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권 박원순 서울시장후보가 14일 오전 서울시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역 6번출구 앞에서 민주당 박영선 의원과 함께 출근하는 시민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후보는 이날 출근길 유세에서 많은 시민들의 손을 붙잡진 못했다. 하지만 격려를 보내는 이들도 많았다.
자전거를 타고 연신 뒤를 돌아보던 30대 남성은 자전거를 세우고 성큼성큼 다가와 박 후보의 손을 꼭 잡고 돌아섰다. 자신을 '국가유공자'라고 밝힌 할아버지는 "서울 바꿀 거라 확신한다"며 박 후보를 격려했다. 한 50대 남성은 화제를 모았던 밑창 떨어진 신발을 거론하며 "예전 거 신고 다니시면 당선 확실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 후보와 '인증샷'을 찍자고 부탁하는 이들도 있었다.
대화 나누기가 쉽진 않았지만, 박 후보도 적극적이었다. "비가 와서 (유세하기) 쉽지 않겠다"는 기자들의 말에 박 후보는 "비 오면 좋죠, 우산장수 아저씨가 좋잖아요"라고 말했다. 양손을 펴서 기호 10번을 보여달라는 기자들의 주문에는 박영선 의원과 한 손씩 합쳐서 "이렇게 하면 (손가락) 10개가 되잖아요, 이게 훨씬 좋지 않나요"라고 제안했다.
'지원사격' 박영선 "시간 걸리겠지만 진솔한 마음 전달될 것" 구로을이 지역구인 박 의원도 지인들에게 박 후보를 소개하며 적극적으로 도왔다. 박 의원은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박 후보를 독려하기도 했다. 구로갑이 지역구인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도 출근 유세 뒤편에서 박 후보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악수하기가 쉽지 않다, 아직 어색하다"는 박 후보에게 "나도 처음 선거에 나섰을 때 임종석 전 의원이 주머니에 손 넣는 버릇 고치라고 많이 지적받았다"며 "시간이 좀 걸릴 뿐"이라고 조언했다. 또 "시민들이 TV 토론 때 반짝하고 집중하는 부분도 있지만 2~3번 정도 반복되면 (후보의) 진솔한 마음을 알게 된다"며 "시간이 필요하다,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소형트럭을 개조한 '정책 카페' 유세차를 거론하며 "어제 작은 유세차를 끌고 나가봤는데 차를 운전하는 시민들도 잠시 멈춰서서 눈여겨 보더라"며 박 후보의 새로운 시도를 칭찬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원래 리어카로 하려고 했는데"라며 "한꺼번에 바꿀 수는 없겠지만 (선거문화도) 조금씩 재미있고 다르게 바꾸려 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어, "책 <정의란 무엇인가> 저자인 마이클 셀던 교수와 지난 12일 대담을 나눴는데 마이클 센델 교수도 '좋은 시민의 참여가 좋은 진보를 이끌 것'이라고 했다"며 "이제 우리나라 정치가 시민수준에 따라 바뀔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후보는 이날도 '경청&정책 투어'를 이어간다. 그는 오전 11시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대성당에서 열리는 '사회복지정책 토론회'에 참석한다. 당초 토론회를 주관한 서울 사회복지사협회 측은 "나 후보 측이 13일 밤 '참석키 어렵다'고 연락이 와 부득이하게 박 후보만 모시게 됐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어, 이날 오후 1시 연세대에서 학생들을 만나 청년실업과 일자리 창출 대책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야권 인사들의 지원사격도 이어진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이날 오후 동대문 경동시장 거리인사에 합류하고, 노회찬 전 진보신당 대표는 이날 저녁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진행되는 경청 유세 '마실'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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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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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길 유세' 박원순, '엉거주춤' 인사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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