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에게 의견서를 전달하는 강동균 마을회장
최종연
민주통합당이 16일 제주해군기지에 대해 공사 즉각 중단, 구럼비 발파 엄중 경고라는 적극적 대처 방안을 내놓은 데는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전국 시민사회단체와 제주지역 시민단체들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침사지 및 가배수로 공사 완공이 임박한 시점에서 구럼비 바위가 언제 발파될지 모른다는 절박함도 작용했다.
16일 함세웅 신부에 따르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지난 6일 속리산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제주해군기지 공사 즉각 중단 방침을 정하고 이를 민주당 지도부 및 국민들에게 호소하기로 했다.
이에 기존에 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에 나섰던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한국작가회의 등의 시민사회단체가 야권 접촉에 나섰고, 강동균 마을회장, 문정현 신부, 고유기 민주통합당 제주도당 정책위의장, 홍기룡 제주군사기지범대위 집행위원장과 함께 국회 방문단을 꾸렸다. 그리고 16일 통합진보당 및 민주통합당 각 대표와 면담을 잡고 구럼비 발파 방지 대책과 공사 중단을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시민사회단체 대표와 강동균 마을회장 등 국회 방문단은 이날 오전,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를 만났다. 강동균 마을회장은 이 자리에서 민군복합형 관광미항 자체는 설계 오류가 입증됐고 입지 확장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했고, 유 공동대표는 깊이 공감했다.
또한 강 회장은 "구럼비가 폭파되려면 주민들이 죽음을 불사하고 구럼비에 진입할 것이다. 24일쯤 폭파신청이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역설하면서 제주해군기지 공사 중단을 총선 공약으로 내세워줄 것을 촉구하였다.
유시민 공동대표는 "새로운 해군기지 건설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해보고, 필요하더라도 유치를 원하는 지역에서 기술적으로 가능한 곳을 찾아서 해야 한다"며 강 회장 및 국회 방문단의 의견을 당 차원에서 논의할 것을 약속했다.
애초 국회 방문단은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를 만날 예정이었으나, 이날 한 대표의 급작스러운 병원 입원으로 민주당 접촉이 애매해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제주지역 민주통합당 의원들의 적극적인 중재로 홍영표 대표 비서실장과 이미경 사무총장을 면담하면서 공사 중단 촉구를 한 것이 유효하게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