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실 도청파문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4일 오후 국정감사중인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김인규 KBS 사장에게 눈길을 두지 않고 있다.
남소연
[최종신 : 오후 6시 15분]한선교 "KBS가 도청을 할 필요가 있었겠냐"민주당의 비공개 회의 속 발언을 "이것은 틀림없는 녹취록"이라며 공개해 도청 파문을 일으킨 장본인인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이 "KBS가 도청을 할 필요가 있었겠냐"고 밝혔다.
4일 KBS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문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정치권에서) 비공개 회동을 한다고 해도 발언록 자체가 기자실에 전달돼 있는 경우도 있고 상대편 당에 가있을 때도 있다"며 "야당 의원들이 도청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 과연 KBS가 도청을 할 필요가 있었겠냐"고 말했다. 사실상 '비공개 회의'란 없으니, KBS가 도청을 할 필요가 없다는 논지다.
지난 6월 말 '녹취록'이라며 회의 내용을 공개한 한 의원은 파문이 커지자 "나는 민주당에서 흘러나온 것을 전달 받았을 뿐이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여기에서 또 다시 "KBS가 도청 할 필요가 없다"며 미묘한 입장 변화를 보인 것이다. 한 의원은 자신의 질의가 끝나자마자 곧장 자리를 떴다. <오마이뉴스>는 입장 변화 등에 대해 묻기 위해 한 의원과의 통화를 시도했지만 그는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이같은 주장에 앞서, 한 의원은 "말이면 아무 말이나 다 하냐"며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오전 국감에서 최종원 민주당 의원이 한 의원이 참석하지 않은 것을 두고 "동료의원이라고 감싸지 말고 한선교 의원을 국감에 동참시켜 토론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한 반응이었다.
한 의원은 "다른 업무 때문에 출석 못한 것이다, 누가 나를 빼돌리겠냐"며 "최종원 의원은 말이면 아무 말이나 다하나, 무례한 행동은 하지 말라"고 힐난했다.
최종원 "한선교 질의만 하고 가버려...이래서 국민들이 국회를 불신" 이에 최종원 의원은 "도청 의혹 때문에 KBS가 개망신을 당하고 있는데 왜 얘기를 제대로 못하냐"며 "(한 의원은) 질의만 하고 금방 가버렸는데, 이래서 국민들이 국회를 불신한다"고 성토했다.
최 의원은 김인규 KBS 사장을 향해서도 "도청 의혹이 억울하다면 KBS가 도청 당사자라고 지목한 언론사를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또 한선교 의원에게 녹취록을 누구에게 받았는지 명확히 밝혀달라고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 미온적 태도가 의심을 낳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사장은 "경찰의 진상 규명 발표가 있으면 여러 가지 진상 조사를 한 후 대응할 것"이라며 오전 질의 떄와 같은 답변을 되풀이 했다.
이에 대해 조순형 자유선진당 의원은 "이 문제를 두고 KBS 내 진상조사위원회가 조사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김 사장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는 이유를 들었는데, 경찰은 형사 처벌이 기소의 목적이지만 KBS는 취재 기자가 직무 수행 중에 윤리 강령 등을 위반했는지를 밝혀내면 되는 것"이라며 "경찰의 수사와는 별개로 감사실과 윤리위원회를 총동원해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2신 : 오후 2시 30분]여 "수신료 인상 과감히 결단해야"... 야 "도청문제, KBS 고백하라"KBS 국정감사 현장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은 둘로 명확히 갈렸다. 여당 의원들은 'KBS 수신료 인상'을 위해 애썼고, 야당의원들은 '민주당 당 대표실 도청 사건'을 밝히는 데 총력을 다했다.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은 "올해 KBS는 120여 억 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디지털 사업의 완성 등을 위해서라도 수신료 인상에 대해 정치권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같은 당 이병석 의원도 "디지털 방송시스템 전환을 위해서 재원 확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KBS 수신료 논란에 정파적 이익이 연결되지 않게 독립적 기구로 수신료 인상을 결정하는 것이 어떠냐"며 김인규 KBS 사장의 의견을 물었다.
이에 김인규 KBS 사장은 반색하며 "KBS가 수신료를 30년 동안 인상하지 못한 것은 정파적 시각이 수신료 인상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며 "우리나라에도 수신료 산정 위원회 등의 조직이 필요하다"며 독립적 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