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12시 48분 3만t급 화물선 글로벌 레거시호(왼쪽)가 닛폰 샐비지의 구난선인 코요마루호(오른쪽)의 예인으로 영일만항 앞바다를 빠져나가고 있다. 가운데는 신진해운 예인선.
김상현
1월 19일 영일만항 앞바다에 좌주해 13일 동안 발이 묶였던 3만 톤급 화물선 글로벌 레거시(Global Legacy)호가 2월 1일 해안을 빠져나가는 데 성공했다.
이 배의 구난을 맡은 닛폰 샐비지는 이날 새벽 WBT(Water Ballast Tank,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탱크)의 물을 모두 빼내고 공기를 주입해 부력을 만들어 배를 부양시켰다.
이후 오전 7시부터 약 6시간에 걸쳐 해안선과 평행하게 좌주한 배를 파도와 예인줄을 이용, 약 120도 회전시켜 뱃머리가 바다를 바라보게 한 뒤 오후 12시 48분 예인을 시작했다.
글로벌 레거시호를 바다로 끌어내는 임무는 닛폰 샐비지의 1만2천마력 구난선인 코요마루(Koyo Maru)호가 맡았다.
우려했던 기름유출은 없었다.
현재 글로벌 레거시호는 항만경계 바깥쪽에 임시 정박하고 있으며 포항지방해양항만청과 정박지 정박에 필요한 안전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다.
닛폰 샐비지는 정박지가 정해지는 대로 잠수부를 투입해 사고선박의 밑바닥을 수중 조사한 뒤, 필요하면 정박 상태로 파공부위를 막는 방수작업을 할 예정이다.
또 파손된 2번 연료탱크에 남은 기름도 바지선으로 이적할 예정이다. 현재, 이 배에는 2번 탱크의 기름 400여 톤과 1번 탱크의 300톤 등 약 700톤의 기름이 실려 있다.
사고 현장 방제를 맡은 (주)블루씨 손규석 대표는 예인과정을 지켜본 뒤 "여기가 고향인데 기름유출이 없어 다행"이라며 "닛폰 샐비지의 기술력에 놀랐다. 한국이 조선과 해양플랜트에선 해양강국이지만, 구난은 걸음마 수준이다. 이 분야에 대해 국가의 지원도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포항해경은 글로벌 레거시호의 정박이 완료되면 선장, 기관장 등 선원들을 조사할 계획이다. 또 해경은 기소 등 신병처리에 대비해 글로벌 레거시호와 선원을 관리하는 MK Ship Management사에 대체선원의 입국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해경은 경비함정, 방제정 등을 화물선 주변 해상에 배치해 기름유출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1월 16일 일본에서 출항한 글로벌 레거시호는 포항에서 파이프를 싣고 미국 보스턴항으로 갈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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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레거시호, 무사히 영일만항 앞바다 빠져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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