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물갈이론은 망령"... 영남·다선 의원들 반격

한나라당 '물갈이론' 수렁 속으로... "영남은 어차피 당선, 물갈이는 수도권에"

등록 2011.11.09 12:32수정 2011.11.09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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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 유승민 최고위원이 9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 유승민 최고위원이 9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유승민 최고위원이 9일 오전 여의도 한나라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서울시장 선거 참패 이후 쇄신 논란에 빠진 한나라당이 '총선 물갈이론'이라는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공천 기준을 둘러싼 논란이 가져올 파장을 우려한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당내 대권 주자들까지 '물갈이론'을 들고 나오면서 잡음이 커지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강남영남 지역 50% 물갈이를 주장하고 나섰고 정몽준 전 대표도 "최대한 많이 바뀌는 게 좋다"며 물갈이론에 합류했다.

 

게다가 8일에는 경쟁력 있는 새 인물의 대대적 영입 및 고령 의원 출마 포기 필요성이 언급된 여의도연구소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당내 의원들의 동요가 거세지고 있다.

 

고령·다선 의원들 "영남 물갈이론은 적반하장"

 

특히 친박계 고령·다선 의원들이 주로 포진해 있는 영남권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영남 물갈이론은 망령"이라는 주장도 터져나오고 있다.

 

친박계 4선인 이해봉(대구 달서을) 의원은 9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신한국당 시절부터 총선이 가까워오면 '영남 물갈이론'이라는 해괴망칙한 논리가 적반하장격으로 거론돼 왔다"며 "영남 의원들이 공짜로 한나라당 지지도를 업고 당선됐느냐, 피눈물 나는 노력이 있었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냈다.

 

이 의원은 물갈이는 수도권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정당정치는 숫자 정치고 (내년 총선에서) 숫자에서 지면 대선도 끝나는 것"이라며 "여야가 아슬아슬하게 맞서는 경합지역인 수도권에 참신하고 신망받는 인사들을 공천해야 당선될 수 있고 많은 숫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안정적인 영남 지역에 갈아끼워본들 어차피 당선되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한나라당에 무슨 이익이 있겠느냐"며 "한나라당의 기반은 영남지역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여의도연구소 보고서에서 언급된 '고령 의원 출마 포기 필요성'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민주당 의원 평균 연령이 57.7세로 56.2세인 한나라당보다 1.5세 더 많은데 왜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웰빙, 늙은 정당으로 보느냐,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정책에 원인이 있다"며 정책 쇄신을 주장했다.

 

남경필 최고위원도 "나이만으로 공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밝혔다.

 

유승민 "수도권과 영남, 공천 기준 달라야 할 이유 없어"

 

대구 동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도 가세했다. 유 최고위원은 "연령, 지역, 선수가 공천기준이 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수도권과 충청, 영남의 공천 기준이 달라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유 최고위원은 "얼음 같이 투명하고 차가운, 당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누구도 성역이 될 수 없는 공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최고위원은 여의도연구소 보고서 유출을 문제삼기도 했다. 그는 "여의도연구소가 공천을 하는  곳도, 공천 기준을 만드는 곳도 아닌데 문건이 고의적으로 유출됐다면 당 공식기구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어떻게 보고서가 유출됐는지 조사해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공천 물갈이론'을 둘러싼 중진 의원들간 가벼운 말씨름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대적 물갈이론을 주장하고 있는 정몽준 전 대표는 "최근 당 쇄신안을 놓고 의원들이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안타깝다"며 "중진 의원들이 당의 화합과 변화를 위해 의원들과 더 많은 대화의 시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친박계 4선인 이경재 의원은 "정 전 대표가 공천개혁, 물갈이론 등을 덮어두고 화합해야 한다고 했는데 좋은 말"이라며 "그런데 밖에서, 언론 인터뷰에서는 그렇게 이야기 안해서 이상하다"고 일침을 놨다.

 

이날 오후 당 쇄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리는 의원총회에서도 '물갈이론'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영남·고령·다선 의원들과 쇄신파 및 수도권 의원들의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11.11.09 12:32ⓒ 2011 OhmyNews
#한나라당 #이해봉 #총선 물갈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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