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인데 그 공사 좀 놔두면 안 되겠나?'

민노총 여수시지부, 부당한 압력 행사한 시의원 규탄 결의대회 열어

등록 2011.11.01 21:01수정 2011.11.0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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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노총 여수시지부와 시민단체 대표들이 공무원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김덕수 의원을 제명하라는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민노총 여수시지부와 시민단체 대표들이 공무원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김덕수 의원을 제명하라는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심명남

불법공사를 실시한 조카를 보호하기 위해 공무원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해 물의를 일으킨 삼촌 의원의 경거망동이 시민들과 노동단체의 공분을 사고 있다.

민주노총 여수시지부(지부장 천중근)는 여수시의회 앞에서 '뇌물수수로 2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고 친인척을 위해 공무원노동자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고, 건설노동자를 불법공사에 내몬 김덕수 시의원은 사퇴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내고 규탄 결의대회를 31일 열었다.

이날 성명서를 통해 "시정을 비판 감시하고, 불법행위를 지적해 올바르게 이끌어야 할 시의원이 허가도 받지 않고 불법시설을 설치한 공사업자인 조카를 위해 공무행위를 그릇되게 판단하도록 한 시의원은 더 이상 시민 혈세를 축내지 말고 즉각 사퇴하라"고 일갈했다.

또한 여수시의회에 "우리는 불법 부당한 압력과 추태에 대하여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수시의회의 명예를 더럽히고 여수시민을 무시하는 김덕수 의원을 비롯해 대법원에 상고 중인 비리정치인 7명에 대해 더 이상 시민 혈세를 축내지 말고 즉각 사퇴하고 민주당은 사죄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지난달 5일부터 여수시의회 앞에서는 공무원 노조의 1인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노조는 해당의원의 사퇴가 관철될 때까지 1인시위를 전개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은 삼촌과 조카지간에 벌어진 인정이 사건의 발단이다. 그렇다면 시민.노동단체가 이토록 화가 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9월 21일경 여수산단에 위치한 호남석유화학 여수공장 앞 김 의원의 조카가 운영하는 OO기업에서 지상원료 이송 관로 철 구조물(파이프 랙)을 1km 가량을 설치하는 공사가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담당공무원이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 공사를 시행한 현장을 적발했다. 이어 현장에서 즉시 작업 중지와 함께 작업에 동원된 불법시설의 처분명령을 내내렸다. 문제는 바로 그 다음. 조카의 부탁을 받고 삼촌은 담당공무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수 공무원노조 홍귀수 지부장이 들려주는 말을 종합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봤다.


김의원: 조카인데 그 공사 좀 놔두면 안 되겠나?
공무원: 불법공사이니 현장중지명령 시켜놓았으니 업체에 공문 띄우겠다.
김의원: 오늘 띄우지 말고 시일을 더 늦춰 달라.
공무원: 시의원이 공무원에게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나?

이후 둘의 언성이 높아졌고 전화를 끊은후 얼마 지나지 않아 김 의원이 담당공무원을 찾아왔다. 사무실을 찾은 김 의원은 담당공무원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무릎을 꿇고 '내가 무엇을 잘못했냐?'며 30분 이상을 침묵시위를 이어갔다. 그와중에 핸드폰을 부수는 등 시의원으로서 품위에 어긋나는 추태를 부렸다.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전해지자 김 의원은 공무원들과 시의회의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시의회에서 시장과 시의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5분신상 발언을 통해 "내가 민원 해결을 하려고 전화를 했고, 민원인 입장에서 얘기한 것인데 마치 압력을 행사한 것처럼 보도되었다"며 "담당공무원의 불친절만을 문제 삼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지부장은 "김 의원이 신상발언을 통해 자신의 행위가 정당한 것처럼 호도하는 등 사태를 왜곡시켰다"며 "지방자치법과 의원윤리강령을 위반한 김덕수의원에 대해 징계를 촉구하며 김 의원이 사퇴하는 그날까지 1인시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여수건설노조는 "자신들도 모르게 불법공사에 일조한데 대하여 자존감에 상처를 입었다"며 "건설현장의 원.하청 불공정거래 근절과 불법하도급 척결에 투쟁해온 건설노동자들은 허탈함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분노를 표시했다.

한편 김덕수 의원은 오현섭발 뇌물비리사건에 연루되어 2심에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천만 원과 추징금 5백만 원을 선고받아 대법원의 최종판결을 앞두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덧붙이는 글 전라도뉴스에도 송고합니다.
#김덕수 #민노총여수시지부 #여수시의회 #공무원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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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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