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 충북 음성군에서 열린 고추 축제에 참가한 도시 소비자들이 고추를 고르고 있다.
이화영
올해는 이상기후가 각종 축제에 찬물을 끼얹었다. 유난히 많이 내린 비에 수온하강으로 농작물과 수산물의 수확량이 급감해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울상이다.
전국 고추 주산지마다 고추축제가 잇따라 열렸으나 물량확보에 애를 먹었다. 소비자들 입에선 "고추 축제에 고추가 없다"는 불만이 자연스럽게 터져 나왔다.
충남 청양군이 지난 8월 25∼28일 청양시장 일원에서 개최한 '제12회 청양 고추·구기자축제'는 고추 물량이 조기에 품절되면서 행사기간을 채우지도 못하고 판매가 중지됐다.
군과 농협은 지난해 고추축제에서 청양고추를 4600포대(1포대 당 6㎏) 판매했으나 올해는 76% 급감한 1105포대만 확보해 축제 이튿날인 26일부터는 고추 없는 고추축제를 치러야만 했다.
지난달 1일 충북 괴산군 고추축제장, 사람들로 북적여야 할 고추 판매장은 텅 비었고 판매장 입구에는 '고추가 품절됐다'는 현수막만 덩그러니 내걸렸다.
예년 같지 않은 날씨 탓에 송이축제에는 송이가 없고 사과축제장에는 사과가 예년과 같은 맛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육지뿐만 아니라 바다에서도 주인공이 없어 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애를 태우긴 마찬가지다.
가을철 동해안을 대표하는 특산물 축제로 오징어 축제를 빼 놓을 수 없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주문진 오징어축제에는 초라한 어획량으로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강원지역 연안의 수온은 과거 평균 보다 3.3도나 낮은 22.7~24.7도를 유지하고 있다. 오징어는 바닷물 온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난류성 어종이다. 수온이 떨어지자 어획량도 곤두박질 쳤다.
충남 서해안의 가을을 대표하는 대하축제에선 아예 자연산 대신 양식 대하가 주인공 자리를 꿰찼다. 해마다 자연산 어획량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미스터 고추' 선발기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