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의 '실언'?... 제2의 정동영 길 가나

등록 2011.11.02 19:30수정 2011.11.0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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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조건부 대선 불출마' 선언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야권통합이 성사되지 않으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 일부 언론은 어차피 대권도전이 어렵게 된 손 대표가 당권이라도 계속 유지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을 단다. 이 보도 진위에 대해 손 대표 본인은 분명하게 부인하는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무슨 자다가 남의 뒷다리 긁는 소리인가 싶다. 어째든 손학규 대표는 민주당 내 인사로서는 제일 유력한 대선 후보아닌가? 그런 인물이 대선이 1년 넘게 남은 시점에서 사실상 대선 불출마로도 읽힐 수 있는 선언을 하다니? 이런 무책임한 행보가 어디에 있나? 한마디로 당원들을 무기력감에 빠뜨리는 해당 행위라 아니할 다른 방도가 있나?

 

손 대표의 이번 발언으로 인해 이제 민주당은 방향키를 잃은 배의 신세가 됐다. 유력 대선후보인 선장 자체가 자신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데 그 배가 망망 대해에서 어디로 갈지 누가 알겠는가? 이대로 가면 결국 민주당은 간판을 내리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지도자가  저런 모습을 보이면 그 구성원이 민주당 간판을 붙들고 있을 동기부여를 찾을 수 없게 된다.

 

요즘 정치권안팎에 꼼수라는 단어가 유행이다 이종걸 의원은, 손 대표 행위는 일종에 정치 꼼수라고 비판했다. 그는 "손대표의 뜻은 야권통합이 불발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대 표직을 유지하며, 야권통합이 성사되면 대권경쟁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이는 통합을 위한 자기 희생도 아니고 당을 위한 살신의 결단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이번 손 대표의 '조건부  대선불출마 선언 검토' 소식을 접하고 손 대표도 무소속 연대를 감행했던 제 2의 정동영의 길을 가고 있다는 비아냥이 들린다. 이제 민주당에는 사실상 신뢰받는 지도부가 사라졌다는 허탈감이 구성원들 사이에 빠른 속도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그렇기 전에 손 대표는 이번 논란에 대해 분명히 해명하고 해당행위를 인정한다면 , 기왕에 서울시장 야권 단일화 선거 직후 본인이 언급한 대로 깨끗이 물러나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그리고 조용히 후일을 도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야권 지지자들은 손 대표에게 한번은 더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에선 최근 민주당 지도부내의 이런 논란적 행동의 배경에  김두관- 안철수 빅매치 시나리오가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친노측에선 한명숙 당권론을 밀고 있고, 대권을 확신하지 못하는 손 대표측에선 맞대응 차원에서 '조건부 불출마'를  검토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동영측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다는 얘기도 들리고....

 

명분좋은 통합론의 거적을 들춰내니 역겨운 악취가 드러나는 꼴이다. 유력대선후보감인 한명숙씨마저 대권도전에서 당권으로 돌아설 경우 민주당은 사실상 무소속을 약속한 바 있는 김두관을 영입해 남은 희망을 거는 형국이 된다. 그 속내에는 민주당이 대권을 못잡더라도 안철수를 통해서라도 잡으면 무방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 같다.

 

50년 전통 야당의 뿌리를 갖고 있는 민주당이 이 무슨 아사리판이고 정치장사꾼같은 행보들인가?최근 비상한 관심을 끌만한 여론조사가 하나 나왔다. 안철수가 다자구도에서도 박근혜를 누른 여론조사가 나왔다. 민주당의 도움없이도 안철수가 대권승리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 그것은 대통합을 통한 단일화와는 성격이 다른 것이다 . 그럴 경우 자칫 지금의 민주당 행보는 닭쫒던 개지붕쳐다보는 꼴이 될 수 있다.

 

안철수는 한마디로 바람이다. 바람은 무섭게 불 때 많은 것을 쓸어가지만 바람은 지나가게 마련이다 .무엇보다 안철수 교수는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분야에서 그의 헌신적인 발자취에도 불구하고 국정 지도자로 평가할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 매우 빈약하다. 그는 재야나 시민운동에서 내공을 쌓은 박원순과는 또 다른 인물이다.

 

젊은 세대가 그에게 열광하고 있다 . 하지만 그에게는 과거 이명박시장에게 있던 성공한 기업인의 신화적 이미지가 덮여 있다. 나라를 다스리는 지도자를 뽑는데 또 다시 제 2의 엠비 정권이 탄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만에 하나 아마추어적 국정운영을 우리 국민들이 또 다시 겪어도 괜찮을 것인가?

 

정권교체의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할 민주당은 당분간 현재와 같은 투드랙이니  쓰리트랙이니 다단계 통합이니 하는 백가쟁명식의 통합공방을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체 중심부터 잡을 필요가 있다. 다른 정당이나 세력은 몰라도 민주당은 그래야 한다. 역사와 국민 앞에 그럴 의무가 있다. 통합논의는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번갯불에 콩구어먹듯이 이뤄질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 나는 민주당 , 한나라당 어느 한쪽의 골수 팬이 아니다. 다만 제 1 야당의 최근 행보가 하도 보기에 딱해 한 마디했다.

2011.11.02 19:30ⓒ 2011 OhmyNews
#조건부 불출마 #야권통합 #통합 전당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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