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6일, 나는 고3학생이 대학입학시험을 치르고 발표 날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취업생이 원하던 회사의 합격 발표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떨리고 설레는 가슴을 품고 이 날을 기다린다. 이 날은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시장을 다시 뽑는 날이다.
2011년 10월 26일, 이 날은 특별한 날이다. 왜냐면 한국의 정치풍토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첫 날이기 때문이다.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기존의 정치판에 절망한 국민의 치솟는 변혁의 욕구가 '안철수 돌풍'이라는 정치현상을 가져왔고, 그것을 실현시키는 첫 본보기 정치행사가 서울특별시장 재선거인 까닭이다.
이 날은 역사적으로도 의미 깊은 날이다.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은 만주 하얼빈 역에서 일본 총리 이토히로부미를 쏴 죽여 조선의 독립의지를 만방에 알린 날이다. 또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가 궁정동 안가에서 대통령 박정희를 살해하여 유신독재의 종말을 촉진시킨 날이기도 하다.
안중근의 의거는 그 당시 동아시아 정치판도에 심대한 영향을 끼쳐 조선독립의 촉매제 역할을 하였고, 김재규의 살해사건은 우리 사회의 정치적 민주화 과정에서 치러야 할 엄청난 희생을 결정적으로 줄여주었다.
2011년 10월 26일, 누가 서울특별시장이 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정치판도는 천지개벽의 수준으로 개편될 것 같은 흥분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나는 이 날을 기다린다. 그러나 안중근 의사의 의거가 있은 지 40여년이 지난 후 조선은 독립하고, 김재규 살해사건이 있은 지 10여년이 지난 후 온전한 정치적 민주화가 이루어졌듯이 서울특별시장 선출 후 당장 우리나라 정치판도가 180° 바뀌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 날을 계기로, 뒤떨어진 정당구조, 선거방식, 정치인의 의식 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임을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안철수 교수의 말대로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대립과 화합, 과거와 미래, 비상식과 상식, 편법과 원칙이 맞서는 구도로 치러진다. 여기서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미래지향적인 정치세력이 승리할 때, 나는 1%를 위해 99%의 희생을 강요하는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것들이 더 이상 발붙일 수 없는 사회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것임을 굳게 믿는다.
이제 낡은 정치는 가고 새로운 정치시대가 오고 있다. 서울특별시장 선거 몇 년 후 몰라보게 달라진 대한민국의 정치풍토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나는 가슴이 떨리고 설렌다. 그리고 행복한 대한민국 시민의 자긍심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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