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법인화에 반대하며 고공 농성을 벌이던 서울대생 오준규(23)씨가 농성 사흘 만인 24일 새벽 탈진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지난 22일 새벽 4시쯤 서울대 정문 철제구조물 위 올라가 '설립준비위 해체! 학생징계 철회!'를 요구하며 농성에 들어간 지 50시간만이다.(관련기사 : 서울대 법대생, 왜 학교 정문 꼭대기에 올라갔나 )
농성 50시간 만에 저체온증으로 의식 잃어
서울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이날 오전 "오늘 새벽 5시쯤 오씨가 의식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119구조대를 불러 6시쯤 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오씨는 현재 가까운 보라매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씨는 서울대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을 앞둔 지난 22일 서울대 정문 철제 구조물 위에 올라가 홀로 고공 농성을 벌였지만 저체온증과 탈진으로 의식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오씨는 서울대 법대 학생회장 출신으로 현재 법인화법 폐기, 교육공공성 강화를 위한 서울대실천단 '우주인' 단장을 맡고 있다
"체온 33.6도... 손난로가 필요하다" 상황 급박
전날 오후 10시쯤 한 서울대 총학생회 관계자 트위터에는 "서울대 고공농성 중인 오준규 학우의 체온이 33.6도"라면서 "체온 유지를 위해 등산용 점화식 손난로가 필요하다"는 도움 요청 글이 올라오는 등 오씨 몸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씨는 이날 새벽 2시쯤 자신의 트위터(@ojkpop)에 "죽으러 올라온 건 아니다, 걱정하지 말라"면서도 "그러나 그냥 살아서만 내려가려 올라온 것도 아니다, 이기려 올라왔다"라는 글을 남겨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이날 오전 11시쯤 서울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준규 학우는 심신이 피로하고 수면이 부족한 상태나 건강은 양호해 검사를 마치고 잠들어 있는 상태"라면서 "농성은 중단하지만 법인화 반대 투쟁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오는 9월 28일 서울대 법인화법 폐기를 위한 동맹 휴업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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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화 반대' 서울대생 고공농성 사흘만에 쓰러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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