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0월 1일 한총련 수배 대학생으로 울산지방검찰청에 출두하는 임상우 후보가 검찰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완휘
13일부터 전국 42개 선거구에서 10·26 재·보궐선거 선거운동이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울산 광역의원(남구 1선거구) 선거에 야권단일 후보로 출마한 임상우(35) 전 민주노동당 대변인의 선전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울산 시의원 보궐선거에는 한나라당 박용걸(기호 1번), 야권 단일후보 민주노동당 임상우(기호 5번), 무소속 이동해(기호 8번)·안성일(기호 9번) 후보 등 4명이 출마해 각각 활발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울산시당 대변인으로서 지역에 사안이 생길 때마다 날카로운 논평을 내면서 민주노동당을 이끌 차세대 주자로 거론되어온 임상우 후보는 이번 야권 단일화 과정에서는 혜성같이 나타났다.
그는 야권 단일화 여론조사 경선에서 이 선거구에서 잔뼈가 굵은 '노풍연가'의 주인공 민주당 강귀일 후보를 누르면서 시민들을 깜작 놀라게 했다.
하지만 그가 울산대 총학생회 회장 출신으로 이 선거구와 깊은 인연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보궐선거의 한나라당 후보를 공천한 최병국 의원과의 오래된 악연 때문이다.
막강한 지원라인 구축이번 선거는 이 지역 맹주를 자처해온 한나라당 3선 최병국 의원이 공천한 전임 이희석 시의원이 자진 사퇴하면서 치르지게 됐다.
이 전 시의원은 한나라당 당직과, 지역 예술단체 회장, 건축심의위원 등을 맡아 왔으나 갖가지 부정부패 비리를 행한 사실이 드러나 구속된 후 실형을 선고 받은 후 자진 사퇴했다.
또한 이 지역은 최병국 의원의 막강한 영향력 탓인지 그동안 야권에서는 한 번도 시의원을 배출하지 못한 곳이다.
이 때문에 야 4당과 시민사회단체가 임 후보를 총력 지원하는 양상이다. 우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임동호, 김창현, 이선호, 황보곤 등 야4당 울산시당 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노동당 이영순 최고위원, 울산진보연대 임상호 대표,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가 맞는 등 막강한 지원라인을 구축했다.
그뿐 아니라 공동선거대책본부장에 민주당 강귀일 전 후보, 국민참여당 김진국 전 후보, 민주노동당 김진석 남구위원장,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천병태 공직자협의회장을 비롯해 강혜련, 국일선, 김만현, 박성진, 조남애, 홍성부 남구의원과 민주노총 각 연맹 지역본부 위원장이 맡았다. 또한 선거대책위원으로는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임원, 시, 군, 구의원과 민주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대책위원, 민주노총 울산 남구소재 사업장 노조위원장이 각각 맡으면서 범 야권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 지역에 2000여 명의 조합원이 있는 민주노총 울산본부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임상우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힘을 실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언론 등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사례는 없지만 현재 한나라당 내에서도 임상우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하는 말이 나오는 등 돌풍이 불고 있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임 후보는 그동안 이 지역 맹주를 자처해온 한나라당 최병국 의원과 어떤 악연을 맺었을까? 그렇다면 그는 과연 설욕할 수 있을 것인가?
8년전 공안 탄압 설욕하나지난 2001년 임상우 후보는 울산대 총학생회장을 맡았다. 그는 한총련 7기와 9기 대의원을 지냈으나 공안 바람이 불어닥쳐 5년간 수배를 받으며 줄곧 학교 내에서 생활했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 후 시민사회에서 한총련을 양심적 단체로 규정해 수배 해제와 불구속을 요구하면서 한총련에 대한 색깔론을 타파하려는 사회적 여론이 형성됐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이를 극구 반대했다. 그 앞에 선 사람이 공안 검사 출신 최병국 의원이다. 최 의원은 2003년 8월 노무현 대통령의 한총련 관련 발언을 문제 삼아 국회에서 "사법부가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규정한 것을 행정부에서 이적성을 재고하라고 하고, 사실상의 수배해제를 지시하는 것은 사법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수배자의 검거를 줄기차게 요구했다.
두 달 후인 2003년 10월 1일, 임상우 후보는 검찰청에 공개 출두한 후 이틀 만에 구속됐다. 당시 임 후보는 대검찰청이 '한총련 수배해제 조치'를 발표한 이후 불구속수사 대상자 79명에서 제외되었다. '한총련 중앙위원'이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울산대 민교협, 울산 민가협, 울산대 한총련 수배해제모임 등은 "5년의 수배생활로 이미 충분한데 구속 수사를 한다면 너무 가혹한 형벌이 아니냐"며 "대검의 수배해제 조치의 취지인 한총련에 대한 포용과 관용의 방침에도 맞지 않는 것"이라고 불구속 수사를 촉구했지만 허사였다.
임 후보는 당시 출두 배경에 대해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총련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완전한 합법화를 촉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최병국 의원 등의 강경 대응이 이를 압도했다.
검찰 출두 때 수배해제어머니모임 일원이었던 임 후보의 어머니가 울먹이자 "걱정하지 마십시오" 라고 위로하며 검찰청사로 들어서던 임 후보의 모습은 지역언론 보도를 통해 여운을 남긴 바 있다.
그로부터 8년, 임상우 후보는 당당히 야당 정치인, 야권 단일 후보로 선출돼 지역민들에게 당선을 호소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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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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