에서 고병수 신부의 개인차로 갈아타고 서귀포경찰서로 출두했다.
송양화 서귀포경찰서장은 강동균 마을회장과 나머지 연행된 주민들을 24일 자정 이내로 석방하기로 약속했다. 경찰이 주민들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채증 자료로 확보한 사진과 동영상물을 모두 없애라는 주민들의 요구도 경찰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문대림 도의회 의장은 "경찰을 신뢰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강회장 등 연행된 주민들이 모두 석방될 때까지 경찰서를 떠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회장이 경찰서로 출두한 상황에서도 주민들은 강회장의 석방을 요구하며 마을에서 경찰과 계속 대치했다. 그 와중에 송양화 서귀포경찰서장은 변복을 하고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서장이 자정 이내로 연행자들을 석방하기로 약속했지만, 25일 새벽까지 강동균 회장과 다른 연행자들은 주민들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약속한 자정을 넘겨도 연행자들이 석방되지 않자, 마을 주민들은 서귀포경찰서 정문 앞에서 강회장 등의 조속한 석방을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하지만 검찰이 주민들이 공권력을 무력화시킨 사건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사건의 조서를 직접 확인하고 나섰다. 결국 제주검찰이 24일 하루 동안 벌어진 사안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면서, 연행자들이 쉽게 석방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생겨나고 있다.
[1신: 24일 오후 9시 19분]
경찰-주민, 마을회장 놓고 대치
경찰이 해군기지 공사 현장에서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등을 연행하려다 현장에서 주민들과 장시간 대치하고 있다.
24일, 강정마을에 언론사 국방부 소속 기자들이 강정마을을 방문해 해군기지 공사 현장을 둘러봤다. 그런데 그동안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공사를 중지했던 해군은, 기자들을 의식한 듯 이날 오후 2시경 공사업체를 동원해 크레인을 조립해 공사를 재개하려했다.
이에 강동균 마을회장은 공사업체 측에 "서귀포시청 관계 공무원을 불러 공사를 재개해도 좋은 지 확인한 후 시작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이 도착하기 전에 사복경찰 40여 명이 현장에 들이닥쳤다. 현장에서 당시 상황을 목격한 주민은 "사복경찰은 중덕 해안으로 들어가는 삼거리에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마을회장의 저항이 있자 즉시 체포 작정에 들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경찰은 강동균 마을회장을 체포해서 연행하려 했고, 이 과정에서 강회장의 연행을 저지하려던 주민 김종완씨, 김동원씨, 평화운동가 이종화씨 등이 강회장과 함께 체포되었다. 강회장의 체포 소식을 들은 주민들은 하던 일손을 놓고 해군기지 사업단 입구에 집결했다. 주민들이 도착했을 당시, 김종완씨와 이종화씨를 실은 경찰차는 공사 현장을 빠져나고 없었다. 하지만 강동균 회장과 김동원씨를 연행하던 차는 주민들의 저지로 현장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주민들은 강동균 회장을 실은 경찰차가 해군기지 현장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해군기지 사업단 출입문 앞을 막아섰다. 송양화 서귀포경찰서장이 직접 현장을 지휘하는 상황에서, 주민들과 평화운동가들은 경찰과 치열하게 대치했다.
오후 5시경, 전경 지원부대가 현장에 도착했다. 전경 병력은 시위중인 주민들을 에워싼 상황에서, 경찰차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길트기를 시도했다. 경찰은 주민들에게 "업무방해 중이니 해산하라"고 고지했지만, 주민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집회 현장에서 마이크를 잡은 평화운동가 김종일씨는 "경찰의 뒤에서 웃고 있는 해군이 있다는 사실 알고 있다. 오늘은 제주도 경찰 역사에 가장 치욕스러운 날이 될 것"이라며 해군과 경찰을 싸잡아 비난했다. 김종일씨는 최근 경찰이 외지에서 지원 병력을 들여온 상황을 염두에 둔 듯, "육지에서 경찰토벌대가 내려왔다고, 우리의 결의가 무너지지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경찰과 해군에 경고했다.
주민들은 "폭력 경찰 물러가고 마을회장 석방하라"고 요구하며 강경하게 경찰과 맞섰다. 강회장을 경찰서로 연행하려던 경찰은 주민들의 정항에 부딪쳐 그 뜻을 쉽게 이루지 못했다.
그러다가 5시 45분경 경찰이 해군기지 공사 현장 정문으로 강회장을 빼내려고 기도했다. 하지만 이를 알아차린 주민들은 정문앞으로 모여들었고, 주민들의 저지를 뚫고 현장을 빠져 나가려던 경찰차는 다시 주민들에 둘러싸인 채 오도가고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경찰은 이후에도 전경 병력을 이용해 길을 트기위해 주민들을 밀어붙였지만, 주민들은 더 강경하게 저항했다. 경찰의 길트기 과정에서 주민 세 명이 방패에 깔려 부상을 당하기도 했고, 전경 대원들이 주민들과 몸싸움을 하다가 방패가 빼앗기는 일도 있었다. 또, 문정현 신부가 경찰차 위에 올라가 경찰을 꾸짖다가 사복경찰에 끌려 내려오다 아래로 미끄러지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저녁 9시 넘게 주민과 경찰은 대치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촛불로 길바닥을 밝힌 상황에서 '마을회장 연행불가'를 외치고 있다.
한편 경찰이 강회장을 체포하려고 시도한 사안에 대해 야5당은 성명을 통해 "해군의 의도에 의해 만들어진 충돌"이라고 주장했다. 야5당은 "경찰이 해군의 용병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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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 신부 연행... "석방 위해 애쓰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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