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투성이 '4대강 사업'을 다룬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의 저자 최병성 목사.
권우성
"많은 사람은 4대강 괴물이 완공됐기 때문에 절망하고 포기한다. 그런데 강은 스스로 홍수 등을 통해 치유한다. 인간은 포기할지도 모르지만, 강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수문만 열어주면 된다. 강의 긴 역사 속에서 4대강 사업을 바라보면 아주 작은 한 점에 불과하다. 이명박 대통령이 아무리 튼튼하게 만들었다고 해도, 우리는 포기할 게 아니라 이 괴물 댐을 없애서 다시 생명의 강으로 돌려야 한다. 그 희망의 증거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또 강은 자신의 길을 막는 인간의 오만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 3년여 동안 4대강 현장에서 절망하고 때론 분노하면서도 희망을 이야기하는 역설적인 이유를 <대한민국이 무너지고 있다> 430여 쪽에 오롯이 담았다.
그간 4대강 속도전을 벌여온 이명박 정부는 최근 공사 완공을 앞두고 막대한 혈세를 쏟아부으며 대대적인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4대강 재앙을 우려하는 국민 머릿속마저 녹색과 장밋빛 콘크리트로 채우려 하고 있다. 세뇌당하기를 거부하는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또 10.26 서울시장 보선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한강 수중보 철거 문제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얻고자 하는 분들도 읽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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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용호천에 선 최병성 4대강 전문 시민기자 대구 용호천에 선 최병성 4대강 전문 시민기자 ⓒ 김병기
기자는 지난 여름 대구 용호천에서 최병성 목사와 함께 역행침식으로 붕괴되는 현장을 취재했다. 위의 동영상은 당시 기자가 휴대폰에 담아 <엄지뉴스>에 올린 그의 현장 리포트다.
이렇듯 그의 글에서는 항상 현장의 땀 냄새가 진동한다. 그는 지난해 3분의1 이상을 4대강 현장에서 보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그의 기사에는 책상머리에서 4대강 사업 찬성 논리를 펴는 사람들을 단칼에 제압할 수 있는 수많은 현장 고발 사진이 등장한다. 가령 그는 자신의 외장하드 4개에 수십만 장의 '총알'을 쟁여놓고 있다.
목사인 그의 책장도 마찬가지다. 성경보다 4대강과 관련된 책이 더 많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정부 보고서와 홍보 책자에서부터 자연생태와 관련된 국내외 전문 서적들. 주머니에 푼돈이 생길 때마다 챙겨둔 자료들이다. 대한민국의 그 어떤 직업기자보다도 탄탄한 그의 4대강 사업 대응논리는 그냥 주어진 게 아니라는 말이다.
그는 이 땅의 비상식과 몰상식에 분노하는 '1인 미디어'이기도 하다. 그는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고발하기 전에도 시멘트 재벌과 싸워 '쓰레기 시멘트'(산업쓰레기로 만든 발암 시멘트)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또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상대로 한 '나홀로 소송'에서 처음으로 승소판결을 받기도 했다.
그는 또 지난 2000년 강원도 비경인 서강에 쓰레기 매립장을 설치한다고 해서 반대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최 목사는 당시 "영월군수의 꿈에 내가 나오고, 내 꿈에 군수가 나올 정도로 피 터지게 싸웠다"고 말했다. 그 와중에 지금은 강원도의 상징이 된 '영월 한반도 지형'을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한다.
그는 신동엽 시인이 금강을 노래했듯이 죽어가는 4대강의 절망 속에서 희망을 캐는 '이야기하는 쟁이꾼'이다. 그의 스토리텔링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주로 '악당'으로 등장한다. 그는 어름치와 피라미가 되어 그들과 대항하기도 하고 백조의 목소리로 강을 노래하기도 한다. 또 모래나 바위, 강의 눈으로 4대강에 얽힌 이야기를 술술 풀어나가는 희망 전도사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4대강 인기 강사'이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까지 지방 강연을 150여 회 진행했다. 전국 어디든 그를 불러주는 곳만 있다면 몸이 아파도 진통제를 먹고 달려가는 열정을 갖고 있다.
지난 96년 목사 안수를 받은 그는 지금 '4대강 교회 담임목사'다. 목사의 영역이 교회라는 울타리에 한정된 게 아니라는 게 그의 지론. 노아의 홍수 때 노아를 통해서 지구를 구했듯이 하나님이 창조한 자연을 교회가 나서서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맘몬의 신을 믿고 4대강을 파괴하는 이명박 장로를 꾸짖는 게 지금 한국 교회의 역할인데 많은 교인이 무조건 이 대통령의 편을 들며 나라를 말아먹도록 방치하고 있다"면서 "신약성경에서 예수님은 '너희는 빛과 소금'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소금의 맛을 잃고 길가에 버려진 교회는 쓰레기"라고 일갈했다.
마지막으로 그가 오늘도 카메라 가방을 멘 채 낡은 세피아 자동차를 몰아 4대강변으로 나가는 까닭은?
"얼마 전 고3 학생이 내게 트위터를 날렸다. '목사님이 쓰신 강은 살아있다는 책을 읽고 감동을 받아서 환경을 전공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새로나온 책도 기대가 된다, 꼭 사서 보겠다'는 내용이었다. 문득 내가 헛일을 한 것이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 번은 중학생 5명이 제 책을 읽고 나를 인터뷰하겠다고 안양까지 찾아왔다. 그런데 그 녀석들이 일어나면서 '목사님은 지금 5명의 환경운동가를 만들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뭉클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세상을 위한 일, 희망을 전하는 일이라는 자부심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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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에는 잡식성 괴물 16마리가 산다 '콘크리트 대통령'의 상징, 끔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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