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의 경산삼성병원이 옛 경상병원을 인수하면서 고용보장합의서 이행여부와 관련, 일부 노조원의 고용을 거부한 가운데 노조원들이 농성에 들어갔다. 농성 540여 일이 지났지만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으며 노조분회장 등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지난 16일 경상병원노조 신은정 분회장과 김헌주 경북일반노조 부위원장은 경상병원 사태의 해결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 자리에서 신은정 분회장은 "아침에 두 아이들에게 담담하게 '잘 다녀오겠다'는 말을 하고 나왔다"며 "상식이 안통하는 사회에서 엄마가 곡기를 끊어야 하는 현실을 차마 말 할 수가 없었다"고 울먹였다.
이들은 경산삼성병원이 대화조차도 거부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경상병원을 인수할 당시 약속했던 고용보장합의서를 이행하는 것만이 사태를 해결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산삼성병원은 이들과의 대화를 전면 거부할 뿐만 아니라 경산시와 일부 시의원들의 면담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옛 경상병원 노조는 경산삼성병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것이 병원측의 입장이다. 또한 병원 리모델링을 방해한 사람은 고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고용합의서에 명시되어 있고, 고용하지 않은 사람들은 병원 리모델링을 방해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노조원들은 병원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540일이 넘도록 매일 출근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저녁에는 촛불문화제를 열고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10월 26일 부터는 노숙농성에 들어갔고 릴레이농성도 10여 일을 넘겼다. 급기야 목숨을 건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전락 민주노총 경북본부장은 "살기 위해 죽음의 길로 들어설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서글프다"며 "반드시 사태해결을 위해 모든 역량을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이정현 의료연대 대구지부장도 "생명존중을 해야 할 병원이 살인과 다름없는 해고를 한 데 대해 100일동안 108배를 하면서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이젠 목숨을 건 투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2011.11.17 16:16 | ⓒ 2011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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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 안 통하는 현실에 엄마는 곡기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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