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카, 내곡동 '쥐덜랜드' 들켜서 죄송합니다

[2011소셜늬우스 ②] 'MB 사저 논란' 특집, 부록 '자위녀' 나경원

등록 2011.10.19 18:59수정 2011.11.1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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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부터 도로교통법부터 안 지킬래! 대통령도 안 지키는 법을 내가 머하러 지키냐?"

<다음>에서 '포도님'은 이렇게 '소심'하게 외쳤습니다. 왜일까요? 다 '가카' 때문입니다.

지난 한 주, 아니 열흘은 완벽한 가카의 시간이었습니다. 퇴임 후 머물 서울 서초구 내곡동 땅 매입 과정, 정말 알면 알수록 대단합니다. 한 국가의 '넘버원'으로서 공사다망할 텐데도 재산증식의 꿈은 절대 놓지 않았습니다. 아들 시형씨와 부인 김윤옥씨까지 힘을 보탰습니다. 국민 세금으로 자기 주머니 채우려 했다는 '의혹'이 있으니, 이런 꼼꼼한 집안 세상에 또 없습니다. 돈에 관해서는 일관성도 보입니다. 그래서 <다음> 누리꾼 'andh75'는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쥐 버릇 남 주냐!"

아, 참 간결하고 깔끔한 모국어입니다. 그렇죠. 사람도 자기 버릇 개 못 주는데, 쥐라고 뭐 별 수 있겠습니까.

"요즘 가카를 씹는 방법" ⓒ 트위터@ganiiiiii


"내곡동은 또 오해라네...우린 4년 내내 오해만" 

새롭게 시작한 '2011 소셜늬우스' 두 번째 기사, 또 가카 이야기입니다. 미안합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친히 듣도 보도 못한 '재테크 신공'을 보여줬으니, 답례로 누리꾼들의 재기발랄한 댓글과 목소리를 헌정해야지요. 소셜늬우스 두 번째는 '내곡동 특집'으로 꾸몄습니다.


일단 지난 열흘의 시간을 돌아보지요.

청와대, 내곡동 사저 부지 시형씨 명의 구입 공식 확인(9일) - 논란 일자, 이명박 대통령 명의로 변경하겠다고 발표(11일) - 경호시설 축소 발표(12일) - 내곡동 사저 백지화, 청와대 경호처장 사의 표명(17일)

우리 가카, 내곡동 땅 포기하면서 "사저 문제에 대해 오해가 풀리지 않는다면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드립' 한 번 치셨습니다. 요즘 세상, 말 한 번 잘못하면 큰일 납니다. 바로 반응이 나왔습니다. 트위터리안 '@cycydydy'은 "아 '씨바' 내곡동은 또 오해라네, 우린 4년 내내 오해만 하고 살았냐?"고 일갈했습니다. '@woojinthecool'도 "내가 또 오해했구나. 그랬구나…"라고 자조했습니다.

대인배답게 내곡동 땅을 양보한 가카의 지금 마음은 어떨까요? '@4chal_bot'께서 한 편의 시로 가카의 마음을 헤아리셨습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내곡동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747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돈 되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물이 운하에 스치운다

백지화됐다고 각종 꼼수와 편법, 불법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요. 내곡동 땅 감정평가 결과도 공개됐는데, 시형씨는 평균 평가액보다 약 64% 싸게, 경호처는 170% 비싸게 샀다고 하네요. 이쯤되니 "국민세금까지 쌈짓돈으로 이용하신 우리 가카"(battery, 다음)를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빵빵 터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감정평가고 탄핵이고 뭐고, "가카는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니다"라며 가카의 약속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내곡동 철회하고 (논현동으로) 돌아가겠다는 말, 믿을 수 없다. 꼼꼼한 가카는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니다.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 이미 오래 전에 "조금 지나면 다 잊어버린다"고 설파하신 가카다.(@0hwan)
"본의 아니게 많은 사람들에게 걱정 끼쳐 대단히 안타깝다" MB의 내곡동 사저 발언, 다음 중 가장 적절한 교정은? ①걱정 끼쳐→들켜 ②안타깝다→아깝다 ③걱정 끼쳐…안타깝다→들켜…아깝다(@YoToNews)

추가 의혹도 계속 터지고 있습니다. 내곡동 사저 터에 있던 건물 감정가는 '0'원이라던 청와대의 발표는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감정가가 1억 원이 넘었다는군요. 이런 한국감정원의 감정평가 자료는 12일 삭제돼 은폐 의혹까지 일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의 탄식이 곳곳에서 들립니다.

이명박 대통령 패러디 사진 ⓒ 트위터@choioppa


"내곡동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돈 되는 모든 걸 사랑해야지"

청와대가 사기를 치다니 해외토픽에 날 일이다. 나라 망신 시키는 대통령을 국민들은 언제까지 용납해야 하는가?(최정호, 네이트)
세상에 이런 나라가 어디 있나. 아프리카 후진국 같은 데서 대통령이 나랏돈 빼먹는 그런 수준? 그런데도 대선 전초전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빙이래.(자유와행복, 다음)

물론 내곡동 사저를 없던 일로 하겠다는 대통령의 진심을 믿는 누리꾼도 많습니다. 그리고 가카의 퇴임 후 거처를 걱정하는 누리꾼도 줄을 잇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우리 가카 내곡동 사저 백지화하면 어디로 가시려나? 장흥에 좋은 땅이 있는데 가카 임기에 맞춰 한참 공사중이던데. '장흥교○소' 라고. 그곳에서 평생 모시고 싶다. 아! 이 넘쳐나는 충심!ㅎㅎ(@joonilko)

이 트윗에 여러 트위터리안은 "청송으로 모시겠다" "그냥 검찰청 오가기 편하게 서울구치소에 모시자" 등 갖가지 의견을 쏟아냈습니다. 불경스럽게도 가카의 거처로 감옥이 가장 많이 추천됐는데요, 한 누리꾼은 <오마이뉴스>에 근거를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 안티들이 많기에 철저한 경비 및 보안시설 ▲ 조사받으실 사안이 많기에 검찰청과 가까운 시설 ▲ 벌써부터 구속된 측근(오늘도 있다는)들과 지근거리 ▲ 북한 괴뢰로부터 완벽한 경호시설 ▲ 언제나 국가 경제를 먼저 살피시는 각하의 원칙대로 세금이 가장 덜 낭비되는 의식주 가능시설 ▲ 설치류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국가시설 ▲ 전 국민이 박수 치며 보내 드릴 수 있는 국가시설

지금은 많은 시민의 지탄 대상이 됐지만, 사실 내곡동 땅은 대통령 부인 김윤옥씨가 풍수까지 살핀 땅이라고 합니다. 상황이 많이 꼬였는데요. 이 사건의 책임, 혹시 풍수전문가에게 있는 건 아닐까요?

그래서 대통령의 안위(?)를 걱정한 '@sarabolle'은 "차라리 터 잡아준 '지관'을 구속기소라라!"고 외쳤습니다. 내곡동 땅 사회환원 이야기가 나오자 '@jwp615'은 "그 땅은 풍수지리 상 처음부터 국유지로 태어났을까요?"라고 비꼬기도 했습니다.

현재 내곡동 땅 문제를 책임지고 사임한 사람은 청와대 경호처장입니다. 이에 많은 누리꾼 의아해 합니다. 정말 경호처장에게 모든 책임이 있을까요?

웃기고들 있다. 이명박-이시형의 내곡동 게이트 해결이 경호처장 경질이라고? 이시형이 경호처장 아들인가? 이시형이 땅 살 때 경호처장이랑 상의했나?(@dogsul)
내곡동은 경호실 탓? 부부가 함께 추진하고 풍수까지 봤다매?(@yoji0802)

이달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방문 당시 방송화면 ⓒ 한국방송 갈무리


한마디 했다가...나경원 후보도 '뭇매'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는 "쉽지 않은 내곡동 결정에 감사하다"는 말로 이 대통령을 두둔했는데요, 역시 누리꾼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welovehani'는 "엠비가 불법으로 국민 세금 유용하려다 말면 우리가 막 감사해하고 그래야 하는 거예요? 눈물난다"고 했습니다. 또 '@goodtoopyo'는 "소매치기 하다 들켜서 지갑 돌려주고 없던 일로 하자 하니, 나경원이 고맙다고 하는구나. 얘 왜 이래?"라고 비꼬았습니다.

나경원씨가 이명박씨에게 한 '쉽지 않은 내곡동 결정에 감사하다'는 말은, 상식을 가진 사람들에겐 아연실색할 말이지만, 그들의 정신세계에선 충분히 쉽지 않고 충분히 감사한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익을 포기하는 것은 그들에겐 정말 힘든 일일 테니까요.(@jinmadang)

요즘 나경원 후보는 트위터에서 별명이 많습니다. 일본 자위대 관련 행사에 참석했다가 논란이 일자 "몰랐다"는 말로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이때 일명 '자위녀'로 불렸습니다. 그리고 최근 한 방송 토론회에서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봉하마을 사저를 비판한 일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지요. 그래서 이번엔 '상실녀'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이런 나 후보의 상실된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누리꾼들이 트위터 등에 동영상을 열심히 퍼 나르고 있습니다. 다 같이 감상하시죠(http://youtu.be/xIcd87jhGtc).

사실 얼마 전까지 트위터에서는 가카의 사저 '작명 공모'가 있었습니다.

쥐치소, 푸르쥐오, 쥐지욕림, 타쥐마할, 쥐라미드, 쥐마켓, 쥐편한세상, 쥐옥, 쥡, 쥐덜랜드, 쥐궁, 쥐떼월드, 쥐버랜드, 쥐박관, 쥐라기공원, 쥐구멍, 쥐랄궁, 쥡구석, 쥐방궁, 쥐곡산장, 생쥐궁, 쥐르사유 궁전….

이중 '쥐금성'이 8할이 넘는 지지로 영예의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렇게 초기에 누리꾼들은 조롱하고, 패러디하며 웃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웃음과 조롱보다는 분노가 넘칩니다. "이 정도일지는 몰랐다"며 허탈해 합니다. 패러디는 줄고 직설이 많습니다. 아래의 글은 많은 시민의 정서를 잘 대변하는 듯합니다.

부부가 경호원들 데리고 내곡동 가서 그 땅을, 집을 둘러보았을 광경을 상상을 하니, 게다가 그 땅과 집을 그런 식으로 사들일 궁리를 했을 거라 생각하니… 천한 것들, 이란 말밖에 할 말이 없다.(@btlft)

다음 '소셜늬우스'에서는 "천한 것들"이 아닌 아름다운 것들을 논하고 싶습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아름다운 글을 쓰고 싶습니다. "도덕적으로 완벽한" 소셜늬우스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소셜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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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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