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악한 <조선>의 절규 "박근혜 마음 비워!"

[주장] 속내는, "그래야 '조선일보'가 산다" 아닐까?

등록 2011.12.13 17:16수정 2011.12.1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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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은 12월 13일자 38면에 <박근혜, 마음을 비울 때>라는 칼럼에서 "(박근혜의원)에게 보수우파 정치 구하기 위해 '대통령의 꿈'까지 포기하고 총선 올인하면 살아날 길 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은 12월 13일자 38면에 <박근혜, 마음을 비울 때>라는 칼럼에서 "(박근혜의원)에게 보수우파 정치 구하기 위해 '대통령의 꿈'까지 포기하고 총선 올인하면 살아날 길 있다"고 말했다 조선닷컴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은 12월 13일자 38면에 <박근혜, 마음을 비울 때>라는 칼럼에서 "(박근혜의원)에게 보수우파 정치 구하기 위해 '대통령의 꿈'까지 포기하고 총선 올인하면 살아날 길 있다"고 말했다 ⓒ 조선닷컴

박 전 대표가 내려야 할 결정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어렵고 무겁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가 이제 어떤 모습으로든 그동안의 '은둔'과 '수첩'과 '공주의 성(城)'에서 밖으로 나오는 것은 불가피해졌다.

 

절규에 가깝다. <조선일보>가 이토록 한 정치인을 향해 온힘을 다해 칼럼을 쓴 적이 있는가 할 정도로, 단어 하나하나로 형성된 문장은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에게 당신을 던져야 보수우파 정치가 살 수 있다고 읍소하고 있다.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은 13일자 38면 <박근혜, 마음을 비울 때>라는 제목 칼럼에서 "중요하고 핵심적인 것은 '박근혜'가 변할 것이냐는 데 있다"며 "'박근혜'가 변하지 않는 한, 한나라당의 그 어떤 변화도 형식적이고 절차적이고 표피적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한나라당 안에서 제기되는 "비대위, 전당대회, 외부영입, 전권(全權)이라는 등의 문제는 방법론일 뿐"으로 땜질식일뿐 한나라당과 보수우파를 살리는 본질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 방법은 무엇인가?  "그가 당을 살리고 보수우파를 재결속시켜 위기에 처한 한국 정치를 구하려면 먼저 자신을 던져야 한다"며 "그것은 대선주자로서 자신의 입지를 일단 접고 무욕(無慾)의 차원에서 당과 보수를 결집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했다.

 

"대선주자로서 자신의 입지를 일단 접"으라는 김 고문 충고에 과연 박근혜 의원이 귀를 열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는 단호하게 말한다. "다시 말해 그가 대선주자로 남아 있는 한, 그가 어떤 쇄신책을 갖고 당에 진입한들 그는 여전히 한쪽 계파의 수장이고 대권 경쟁자 중의 한 사람일 뿐이다. 그 한나라당은 아마도 지금보다 더 허우적거릴지도 모른다"고했다.

 

박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목적이 머리에 맴돌거나, 마음을 지배하면 할 수록 한나라당은 헤어나지 못할 것이며 결국 박근혜 '대통령'도 접어야 한다는 충고다.

 

즉 당을 구하고 총선에 올인하면 그는 다시 '대선'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얻은 '자리'는 어제의 어정쩡하고 불확실한 자리가 아니라 보다 확실하고 보장받은 자리로 바뀔 것이라는 얘기다.

 

정말 <조선>은 영악하다. 보수우파 정치를 살리고, 한나라당을 살리고, 박근혜도 살린다고 하면서 단 한마디도 <조선일보>를 살리는 일이라고 하지 않는다. 솔직히 지금 정치환경이 내년 총선까지 이어지면 한나라당은 필패는 물론이고, 보수우파 대통령도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 이는 <조선일보>로서는 생각도 하기 싫은 정치 지형 변화인 것이다.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당+통합시민당 그리고 통합진보당이 승리하면 <조중동> 명줄을 진 '종편'운명이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도 시청률 0.5%대로 처량한 신세가 됐는데 의회권력과 정권이 바뀌면 이명박 정권이 헌납한 '뼛속까지 특혜'가 하루 아침에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로서는 한나라당이 살고, 박근혜가 살아야 자신들도 살 수 있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박근혜 의원을 향해 말한다.

 

"당은 엉망인데 개인의 인기가 있다고 해서 혼자 대통령이 될 수 없는 노릇이고 된다 한들 그 자리는 사상누각이나 다름없다. 한나라당은 필패(必敗)고 박근혜가 평행이동한 한나라당도 역시 필패다. 그나마 성공의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그가 마음을 비우고 살신성인하는 경우뿐이다."

 

이제 박 의원에게 '살신성인'을 요구하기에 이른다. <조선일보> 절박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김 고문 마지막 글이 의미심장하지만 <조선일보> 한계를 제대로 보여줬다.

 

박 전 대표는 많이 만나고 깊이 생각하며 멀리 내다보고 결정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정이 당을 구하고 보수를 결집하며 정권을 재창출해서 전 세계가 요동치는 격변의 2010년대에도 건강하게 살아남는 대한민국을 일궈내야 한다.

 

박 의원이 살신성인하면 한나라당을 살리고, 보수정권을 재창출할 수 있고, 그 보수정권이 건강한 2010년대를 열어갈 수 있다고 믿는 것이다. 그럼 이명박 정권은 보수우익 정권이 아니었는가. <조선일보> 보수우익 언론이 아니던가. 보수정권이 대한민국에 희망을 주지 못했고, 그 중심에는 <조선일보>가 있음을 사람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박 의원 역시 이명박 정권 한 축이었다. 이런 박 의원에게 목매고 있는 <조선일보> 자기 살려는 발부둥치는 모습 참 애절하다. 종편 시청률 0.5%대가 바로 박근혜와 <조선일보>의 미래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1.12.13 17:16ⓒ 2011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박근혜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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