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자료사진).
유성호
마침 한나라당이 새 당명을 국민공모에 부치겠다고 하고 신청을 받자 국민들은 예사롭지 않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이전에도 한나라당의 이미지에 걸맞은 이름이 회자된 적이 있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을 든다면 '차떼기당'과 '성나라당'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나라당이 자진해서 이름을 지어달라고 하자 국민들은 마치 물을 만났다는 듯이 각종 인터넷 사이트와 트위터 등을 통해 폭발적(?)인 호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는 허당, 악당, 꽈당, 매국당, 미국당, 일제잔당, 간당간당, 구린내당, 미치겠당, 돈나라당, 한밑천당, 강부자당, 한통속당, 숭구리당당, 비서가했당, 내가공주당, 그나물그밥당 등이 있다. 그런가 하면 자위당(자유위민당), 사정당(사회정의당), 정자당(정의자유당), 소름당(소수를 위해 늠름한 당), 불한당(불의를 척결하는 한나라당), 사기당(사라지면 기분 좋겠당), 발기당(발전하는 기독교당), 미친연당 (미래친박연합당) 등 약자 풀이까지 해 놓은 당명도 있다.
'걸레를 빤다고 행주되지 않는 당'이라든지 '호박에 줄긋는다고 수박되지 않는 당'처럼 아예 당명 개정 시도 자체를 풍자하는 것도 있다.
대한민국, '진짜 우익'이 거세된 나라집권여당이 자기쇄신을 위해 이름을 갈겠다고 하는데도 국민들은 이해와 격려는커녕 이토록 극렬한 야유와 조롱만을 퍼붓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나라당의 개명 작업을 순수하고 진실한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우리 국민들은 과거의 경험을 통해 그것은 또 하나의 '위장폐업'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냉소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당명 개정과 함께 보수를 상징하는 푸른색과 로고까지 바꾸겠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보수' 자체를 불신하게 된 우리 국민의 의식 변화를 읽은 것이다. <한국전쟁> 연구의 권위자 김동춘 교수는, 대한민국은 미군정과 6·25 전쟁, 그리고 군부독재를 거치면서 '가짜 우익에 의해 공적인간이 거세된 나라'라고 말한다. 이 말에는 대한민국에 진짜 우익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우리는 1987년 6·10 민주화 이후에 민선된 김영삼 정부와 이명박 정부를 경험하면서 과연 한국의 보수세력에게 민주국가를 경영할 수 있는 기본 자질이 있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감을 가지게 되었다. 한나라당의 개명에 국민이 이토록 극렬한 야유와 조롱으로 대응하는 것은 비단 김영삼, 이명박 등의 과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닐 터이다. 국민들은 당분간 이 땅에서 보수를 자칭하는 세력을 신뢰하는 것은 대단히 맹추 같은 짓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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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당'·'간당간당'... 한나라당 개명 왜 환영 못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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