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끝장 토론 반대쪽 토론자로 참석한 송기호 변호사(왼쪽)와 정태인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끝장토론의 전제조건으로 여야 합의 없이 종결되지 않는 토론, 시간 제한 없음, 상호토론 보장 등을 전제로 참석했으나, 이 조건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확인돼 퇴장했다"고 입장을 밝힌뒤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유성호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외통위) 한미FTA 끝장토론회에 참석한 반대토론자 송기호 변호사·정태인 원장이 토론시간 제한에 항의하며 퇴장함에 따라, 토론회가 중단됐다. 이후 유기준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원장에 의해 토론회가 최종 종료됐다.
정태인 원장과 송기호 변호사는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된 오후 토론에 참석하지 않고 퇴장했다. 두 사람은 이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끝장토론의 전제조건으로 여야 합의 없이 종결되지 않는 토론, 시간 제한 없음, 상호토론 보장 등을 전제로 참석했으나, 이 조건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확인돼 퇴장했다"고 밝혔다.
송기호 변호사는 "오늘 토론회에서 질문을 할 수 있는 외통위 법안심사소위 소속 국회의원은 한나라당 의원이 4명인데 반해 민주당 의원은 2명뿐이었다"며 "또한 헌법을 개정할 수도 있는 국가-투자자간 소송제(ISD)를 비롯해 많은 쟁점에 대해서 발언할 기회가 3분밖에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 오전 질의에서는 국가-투자자간 소송제 등 3가지 쟁점에 대해 외통위 법안심사소위 소속 의원 6명에게 주어진 질의응답시간은 각각 3분에 불과했다. 한 가지 쟁점 당 토론 시간은 18분뿐이었고, 의원들의 질문시간을 빼면 토론자의 답변 시간은 더 적었다. 특히 한미FTA 반대토론자의 경우, 질문을 한 민주당 의원이 2명에 불과해 토론자 2명의 토론·답변시간은 6분도 채 되지 않았다.
송 변호사는 "대다수 국민들이 한미FTA를 이해할 기회가 없었다, 국민들에게 한미FTA를 이해하게 도와줄 토론회가 본질적으로 진행하는 게 불가능했다"며 "이런 토론회에 아무런 생각 없이 응함으로써 (한나라당에서) 끝장토론까지 다 했으니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자고 할 수 있다, 그런 역사에서 제 이름을 더럽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자리에서 일어섰다"고 말했다.
또한 정태인 원장은 "이번 끝장 토론은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며 "망국적 협정을 충분한 토론 없이 통과시키려는 한나라당을 강력히 규탄하고, 재협상 요구의 관철을 위해 성실하고 진지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민주당에 항의한다"고 강조했다.
야당 의원들이 재개 요구했지만, 결국 종료
국회 외통위 여야 의원들은 토론자의 퇴장으로 토론회가 중단된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겼다. 김동철 민주당 의원은 "한나라당은 반대 목소리에는 왜 이렇게 인색한 것인가"라며 "토론 시간을 3분으로 제한하는 것은 국민적 소통차원에서 토론회를 여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나라당 소속의 유기준 법안심사소위원회 위원장은 "오전에는 방송사 생방송으로 질의응답시간을 3분밖에 주지 못했고, 오후에는 5분을 주려고 했다"며 "진술인(토론자)이 일방적으로 퇴장해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를 지켜본 김선동 민주노동당 의원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그리고 미국의 이행법안이 통과된 이후 한미FTA 토론회는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국민적 소통을 위해 끝까지 사실관계를 규명하고 검증할 수 있는 끝장 토론회를 진행시켜 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기준 위원장은 오후 3시 30분께 "오늘 나온 토론회 내용을 내일 법안심사소위에서 다루겠다"며 토론회를 종료했다.
[1신 : 17일 오후 1시 21분]"한미FTA, 미국 살리고 한국은 위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