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단 파견도 '상호주의'

MB정권, 김정일 조문 "노무현재단 불허"는 비상식

등록 2011.12.21 08:43수정 2011.12.2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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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숨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장례기간 중 조문단에 많은 의견들이 분분한 가운데 정부가 결론을 내렸다. 우리 정부는, 정부차원의 조문단 파견은 하지 않지만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족 및 고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유족의 방북은 허용키로 했다. 그런데 노무현 재단측 조문단 파견은 불허했다.

노무현재단 "조문단파견"&통일부 "노무현 재단 안 돼"

20일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이희호 이사장과 현정은 회장만 조문이 허락된 이유에 대해 "현 남북관계 상황과 국민 정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또 이들의 방북은 과거 북한으로부터 조문단이 온 데 대한 '답례' 차원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유족'에게만 허락된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보도했다.

참 아쉽다. 노무현 재단은 20일 노무현재단 대회의실에서 이번 김정일 국방위원장 서거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히고자 참여정부 통일외교안보 장·차관 및 청와대 보좌관 긴급간담회를 개최gk고 조의문과 함께 조문단 파견을 정식으로 정부에 건의했기 때문이다.

"현재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키고 남북관계의 미래를 생각하여 정부가 이번 김정일 국방위원장 서거에 대해 조의를 표명할 필요가 있으며, 나아가 정부 차원의 조문단을 파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노무현재단도 조문단을 파견하기로 하였으며, 재단의 협조 요청에 대해 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해줄 것을 기대한다."

조문단 파견도 '상호주의'인가

노무현 재단 조문단 파견을 정부에 검토해줄 것을 요구했는데도 MB정부는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통일부는 과거 북한으로부터 조문단이 온 데 대한 '답례' 차원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유족'에게만 허락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정권은 그동안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지원하겠다', '천안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을 사과해야 대화를 하겠다'는 철저한 상호주의였다. 이 상호주의는 남북관계를 더 악화시켰고, 김정일 죽음으로 이명박 정권하에서는 정상회담이 불가능하게 됐다. 그런데 조문단 파견마저 '상호주의'다.

할 말을 잃었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때 북한 당국이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당시 북한은 미사일 실험을 했다. 김정일도 정상회담 파트너였던 노무현 대통령 서거 정국에 미사일까지 발사해놓고 조문단을 파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다. 남쪽은 전직 대통령 서거, 북쪽은 미사일 발사하는 한반도는 한 마디로 안개속이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조의문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김정일 위원장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회장을 조문단으로 가는 것을 허락했다면 당연히 노무현 전 대통령 측도 허락하는 것이 맞다. 비록 노 전 대통령은 서거했지만 정상회담에 동행했던 전직 고위관료들이 회의 끝에 조문단 파견을 요구했다면 허락하는 것이 상식이다.

노무현 재단 조문단 파견은 상식

무엇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7년 10월 고 김정일 위원장과 2차 남북정상회담을 했기 때문이다.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은 김대중-김정일 정상회담때보다 진전된 결과를 낳았다. 하지만 이명박 정권은 이를 이어받지 않았고, 지금 남북관계는 파탄났다.

노무현-김정일 정상회담 결과인 '10.4선언'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절호의 기회를 살리는 계기가 바로 노무현 재단 조문단 파견이다. 그런데 이를 불허했다. 이명박 정권은 상식적인 판단만 했어도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회장만 허락하고, 노무현 재단은 불허하는 어처구니 없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남북정상회담 파트너였던 세 사람이 모든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 조의를 표할 수 없다. 남은 유족들이 조문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문단 파견 자체를 불허했다면 모를까? 한쪽은 허락하고, 한쪽은 불허하는 이 비상적이 결정을 보고 누리꾼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누리꾼 "MB, 노무현 열등감 있나"

다음 누리꾼 '행복한사람'은 "노무현 대통령도 민족화합 교류협력에 공로가 크므로 노무현재단의 방북조문도 허용되어야 마땅하다."며 노무현재단측 조문단 파견을 허락하라고 촉구했다. '바꾸고싶다'도 "왜? 허용하지 않는 것일까? 노무현 정부 때도 북한과의 평화 관계를 위해 많은 노력들을 기울여 왔는데 왜 막는 것일까? 이명박 정부만 안 가면 되는데.."라며 아쉬워했다.

특히 'matt****'는 "왜?? 노무현 재단은 안 되나? 이명박 대통령은 아직도 노무현 열등감에 시달리나?", 'Alan****'도 "이건 둘 중의 하나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 지독한 컴플렉스가 있던지, 아니면 극복 불가능한 공포심이 있던지...너네는, 정말 방법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트위터 'Yeokgyom****가 "노무현재단은 왜 불허하는가?? 10·4선언의 정신을 되살리고 남북관계를 화해모드로 전환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는 조언을 이명박 정권은 새겨야 한다.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 사망때 김영삼 정부와는 다른 결정을 하고, 성탄트리도 유보한 것은 두 손들고 환영한다. 하지만 노무현 재단 조문단 불허는 2%는 부족한 것이고, 상식에 어긋한 결정이었다. 재고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조문단 #노무현재단 #통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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