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FTA 가 되면 먹고 살기 나아지나요?

등록 2011.12.09 20:36수정 2011.12.09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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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2일 평소대로 집에 돌아가니 9시 뉴스를 하더군요. 그런데 체리를 싸게 사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뜻밖의 뉴스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묘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사실 우리네 서민들은 이런 뉴스를 접해도 그저 "저거하면 먹고 살기 나아지는 건가? 월급은 좀 올라가려나?"라고 생각할 뿐인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아서 FTA에 관해서 질문 좀 드리려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반드시 필요한 올바른 정책입니까?

정부나 여당 관계자 뿐만 아니라 일부 야당 관계자도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수출지향적 정책으로 발전해왔으므로 이러한 자유무역협정은 기본적으로 타당한 것이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런데 그 '수출지향적 경제정책'은 아무런 문제가 없는 정책입니까? 그리고 우리나라에 아직도 적합한 경제정책인 겁니까? 40대 중반인 제가 어려서부터 "지나치게 높은 대외의존도 때문에" 라는 말은 정말 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수없이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발상을 전환해서 '지나치게 높은 대외무역의존도'를 해결할 방법을 생각할 때 아닐까요? 그런데 내수시장을 키워야 한다는 경제학자들의 주장은 좀처럼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는 인상을 받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수출지향적 경제정책의 최대 수혜자가 누구입니까? 몇 년 전 환율이 오를 때 정부가 나랏돈으로 환율을 방어해줘 가장 큰 수혜를 받은 것은 재벌 아닙니까? 대신 서민은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에 홍역을 치뤄야 했지요. 낙수효과라는 말로 국민을 현혹시키지 마십시요. 부자를 더 부자가 되게 하면 결국 모두 잘 살게 될 것이라고 했는데, 결국 재래시장도, 자잘한 공구나 문구류 납품하는 일도, 극장 앞 목 좋은 자리에서 커피장사를 하는 것도 전부 대기업에 빼앗긴 게 현실 아닙니까?

또한 수출하면 세계화라는 말이 부록처럼 따라 붙습니다. 그런데 그 세계화의 의미가 무엇입니까? 오렌지를 어륀쥐라고 해야 하는게 세계화라면 그나마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결국 시장개방 아니었습니까? 우리가 파는 만큼 어느 정도 사줘야 한다. 그러려면 시장을 열어야 한다. 그 중에도 특히 자본시장을 열어야 외국인 투자가 활성화 된다. 그래서 자본시장을 개방한 결과가 무엇이었습니까? IMF 아니었습니까? 그때 우리 국민이 얼마나 힘들었습니까?  그리고 그 때 우리 기업들 다 넘어간다고 하면서 노동시장이 유연해져야 한다는, 뜻도 잘 모를 말로 국민을 현혹시켜서 비정규직이라는 것을 만들었지요? 문제는 아직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FTA가 되면 비정규직이 줄어듭니까? 늘어납니까? 청년 실업이 100만 이라는데 줄어드나요? 오바마 대통령이 FTA로 일자리를 수입하겠다고 했다는데 그건 무슨 말입니까?

정당한 절차로 올바르게 추진된 정책입니까?


정책의 문제를 제외해도 협상과 비준과정은 어땠습니까? 미국과의 FTA 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로 '4대 선결조건'을 다 들어줬습니다. 스크린 쿼터 축소, 미국산 소고기 수입재개, 자동차 배출가스 허용, 의약품 관련 투명성 제고 다 들어주지 않았습니까? 그러고도 협상을 하면서 국민들에게 협상 내용을 성실히 공개했습니까? 재협상은 안 한다고 했던 것 같은데, 중간에 내용이 바뀐 건 재협상은 아니고 재협의였습니까? 협상이 완료되고 나서는 정확하게 번역을 했습니까? 경제적 효과를 정확하게 제시하였습니까? 독소 조항이라는 것들의 해악과 대책을 정확하게 설명했습니까? 왜 다른 나라에서 하지 않는것도 우리는 해야 하는거지요? 도대체 미국이 비준하고 나서는 쫒기듯 밀어 부친 것 말고 협상도 비준 준비도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국민에게 판단 할 틈도 주지 않고 서둘러야 할 만큼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비준과정과 그 후의 대응은 어떠했습니까? 비준은 예산국회를 앞두고 군사작전을 방불케 전격적으로 그것도 비공개로 날치기를 했습니다. 도대체 국내법도 아니고 국가 간 협정을 날치기하면 어떻게 합니까? 우리나라의 국격은 어떻게 되나요? 그리고 이 사안이 비공개로 진행할 사안입니까?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알권리는 어디로 간 것입니까? 야당에서 문을 부수고 들어가지 않았으면 아직도 누가 찬성을 했는지 반대를 했는지 국민은 몰랐을 겁니다.


국민들은 분개했습니다.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FTA를 반대한다는 소리를 높였습니다. 그것을 이 추운 겨울에 물대포로 진압하고, 시위대 속으로 정복을 입은 경찰서장이 걸어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대응해서야 설사 이 결정이 나라를 위한 정당한 것이었다고 해도 국민의 동의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누군가는 지금이라도 국민에게 전후를 설명 하셔야 하는것 아닙니까? FTA가 되면 정말 우리 먹고 살기 나아집니까?
#FTA #정책결정 #정책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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