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책 겉표지
황금가지
21세기 초미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시리즈를 기억할 것이다. 이 시리즈의 핵심 교훈은 '지연된 만족'이었던 것도 물론 기억하고 있을 것. '돈을 버는 족족 모조리 써버리지 말고, 그 돈을 잘 활용(?)하면 더 큰 만족에 이를 수 있다'는 이 단순한 교훈은 IMF 구제금융 이후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어진 사람들에게 구원의 메시지로 다가왔다.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간에 '벌자마자 다 빠져나가 버리고 마는 돈 씀씀이 구조'를 가진 수많은 사람들은 크게 반성하고 어떻게든 '종잣돈'을 만들기로 이를 앙다물었다. 일단 '종잣돈'이 생기고 나면 이를 불릴 '방법'이 있다 하지 않는가! 예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을 '3억 원 만들기' 열풍에 넥타이 부대가 동참하면서 '투자'의 개념이 생소하던 국민들이 '주식'과 '펀드'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렇다. 인생 역전의 기회가 있다. 그러려면 '종잣돈'을 마련해야 한다.
이 초대형 베스트셀러 시리즈 4편인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자녀교육법>은 아이가 갖고 싶은 물건을 가지려고 곧바로 돈을 써버리지 않고, 그 돈을 활용해 물건도 얻고 돈도 남길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다시 한 번 세련된 경제관념의 찬탄을 불러일으켰다.
핵심은 돈을 즉시 써버리지 않는 것. 그리고 그 돈을 투자(?)해 잘 불려 나가는 것에 있다. 어찌 보면 유대인식 경제교육법의 연장선상이라 볼 수 있다. 쓰지 않고 대를 물려 돈을 남기면서 '복리'를 활용하면 3대 째엔 어김없이 누구나 자산가가 된다는 놀라운 교훈이라고나 할까. '지금을 참으면 나중이 행복하다'는 인내의 결과물은 아름다운 철학이요, 근검절약하는 우리 조상들의 풍습과도 닮았다.
결국, 좋은 물건과 서비스가 가득한 환경 속에 살면서 내 후손이 부자가 돼 행복해지기 위해 나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가르침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근데 후손의 행복이야 그렇다 치고, 내 한 번뿐인 삶은 어떻게 하면 좋나.
정작 문제는 쓰지 않고 수중에 갖고 있는 돈을 '불려야 한다'는 데 있다. 그래야 이론적으로 '종잣돈'인 원금을 남기고 이자로 먹고사는 생활 방식이 나오니 말이다. 원래 농사지을 때도 종자는 먹어치우지 않는 법이다. 그런데, 아주 단순한 투자라도 '원금'이 보존되지 않을 수 있다는 놀라운 리스크가 있다. 그러면 이자로 생활을 하기는커녕 원금까지 날려버리는 이중고를 겪게 되는 셈인데, 이에 대해서는 어떤 탁월한 해법을 내놓을까.
'실패는 누구나 겪는 과정이야. 긍정의 철학과 좌절하지 않는 굳센 신념을 가지렴' '될 때까지 좌절하지 말고 해내라!'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꾸준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해' 등은 너무나도 금과옥조 같은 말씀이다. 투자라는 게임은 될 때까지 하는 게 아니라 더 이상 말아 드실 돈이 없을 때 비로소 끝나는 경우가 더 많다. 실제 재무 상담 시 다섯 가중 중 한 가정꼴로 주식 몰락자 혹은 주식 중독자가 있었다. 이들은 가정의 위기 요소와 같다. 그런 분들은 주로 남성인데, 그의 아내들은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냥 어디서든 건강한 몸으로 50만 원만이라도 꾸준히 벌어왔으면 좋겠어요. 가장 답답한 건 더 이상 일을 해서 돈을 벌 생각을 안 하고, 집에만 처박혀 있다는 거예요. 50만 원, 100만 원은 돈으로도 안 보이는지…. 그 돈 벌자고 그 고생하냐는데 할 말이…."아이들을 '불리기' 게임에 동참시키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