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향상된 몸짓... 이것이 현대발레다!

[리뷰] 유니버설 발레단의 'This is modern 3'

등록 2012.02.21 11:43수정 2012.02.2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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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ITE MORT' 인간존재의 탐구를 절제미 있는 춤으로 표현하였다. ⓒ 문성식 기자

▲ 'PETITE MORT' 인간존재의 탐구를 절제미 있는 춤으로 표현하였다. ⓒ 문성식 기자

지난 2월 18일과 19일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있었던 <This is modern 3>은 유니버설 발레단의 독창성과 기획력을 보여준 공연이었다. 이 날 공연에서는 예술성 높은 해외 안무가의 공연을 선보이며 국내 팬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었던  <This is modern 1>과 <This is modern 2>를 한 무대에서 볼 수 있었다.

 

역시나 이날 공연에서도 공연 전 문훈숙 단장이 각 세부 공연에 대하여 친절히 해설했다. 특히 발레의 기본동작을 직접 몸동작까지 하면서 설명해 관객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첫 번째 무대였던 <PETITE MORT>는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NDT)'의 이어리 킬리언의 안무작으로 '어떤 죽음'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소품으로 사용된 펜싱칼이 가진 날카로움과 차가움이 운명과의 대적감을 형상화하며 바로크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느린 부분의 배경음악과 무용수들의 살색 코르셋 의상이 인간존재의 나약한 모습을 부각시켜 주며 숙명적인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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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HS TANZE' 얼굴의 흰 분가루와 바로크 시대 머리모양 분장이 복잡한 세상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표현한다. ⓒ 문성식 기자

▲ 'SECHS TANZE' 얼굴의 흰 분가루와 바로크 시대 머리모양 분장이 복잡한 세상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표현한다. ⓒ 문성식 기자

다음으로 <SECHS TANZE> 는 모차르트의 6개의 독일 무곡으로, 6개의 작고 앙증맞은 춤으로 표현했다. 키다리와 난쟁이 춤, 얼굴의 흰 분가루와 바로크 시대 머리모양 분장이 복잡한 세상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표현한다. 앞서 <PETITE MORT>에서 다소 긴장했다면 <SECHS TANZE>에서 관객들은 좀더 편안하고 쉬운 접근과 해학으로 중간중간 웃을 수 있었다.

 

인터미션 후 첫 번째 공연이었던 <IN THE MIDDLE, SOMEWHAT ELEVATED>는 윌리암 포사이드의 안무작으로 전세계 무용수들이 가장 추고 싶은 작품으로 손꼽힌다. 몸에 착 달라붙는 녹색 의상이 서로 대결 상태에 있는 세 무용수 커플의 긴박감과 존재의 표현을 더욱 부각시킨다. 금속성의 음악이 주는 비트감 역시 긴장감과 경쾌함을 주며 무용수들 사이의 자존심과 '뽐냄'을 표현한다. 제목대로 끝부분의 공중점프 동작에서는 자꾸만 더 높이 뛰어오르려는 무용수들간의 치열한 경쟁이 보여지는 것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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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MIDDLE, SOMEWHAT ELEVATED' 녹색 의상이 서로 대결 상태에 있는 세 무용수 커플의 긴박감과 존재의 표현을 더욱 고조시킨다. ⓒ 문성식 기자

▲ 'IN THE MIDDLE, SOMEWHAT ELEVATED' 녹색 의상이 서로 대결 상태에 있는 세 무용수 커플의 긴박감과 존재의 표현을 더욱 고조시킨다. ⓒ 문성식 기자

마지막으로 오하드 나하린의 <MINUS 7>은 <Anapaza>, <Mabul>, <Zachacha> 세 개의 공연으로 구성됐다. 안무가인 오하드 나하린은 이스라엘 바체바 무용단의 안무가로 영입된 지 10년 만에 바체바 무용단을 세계적 무용단의 반열에 올려놓으며 국보급 안무가로 자리매김했다. 

 

<Anapaza>에서 검정정장을 입고나온 무용수들은 반원형의 의자에 둘러앉아 역동적인 동작을 하는데, 동작이 하나씩 멈출때마다 옷을 벗어던지는 장면이 마치 삶의 겉 껍데기를 하나씩 제거하며 자유로 향하는 모습처럼 보였다. 반면, 맨 오른쪽 무용수는 옷을 벗을 때마다 번번이 잘 벗어지지 않고 다른 사람들은 다 할 수 있는 것을 잘 해내지 못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었는데, 이것은 남과 똑같이 되지 않는 아이러니를 코믹하게 풍자해 눈길을 끌었다. 

 

<Mabul>은 벌레를 표현한 듯한 모습의 두 남녀 무용수가 서로 엉켜붙어 정제된 동작과 호흡이 중요하였다. 마지막 하이라이트인 <Zachacha>는 경쾌한 차차차 리듬 안에 <Somewhere over the rainbow> 음악에 맞추어 낭만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특히 마지막에 갑자기 무용수들이 관객석으로 뛰어들더니 관객들을 무대로 이끌었다. 무대에 올라간 관객들은 무용수가 이끄는 스텝에 맞추어 즉흥적으로 춤을 추었는데, 마치 서로 안무를 맞추기라도 한 듯 자연스러운 군무가 연출되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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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US 7' 중 'Anapaza' 옷을 하나씩 벗어던지는 장면이 마치 삶의 껍데기를 벗어버리고 자유로 향하는 모습과도 같다. ⓒ 문성식 기자

▲ 'MINUS 7' 중 'Anapaza' 옷을 하나씩 벗어던지는 장면이 마치 삶의 껍데기를 벗어버리고 자유로 향하는 모습과도 같다. ⓒ 문성식 기자

2012년에도 유니버설 발레단은 그간의 성과를 더욱 증폭하는 활발한 공연활동을 펼친다. <THIS IS MODERN>으로 2월 말에 일본 동경에서, 4월 중순에는 대만에서 공연을 열 예정이다. 국내 공연으로는 4월 <잠자는 숲속의 미녀>, 5월 여수 엑스포 <심청>, 7월 국내 최초로 캐네스 맥밀란의  <로미오와 줄리엣>, 12월 <호두까기 인형> 공연을 연다. 해외 공연으로는 3월에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수교 20주년 기념으로 요하네스버그에서 <백조의 호수>, 5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심청>, 9월에서 10월 7주간은 프랑스와 벨기에 13개 도시 투어를 진행할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KNS서울뉴스(http://www.knsseoulnews.com)에도 함께 송고됩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작성한 기사에 한하여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디스 이즈 모던 #THIS IS MOD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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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전공하고 작곡과 사운드아트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대학강의 및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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