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집 음반 지난 8월 발매된 3집 음반 '무지개 내린 날개 위의 순간'
그의 따뜻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노래들로 채워져있다.
미러볼 뮤직
- 요즘 어떻게 지내나? "늘 똑같다. 공연 다니고 3집 음반 <무지개 내린 날개위의 순간>도 발매했다. 서울 홍대 쪽에서 음반발매 기념 콘서트도 가졌다. 이번 콘서트는 3집 발매 이후 대구에서 공연을 못해 부랴부랴 준비했다. 장황하게 보여주기보다는, 나의 생소리를 좋아하는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다. 시대가 우울하다보니 그냥 우울한 사람들끼리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노래도 부르면서 차분하게 연말을 보내고 싶다.
원래 12월부터 홍대 클럽에서 공연을 자주 하려고 했는데, 1월쯤에나 팬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홍대 클럽이 워낙 많이 변해 내 성향에 맞는 클럽을 찾는데 힘들었다. 초청공연만 다녀서 존재감이 조금은 약해진 것 같은데, 이제는 팬들을 만나는 기회를 자주 만들려고 한다. 초청공연도 열심히 할 생각이다."
- 2집 발매 이후 3집 발매까지 6년 걸렸다. 꽤 긴 시간이다."게으른 게 병인 것 같다. (웃음) 2집 발매 당시 반응이 좋아서 뭔가 된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도 주위에서 많이 들었다. 활동하지 않은 것 같지만 전국적으로 초청 공연을 많이 다녔다. 중앙방송을 안타서 그런 듯하다. (웃음)"
- 기획사 등에 소속돼 활동할 의향이 있나? "기회가 된다면 하겠다. 하지만 내가 생각해도 '나 같은 가수를 쓰겠나'라는 생각이 든다. 실력 때문이 아니라, '내가대중적으로 경력이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 기획사 같은 곳은 대중적으로 좀 더 미래지향적인 가수를 택하지 않을까. 몇 년 전부터 열심히 하는 가수를 모아서 기획사를 만들어 볼 생각도 해봤다. (웃음) 사실 어떤 기획사에서 의뢰도 받았지만 내 성향하고는 차이가 있는 노래였다. 내가 가진 영역까지 잃어버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중간에 그만 뒀다."
- 작사 작곡을 본인이 직접 하고 있다. 멋진 일이다. 어디에서 감흥을 얻고 작업하나?"숙제 같으면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음악을 일처럼 느꼈다면 도태됐을 것이다. 음악이 나오면 작업을 하는 것이고, 나오지 않는다면 내 스스로가 그만둘 것이다. 그것이 팬들에게 사기를 안 치는 거다. 노래하기 이전에 창작자이고 싶다.
작품은 순간순간 갑자기 떠오를 때가 있다. 아플 때 떠오르면 아픈 몸을 이끌고 곡을 써야 하는데, 그게 참 힘들다. 정신적으로 힘들 때 사람의 근원에 대한 고민을 한다. 주로 그것을 곡으로 옮긴다. 어릴 적부터 현상적인 것보다는 근원적인 것에 심취했다. 몸이 괴롭고 힘들 때 인간의 근원적인 것을 생각하게 되고 그럴 때 창작이 잘 된다.
공연할 때 '노래하는 박창근입니다'라고 소개한다. '내가 해야 할 얘기를 내가 노래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작업하는 게 맞다고 본다. 가끔 곡을 준다는 분들도 있는데 내가 지향하는 방향과는 맞지 않거나, 다른 곡들과 맞지 않는 경우가 있어 선택하지 않는다."
- 3집에 무엇을 담고 싶었나? <나랑 잘래?>라는 노래가 있다. 박창근씨 답지 않게 제목이 다소 선정적이다. 어떤 얘기를 하고 싶었나? "사람의 기본적인 욕망인 의식주와 성욕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무엇을 택할지 궁금했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나온 노래가 <나랑 잘래?>다. '서로가 영혼의 교감을 한다면 아무것도 먹지 않고 며칠을 함께 지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곡으로 나왔다. 만들어놓고 보니 '사람마다 가지는 상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상실감이 늘 한 구석에 존재한다. 그게 뭔지 항상 궁금하기 마련이다. 이번 3집에 수록된 곡들이 '나 정말 아프다'하면 '너도 아프냐?'라는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면 좋겠다. 상실에 대한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상실에 대한 공감을 함께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