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이재용?... "난 100% 자신있다"

안연구소, '헐값 인수' 의혹 정면 반박... "전환 시점 주가 비교 부적절"

등록 2012.02.15 18:24수정 2012.02.15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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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연구소 CFO(최고재무책임자)인 김기인 전무가 15일 오후 성남시 판교 안철수연구소 사옥에서 안철수 의장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의혹 관련해 해명하고 있다. ⓒ 김시연


"(강용석 의원 주장은) 100% 말이 안 된다. 난 100% 자신 있다."

강용석 무소속 의원이 제기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 횡령·배임 의혹 관련 안철수연구소가 거듭 해명에 나섰다.

"적정주가보다 BW 비싸게 샀는데 배임?"

김기인 안철수연구소 CFO(최고재무책임자, 전무)는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안철수연구소 사옥에서 언론 설명회를 열어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 관련 강 의원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앞서 강용석 의원은 지난 13일 안 원장이 2000년 10월 장외거래가 3만~5만 원으로 추정되는 안철수연구소 주식을 BW를 이용해 1710원에 매입, 수백억 원 이득을 올렸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관련기사 : 강용석-거래소, '안철수 죽이기' 짬짜미?)

"BW 발행 당시 실무 책임자로서 억울해서 나왔다"고 입을 뗀 김 전무는 말끝마다 '100%'를 강조하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우선 안 원장이 주식을 실제 주가보다 헐값에 인수했다는 강 의원 주장에 대해 김 전무는 "적정 주가는 BW 발행 시점에만 따지는 것이지 주식 전환 시점에 적정 주가를 문제 삼는 건 규정에도 없고 프로세스를 잘 모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주인수권부사채'란 새로 주식을 인수할 권리를 가진 채권으로, 회사 경영진이나 대주주가 싼값에 보유 지분을 늘리는 수단으로도 활용돼 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삼성SDS BW 인수가 법원에서 배임 판결을 받은 건 당시 BW 발행가격이 장외시장 거래가나 적정 주가보다 터무니없이 쌌기 때문이다. BW 매입자로서는 같은 돈으로 더 많은 주식을 확보해 큰 이익을 남길 수 있다.   


반면 안철수 원장은 오히려 당시 적정 주가보다 비싼 5만 원에 BW를 구입했다. 당시 안철수연구소는 비상장회사인 데다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던 주식도 없어 적정주가 산출을 외부 평가기관인 삼일회계법인에 의뢰했다.

강인철 변호사 "삼성SDS는 적정가보다 싸게 발행해 문제" 


김 전무는 "BW 발행 당시 임시주총에서 모든 주주들이 만장일치로 결의했고 적정주가보다 비싸게 발행했기 때문에 법적,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서 "안철수 원장은 당시 적정주가인 3만1976원보다 더 싸게 발행할 수도 있었지만 본인이 더 비싸게 사야 한다고 주장해 5만 원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안철수재단(가칭)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강인철 법무법인 에이원 대표변호사 역시 "(회사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적정주가보다 BW 발행가격을 올린 건 불이익을 감수한 것"이라면서 "불이익을 감수하더라도 회사 가치에 맞고 BW로 이익을 취하지 않겠다는 안 원장의 의지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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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안철수 재단> 설립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연단에 서 있다. ⓒ 권우성


강 변호사는 "인수 시점 가격이란 건 우연한 결과"라면서 "(안 원장이) 25억 원에 BW를 매입했지만 주식 인수 시점에 회사가 망할 수도, 주식 가치 떨어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삼성SDS는) 발행 시점 가격을 적정가 1/3 수준으로 해서 문제가 된 것"이라면서 "비교 자체가 잘못 된 것"이라고 일축했다.

BW 발행 이후 안철수연구소가 무상증자와 액면분할(주당 액면가격을 5000원에서 500원으로 줄여 유통 주식수를 늘리는 것)을 거쳐 발행주식수를 13만 주에서 380만 주로 늘리면서 주식 전환 시점 가격이 주당 5만 원에서 1710원으로 떨어진 것도 착시 현상을 불러 일으켰다. 

김 전무는 "주당 가격이 떨어진 만큼 주식수가 늘어나 시가총액엔 변화가 없었고 무상증자나 액면분할 과정에서 회사 쪽에 들어온 돈도 없었다"고 밝혔다. 안 원장 역시 인수 시점 발행 가격이 떨어졌다고 해서 그 자체가 경제적 이익을 주는 건 아니다.

다만 무상증자와 액면분할을 감안하면 1999년 10월 당시 주당 3200원 정도(500원 액면가 기준)로 평가되던 주가가 불과 1년 만인 2000년 10월 장외시장에서 주당 3~5만 원에서 거래될 정도로 기업가치가 뛴 게 문제라면 문제다. 이는 당시 삼일회계법인의 적정주가 산출이 적절했느냐를 따져볼 문제지, BW 발행 자체를 문제삼긴 애매하다.    

강 의원 쪽에선 BW 헐값 발행으로 다른 주주와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지만 김 전무는 "그 당시 주주들이 주주총회에서 만장일치로 결의했고 회사는 당시 적정주가보다 비싼 5만 원에 발행해 주당 2만 원 정도 이익을 본 셈"이라고 반박했다. 또 "당시 주주들은 안철수연구소 자체보다 안철수 원장 브랜드를 더 높이 평가하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안철수연구소는 강 의원이 제기한 의혹 자체가 '상식선'에서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 의원 검찰 고발과 14일 한국거래소의 조회 공시 요구에도 안철수연구소 주가가 반등한 것에 대해 김 전무가 "투자자들은 사실을 알고 있다"고 평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강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 계획에 대해서도 강 변호사와 김기인 전무는 "전혀 말이 안 되는 거라 대응할 가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안철수 #강용석 #안철수연구소 #신주인수권부사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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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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