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미FTA 발언, 대선주자 맞나

[주장] 한미FTA는 국익을 넘어 국가를 흔든다

등록 2011.11.04 14:14수정 2011.11.04 15:02
0
원고료로 응원
박근혜 의원이 한미FTA 비준이 늦어질수록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조속한 처리를 주장했다. 박 의원의 말을 들어본다.

"우리나라는 대외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나라이고, 또 앞으로 계속해서 우리 한국은 세계 속의 통상모범국으로 선진국을 지향하는 나란데, 그렇게 ISD에 휘말릴 정도로 그런 편파적이거나 또 독소적인 그런 제도를 우리나라가 도입하지도 않을뿐더러… 또 ISD가 없다고 하더라도 만약에 그런 편파적이고 독소적인 그런 제도를 갖고 있다고 한다면, 만든다고 한다면, ISD가 없다 하더라도 WTO같은 국제기구라든지 이런데서 시정을 요구할 거고, 또 외국의 보복조치 같은 걸로 인해서 하여튼 시정이 되고 말거거든요."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유력한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박근혜 의원의 인식이 고작 한낱 촌로와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한미FTA는 단순한 통상협정이 아니고 국가운영 시스템 전반에 칼을 대야 하는 중요한 협정이다. 큰일이다. 문제를 ISD 하나로만 축소하는 박근혜 의원의 단견도 큰일이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희망을 근거로 눈앞의 독을 삼키겠다는 발상도 큰일이다. 미래지도자를 자처하면서도 눈앞의 정략적 이해에 묶여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다. 정말 큰일이다.

한미FTA의 독소조항은 ISD 한 가지만이 아니다. 박근혜 의원은 야당과 시민사회가 오로지 ISD 한 가지만을 문제삼고 있다고 착각하는 모양인데, 야당이 최소한으로 주장하는 것만도 10가지가 넘는다.

심지어 국내법으로서의 효력을 발휘하게 되는 협정문에서 법적 문제를 야기할 번역오류가 503가지나 발견되었다는 발표도 있다. 그 503가지 하나하나가 이해당사자들에겐 사활적 문제일 수도 있다. 설령 '국익' 때문에 일부 국민의 피해를 질끈 눈감고 가기로 한다 치자, 최소한 번역오류로 인한 피해는 안 당하게 해야 하는 게 국가의 도리다.

한미간 대표적 불평등 조약인 소파협정도 한국의 끈질긴 개정 요구에도 불구하고 개정되지 않고 있는 현실을 모르는가. 소파협정이 국내 주둔 미군의 지위에 관한 협정이라면 한미FTA는 우리나라 경제와 금융, 복지, 환경 등 국가시스템 전반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협정이다. 한미FTA는 소파협정의 불평등을 국가시스템 전반으로 확산시키는 독소조항들로 가득 차 있다.


국민이 요구하고 주장하는 한미FTA의 문제를 고작 ISD 하나로 축소하는 청와대와 한나라당 현재 지도부의 나쁜 책략에 그대로 휘말려 들어가는 것이 대권후보의 자질이라면, 이는 온 국민의 근심이 된다.

김정길 전 장관

이에, 나 김정길은 박근혜 의원에게 한미FTA와 관련한 끝장토론을 제안한다. 박 의원이 한미FTA의 본질을 도외시한 채 비준을 주장하는 것이 어떤 나쁜 짓을 국민에게 하게 되는 셈인지, 알고는 하라는 뜻이다.

한미FTA가 정말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면 지나가듯 몇 마디 던지지 말고 국민들 앞에 당당히 나와 무엇이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끝장토론을 하는 것이 여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로서 할 도리라 생각한다.

박근혜 의원이 미국과 대한민국 1%의 특권층 편에 서서 한미FTA에 옹호하겠다면, 나는 한국과 99%의 중산층과 서민들 편에서 한미FTA에 반박할 준비가 되어 있다.

덧붙이는 글 | 필자는 두 번의 국회의원을 지내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3당합당을 거부한 후 고난의 길을 걸었다. 3당합당이 심화시킨 지역주의를 넘기 위해 민주당 후보로 부산에서만 계속해서 도전했으나 3당합당 거부 후 6번 낙선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국민의 정부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과 대통령 정무수석을 지냈고, 2010 6.2 지방선거 부산시장 야권단일후보(민주당)로 45%에 달하는 득표를 해서 지역주의를 넘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덧붙이는 글 필자는 두 번의 국회의원을 지내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3당합당을 거부한 후 고난의 길을 걸었다. 3당합당이 심화시킨 지역주의를 넘기 위해 민주당 후보로 부산에서만 계속해서 도전했으나 3당합당 거부 후 6번 낙선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국민의 정부 초대 행정자치부 장관과 대통령 정무수석을 지냈고, 2010 6.2 지방선거 부산시장 야권단일후보(민주당)로 45%에 달하는 득표를 해서 지역주의를 넘어설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한미FTA #김정길 #박근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한국인들만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소름 돋는 '어메이징 코리아'
  2. 2 그가 입을 열까 불안? 황당한 윤석열표 장성 인사
  3. 3 참전용사 선창에 후배해병들 화답 "윤석열 거부권? 사생결단낸다"
  4. 4 눈썹 문신한 사람들 보십시오... 이게 말이 됩니까
  5. 5 맨발 걷기 길이라니... 다음에 또 오고 싶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