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깔린 티베트
오상용
로비에 짐을 모와 놓고 보온통에 뜨거운 물을 가득 담는다. 몇 시간을 더 가야 할지 모르는 상황. 한국에서 준비해온 비상식량과 물을 끓일 수 있는 취사도구를 쉽게 꺼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오늘의 일정을 준비한다.
새벽 3시 40분.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 차량 점검을 하고 출발 준비를 하고 차를 가져온 기사님 얼굴에 피곤함이 영력하다. 마음 같아서는 내가 대신 운전을 해주고 싶지만, 내가 달리던 도로와는 180도 다른 티베트 길을 달려나갈 자신이 없다. 기사아저씨께는 조금 죄송하지만 미소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차량에 짐을 싣고 서 티베트로 향해 출발한다.
앞에 보이는 거라고는 자동차 바로 앞을 비추는 길이 전부인 이 곳. 라이트를 조절하면서 시야를 넓혀 보려하지만 라이트 성능이 좋지 않다. 덜컹 거리는 차안. 피곤해서 잠을 청하고 싶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은 이 길을 따라 신경을 쓰며 운전을 하고 계신 기사님께 미안해 옆에서 노래를 중얼거리며 자고 있지 않다는 것을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