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에도 떨어지는 '행복도'를 채워드립니다

[서평] 포교원장 혜총스님이 쓴 <공양 올리는 마음>

등록 2011.11.21 15:08수정 2011.11.2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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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른 사람에겐 한 바가지의 물이 최고고, 배고픈 사람에겐 한 술의 밥이 보배입니다. 몸이 아픈 사람에겐 병을 났게 해줄 약이 최고고, 헐벗은 이에겐 옷이 최고입니다. 

 

같은 물이라도 물가에 사는 이에겐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같은 밥일지라도 배부른 사람에겐 크게 소용이 없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같은 약에 같은 옷일지라도 건강하고 좋은 옷을 입고 있는 사람에게 별 소용이 없을 겁니다.

 

목이 마를 때 우물을 만나고, 배가 고플 때 밥 한 그릇을 선뜻 내줄 인심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우리네 인생은 그렇지 못합니다.

 

이럴 때 필요한 사람이 필요할 것을 골라 쓸 수 있도록 물과 밥, 옷과 약은 물론 길 가던 나그네가 간식정도로 따 먹을 수 있는 원두까지 모든 것이 한 곳에 모아져 있는 곳이 있다면 더 없이 좋을 것입니다.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장을 역임한 혜총 스님이 짓고 불광출판사에서 펴낸 <공양 올리는 마음>은 물과 밥, 약과 옷가지는 물론 간식으로 먹을 수 있는 여유까지 골고루 담고 있는 불서 만물상입니다. 

 

103편의 글에 103종의 필요한 것들이 들어 있습니다. 사는 게 목마른 사람에겐 인생에 감로수가 될 우물 같은 내용, 마음이 헐벗은 이에겐 허전한 마음을 덮을 수 있는 비단옷 같은 내용입니다.

 

읊조리고 새기다 보면 부처님 말씀

 

탐욕에 쪄든 사람에겐 욕심을 덜어내게 하는 하심의 글, 어리석은 사람에겐 어리석을 깨우쳐주는 지혜의 글, 툭하면 화를 내는 사람들에겐 화내는 마음을 다스리는 깨우침의 등불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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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 올리는 마음> 표지 사진 ⓒ 불광출판사

<공양 올리는 마음> 표지 사진 ⓒ 불광출판사

"대왕마마, 온 땅을 쇠가죽으로 덮는 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온 세상 소를 다 잡아도 그렇게 못합니다. 그러나 제게 폐하께서 발에 먼지를 묻히지 않고 다니시게 할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폐하의 발을 쇠가죽으로 보호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것으로 폐하의 발을 잘 싸고 다니면 먼지도 묻지 않을 것이고 상처도 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략) 이렇게 해서 구두가 생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 <공양을 올리는 마음> 162쪽 -

 

부적절한 시기에 재물을 구하면 여섯 가지 재난이 있으니 첫째는 자신을 보호하지 못하고, 둘째는 재물을 보호하지 못하고, 셋째는 처자식을 보호하지 못하고, 넷째는 남의 의심을 받으며, 다섯째는 많은 괴로움과 근심이 생기고, 여섯째는 남의 비방을 받는 것이다. - <공양을 올리는 마음> 183쪽 -

 

어찌 읽으면 동화 같고, 어찌 보다보면 짧은 에세이처럼 눈과 가슴에 착착 감기지만 뜻을 읊조리고, 내용을 새기다 보면 부처님의 말씀입니다. 목마른 사람에겐 물, 배고픈 사람에겐 밥, 몸이 아프거나 헐벗은 사람에겐 약이 되고 옷이 될 처방전 같은 내용입니다.

 

소설처럼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저자인 혜총 스님께서 살아오시면서 겪고, 듣고, 깨들은 것을 소소하게 엮은 경험의 글, 가르침의 글, 지혜의 글, 깨우침의 글, 사는 이야기의 글입니다.

 

자식들이 배가 고프다고 칭얼거려도 거친 음식을 먹여야 할 땐 반드시 으깨어 먹이는 어미들처럼 힘들고 거칠 수도 있는 이야기를 동화처럼 재미있고, 에세이처럼 부드럽습니다.    

 

목마르면 물마시고 배고프면 주먹밥 한 덩이를 꺼내먹고, 고개를 넘고 돌다리를 건너며 두런두런 산천을 구경하듯이 한편 한편을 읽다보면 어느새 103편의 글, 필요한 것들을 그때 그때 채워 줄 103편의 글이 마음의 바랑에 담깁니다.

 

행복한 삶을 진수성찬으로 차려 줄 산해진미 같은 103편의 이야기

 

행복과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애드 디너 교수가 2005년에 130개국 13만72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행복 여론조사를 분석한 연구 결과에서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중간인 5.5점보다도 약간 낮은 5.3점으로 평가되었다고 합니다.

 

애드 디너 교수는 그렇게 열심히 쫓아다녔는데도 세계에서 가장 못 사는 아프리카 '짐바브웨'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행복도가 낮은 까닭에 대해 정곡을 찌르면서 행복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돈이 있으면 행복할 것'이라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지나치게 물질 중심적이고,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가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공양을 올리는 마음> 340쪽 -

 

애드 디너 교수의 연구결과와 분석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사람들이 갈구하는 행복은 돈이 아니라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이 우선입니다. 제 아무리 풍조하게 살아도 마음이 갈증을 느끼고, 마음에 기근이 들면 행보할 수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혜총 스님이 <공양 올리는 마음>을 통해 들려주시는 이야기를 이렇게 읊조리고 저렇게 새기다 보면 마음의 갈증을 해갈 해 줄 감로수, 배고픈 마음을 포만감으로 채워 줄 진수성찬 같은 행복이 일상에 산해진미처럼 널려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감로수 같은 내용으로 해갈하고, 산해진미 같은 지혜로 살아가는 삶은 하루하루가 진수성찬 같은 행복 일수도 있습니다.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진수성찬 같은 행복이라면 만족도와 행복감으로 너울춤이라도 출 듯합니다.

 

혜총 스님 쓰고 불광출판사에서 펴낸 <공양 올리는 마음>에 행복감과 만족도가 너울춤을 추게 할 지혜, 행복한 삶을 진수성찬으로 차려줄 산해진미 같은 103편의 이야기가 소복하게 담겨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공양 올리는 마음>|지은이 혜총음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1.11.3 | 13,000원

2011.11.21 15:08 ⓒ 2011 OhmyNews
덧붙이는 글 <공양 올리는 마음>|지은이 혜총음 | 펴낸곳 불광출판사 | 2011.11.3 | 13,000원

공양 올리는 마음

혜총 스님 지음,
불광출판사, 2011


#혜총 스님 #불광출판사 #공양올리는마음 #짐바브웨 #행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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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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