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13일 대형매장 규제 대책을 발표했는데, 지역 시민단체들은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하고 나섰다, 사진은 2010년 2월 부산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가 부산 해운대 홈플러스 센텀점 앞에서 'SSM 허가제 도입 촉구'와 '가맹점 허용 반대'를 내걸고 촛불문화제를 열었을 때 모습.
윤성효
부산지역 대형매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가운데, 부산광역시가 이제사 '전통상업보존구역 내 입점 불허' 등 대책을 발표하자 시민단체들은 '뒷북행정' 내지 '철지난 대책'이라 비난하며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부산시는 13일 '대형마트 사업확장 규제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와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각각 성명·논평을 냈다.
부산에는 현재 홈플러스(12)·롯데마트(7)·이마트(6)·메가마트(3)·기타(8) 등 대형마트 36곳, 탑마트(25)·홈플러스(22)·GS슈퍼(19)·롯데슈퍼(16)·농협·메가(6) 등 SSM(기업형 슈퍼마켓) 88곳이 있다.
부산의 대형마트(36곳) 밀도는 서울, 인천, 대구 보다 훨씬 높다. 부산은 인구 10만 명당 1.01개 수준으로 서울(0.6), 대구(0.7), 인천(0.8), 광주(1.0)보다 높다. 부산에는 전통시장이 180개인데, 소상공인 4만6000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부산시, 3월초 구·군별 조례 제정 추진부산시는 "앞으로 추가적인 대형마트와 SSM 사업확장을 적극적으로 억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전통상업보존구역(1㎞) 내 입점을 불허하고, 대형마트나 대형마트 용도로 사용될 것으로 의심되는 판매시설의 건축허가 신청이나 대규모점포 등록이 있을 경우 법령과 조례의 관련규정을 엄격히 적용하고 적극적인 행정지도를 통해 사업 확장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지난 1월 개정·공포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오는 3월초 시행령이 확정되면 구·군별로 조례를 개정하기로 했다. 조례를 '월 2회 의무 휴진 추진'과 '영업시간 오전 0~8시 제한'으로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부산시는 "대규모 점포 입점에 따른 상권영향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유통업간 상생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지역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대형유통기업의 고용·구매 등 지역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조사하여 공표함으로써 대중소유통업간의 상생협력을 적극 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통시장 대책과 관련해, 부산시는 "전통시장 이용 저변 확대를 위하여 매월 1회(마지막 토요일) '전통시장 가는 날'을 운영하고 전통시장 '온누리 상품권' 이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부산시는 "서면 인삼시장, 부산진 주단시장, 자갈치 수산시장, 조방앞 귀금속시장 등 10개 특화전문시장은 시장별 특성을 더욱 잘 살려 국내·외 관광객들의 쇼핑과 관광이 확대되도록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제시했다.
부산경실련 "다른 지자체 눈치만 살펴"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대형마트에 의한 시민의 피해가 가장 심하다고 할 수 있는 부산시가 오히려 조례의 제정을 위해 적극 앞장서지 않고, 다른 지자체들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부산시가 진정으로 전통시장 활성화와 중소상인 보호에 관심이 있다면, 전국에서 가장 강력한 내용의 조례를 만들고, 상생을 위한 해법들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무휴업일에 대해 이 단체는 "사실상 생활권을 같이 하는 부산시내 기초지자체마다 의무휴업일을 다르게 지정하여 법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모든 구·군이 같은 날짜를 의무휴업일로 지정하도록 협의를 하되, 가능한 그 효과가 가장 큰 일요일이 지정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부산경실련은 "중소상인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대형마트에 대한 실질적인 규제책을 구체화해야 할 것"이라며 "이미 대기업이 도매업과 온라인몰로 확장 진출해 있는 상황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할 것이고, 구․군 경계를 이용한 편법 개장에 대한 대책도 강구해야 할 것"을 덧붙였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부산시, SSM 규제는 뒷북행정"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진정성 있는 정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부산시의 대형마트, SSM 규제는 뒷북행정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이 단체는 "뒷북행정임을 부산시가 먼저 인정하고 이제라도 규제하겠다는 표현을 하는 것이 올바르다"며 "이제 더 이상 들어가 봐야 이윤도 별로 생기지 않으니 이제 규제해도 된다는 재벌들의 표현과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2011년 이마트 트레이더스, 홈플러스 반여점 등에서 중소상인들과 자영업자들의 저항에 대해 부산시는 모르쇠로 일관해 왔다"며 "홈플러스 반여점의 경우 전통시장과 500m 내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해운대구와 동래구라는 기초자치단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허용된 사례에서 보더라도 부산시의 무능한 조정능력과 중소상인을 보호하고자 하는 의지가 전무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설명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는 "재벌들이 중소상공인들의 고유업종으로 인식되고 있는 업종에 까지 진출하면서 여론이 악화되고 또한 선거시기가 되면서 정치권의 규제 움직임이 활성화 되고 있는 현재 부산시의 대형마트와 SSM 규제 입장은 철지난 대책에 불과할 뿐이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당장 건설되고 있는 대형마트와 관련한 민원부터 꼼꼼히 챙겨서 주변 상인들과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그 과정에서 잘못된 점이 있다면 과감히 허가를 반려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경남지역 단체 "의무휴일 요일 주말로 지정해야"경남지역도 대형매장 규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합진보당 경남도당과 전국유통상인연합회, 가음정상인회, 명서시장상인회, 봉곡시장상인회는 14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이들은 미리 낸 자료를 통해 "개정된 유통법은 의무휴일 일수는 1~2일로 권장하여 휴무일수 2일을 관철할 것"과 "의무휴일 요일을 주말(토․일)로 지정해야 할 것", "지역별 대형마트가 2개 이상일 경우 의무휴일을 번갈아 시행하는 것을 방지하여야 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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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화 상태' 부산 대형매장 규제? ... '뒷북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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