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을 반대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이 책을 권한다

[서평] <대칭과 아름다운 우주>

등록 2012.01.10 17:44수정 2012.01.1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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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반가워요. 저는 여러분들께 재미있는 동화를 들려줄 '쌍칼'이에요. 오늘은 아주 재미있는 <콩쥐팥쥐전>을 들려줄게요. 옛날 아주 먼 옛날, 콩쥐가 살았어요. 콩쥐는 아주 착했는데, 이뻐~! 착하면서 또 이쁘기까지 해~! 몸매까지 8등신이면서 조화로워~!

그러다가 콩쥐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못된 계모가 들어왔는데, 계모가 콩쥐보다 더 이뻐~! 얼굴은 또 딱 대칭이고, 우와~ 에스 라인이야~! 게다가 시크한 악녀 스타일이야~! 그러던 어느 날, 콩쥐는 계모에 의해 돌밭매기와 밑 빠진 독에 물채우기를 하게 됐는데, 돌밭 매던 도중 콩쥐는 돌에 걸려 넘어졌는데, 우와~!


그러다가 황소와 두꺼비의 도움으로 사또의 잔치에 가게 됐는데, 그곳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다 이뻐~! 금요일 홍대수준이야! 그렇게 콩쥐와 사또는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와아~!"  (<개그콘서트-사마귀유치원>의 '쌍칼' 코너를 한 번도 시청하지 않으신 분은 재미가 대폭 감소할 수 있습니다.

과연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고전소설인 <콩쥐팥쥐전>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김태희나 김희선처럼 완벽한 미인의 조건을 모두 갖춘 초절정 보석미녀였을까? 일단 쌍칼아저씨의 주장대로라면 충분히 일리가 있다. 시대와 사회를 초월한 아름다움의 보편적 기준은 없지만, 적어도 수학적으로는 언제 어디에서나 통하는 보편적 기준을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칭성'이 그 중 하나이다. 대칭은 오래 전부터 아름다움의 우선 조건이었다. 성형학에서도 좌우 대칭일 때 가장 아름다운 신체 부위로 얼굴을 꼽는다. 가장 아름다운 얼굴은 완벽한 대칭이라는 견해도 있다. 당연히 얼굴뿐 아니라 몸매도 좌우 대칭인 이성들에게 더 매력을 느낀다. 결국 예쁘다는 건 얼굴이 대칭이면서 전체 윤곽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비록 수학적으로 접근하지 않더라도 대칭성은 생물학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생명체에게 있어서도 대칭은 하나의 진리다. 입에 연필을 물고 거울 앞에 똑바로 섰는데도 연필이 한 쪽으로 기울거나, 사진을 찍을 때 특정 각도에서 찍은 사진이 더 마음에 든다면 당신은 일단 마이너스 점수부터 먹고 들어갈 확률이 높다. 누가 봐도 대칭이 가장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상태이기 때문이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빛깔도 빛깔이지만 구조적으로 균형 있게 아름답기 때문이다. 꽃은 대칭을 이뤄 가운데를 중심으로 반으로 접으면 좌우가 일치한다. 구조적으로 대칭과 균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꽃의 빛깔이 화려해도 결코 아름다워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또 왼쪽과 오른쪽이 똑같은 나뭇잎이 아름답고, 눈의 결정이 아름다운 것도 정육각형 구조와 완벽한 균형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a  원서명 : SYMMETRY and the beautiful universe, 지은이 : 리언 레더먼 · 크리스토퍼 힐, 옮긴이 : 안기연, 쪽 수 : 464쪽, 출간일 : 2012년 1월 2일

원서명 : SYMMETRY and the beautiful universe, 지은이 : 리언 레더먼 · 크리스토퍼 힐, 옮긴이 : 안기연, 쪽 수 : 464쪽, 출간일 : 2012년 1월 2일 ⓒ 도서출판승산

'대칭은 자연법칙에 관한 현대적이고 혁명적인 사고방식이다. 뇌터의 정리는 역학과 대칭을 긴밀하게 엮어 놓는다. 뇌터의 정리는 자연의 깊숙한 바탕에 자리 잡은 대칭의 결과로 나타난 힘과 역학에 관한 근본적인 설명이다.

그것은 확실히 지금껏 증명된 가장 중요한 수학적 정리로서 현대 물리학 발전을 이끌었기에, 어쩌면 피타고라스의 정리와 동등한 위치에 놓을 수 있다. 그것은 수학의 영역만이 아닌, 물리계 전체에 관한 의미심장한 진술이다.' (본문 93쪽)


대칭은 물리학자들이 자연현상을 기술하는 기존 이론의 모순을 찾아내고 더 궁극적인 심오한 원리를 어떤 과정을 통해 발견해내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주제라고 확신한다. 당신이 물리학자이건 수학자이건, 시인이건 예술가이건, '실재에 대한 자신들의 기대와 실재 자체를 혼동'하지 말고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자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자연현상 뿐만 아니라 인간생활의 법칙이나 정부의 정책도 자연법칙과 '대칭'의 테두리 안에서 펼쳐져야 아름답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MB정부의 발전정책은 대칭의 원리에 따른 균형 발전 위주로 전개되어 왔을까?

우선 물리적 개발과 인프라 건설에 편중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각종 프로젝트를 통한 인프라의 공급, 4대강 정비 사업을 통한 대규모 예산 투입과 수변지역 개발, 지역혁신체계와 관련된 조직과 예산의 감축 등을 통해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또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하천정비 사업이란 명칭을 거쳐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변경되어 추진됐다. 수질 개선, 수자원 확보, 홍수 예방 등의 목표를 제시하고 있지만, 천문학적인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국민의 반대의견을 반영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의사결정, 타당성 검토, 예산 편성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대칭'은 모든 법칙에 관한 현실적이고 궁극적인 사고방식이다. 재해예방 사업이라 하여 국가재정법상의 예비타당성 조사마저 생략하며 추진되고 있지만 4대강 본류유역이 긴급재난이 발생할 만큼 시급한 사업인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 

a  자연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서술이라고 할 수 있는 기본 법칙들은 모두 '대칭'을 바탕으로 한다.-본문중에서

자연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서술이라고 할 수 있는 기본 법칙들은 모두 '대칭'을 바탕으로 한다.-본문중에서 ⓒ 김학용


이 책의 주제인 '대칭'의 중요성과 아름다움은 두 번째 패러다임, 아인슈타인으로부터 시작된 특수 상대론적 세계관에서 대두된다. 이 관점을 따르면 물체의 운동과 상태를 결정하는 핵심 개념은 대칭이며, 이러한 힘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도 설명할 수 있다.

자연이 대칭성을 가진다고 가정하면 필연적으로 특정한 형태의 힘만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된다. 이 관점에서 자연은 더욱 우아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보인다. 이 우주에 존재하는 대칭이 우리에게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귀중하고 꼭 필요한 견해가 담겨있다.

참된 대칭의 법칙이 우리에게 어떻게 구현되어야하는지 MB의 일독을 꼭 권한다. 퇴임 전, 자연법칙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에 함께 경탄하고 이를 가능하게 한 인간의 지적 성취에 대한 자부심을 공유하는 기회를 가지길 바란다. 여기, 저자 리언 레더먼 · 크리스토퍼 힐이 던진 조언을 옮겨 적는다.

'대칭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자연이 디자인한 수많은 패턴 속에서 무수히 많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대칭은 음악, 춤, 시, 건축 등 모든 형태의 예술에서 핵심 요소이며, 주요하고 결정적인 주제가 되곤 한다. 대칭은 모든 종류의 과학에 스며 있으며 화학, 생물학, 생리학, 천문학에서는 확고한 지위를 누린다. 대칭은 물질의 구조라는 내적 세계, 우주라는 바깥 세계, 수학이라는 추상 세계에 걸쳐 두루 존재한다. 자연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서술이라고 할 수 있는 물리학의 기본 법칙들은 대칭을 바탕으로 한다.' (본문 17쪽)

대칭과 아름다운 우주

리언 레더먼.크리스토퍼 힐 지음, 안기연 옮김,
승산, 2012


#승산출판사 #대칭 #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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