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공심위, '구인호'씨 전력 알고도 후보 낙점

'MB스트' 구씨 공천은 취소했지만 후폭풍 여전

등록 2012.02.29 14:53수정 2012.02.2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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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통합당 이미경 총선기획단장이 17일 국회 대표실에서 4.11 총선전략에 대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이미경 총선기획단장이 17일 국회 대표실에서 4.11 총선전략에 대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민주통합당 이미경 총선기획단장이 17일 국회 대표실에서 4.11 총선전략에 대해 간담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스스로 '엠비스트'라 자청한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수석부위원장 출신 구인호씨를 경선후보자로 낙점해 여론의 뭇매를 맞은 민주통합당은 결국 구씨에 대한 선출을 취소했다.

 

그러나 "정체성에 중점을 두겠다"고 공언했던 공천심사위원회는 구씨가 이명박 대통령 인수위원회를 거쳤고 2년 전 지방선거 당시 새누리당에서 도의원으로 공천 받지 못한 후 탈당한 경력이 있음을 알고도 경선후보로 선출한 것이 드러나 '원칙 없는 공천'에 대한 논란은 쉬이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심 후 구씨 공천 취소..."구인호씨 낙점 안이했다"

 

이미경 민주당 총선기획단장은 29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구씨에 대한 공천 재심에서 부적합하다는 결정이 내려졌다"며 "(구씨 낙점은) 안이한 판단이었다고 생각하고 재심의 과정에서 걸러졌다"고 밝혔다.

 

이 단장은 구씨가 공천된 과정에 대해 "구씨가 3배수 공천에 포함된 강원의 철원·화천·양구·인제 중에서 철원 쪽에서는 나온 후보가 없고 (해당 지역구에서 철원이) 제일 큰 지역"이라며 "어느 한 지역이 아니고 4개 지역이 합쳐져 있고, 구씨가 정체성 면에서는 나쁜 점수를 받았지만 대외 경쟁력을 조금 더 중요시 여겨 3배수 공천에는 넣어보자고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천 실사 보고서에는 구씨가 선진국민연대 사무처장을 지낸 것은 올라가 있지 않고 대통령인수위원회와 한나라당에서 (활동)한 내용은 있다, 2년 전에 한나라당을 탈당했다는 내용도 들어가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구씨의 전력을 알고 있음에도 '대외 경쟁력' 측면을 고려해 그를 3배수 공천했다는 것이다. '정체성'을 우위에 두고 공천 심사를 하겠다던 그동안의 공언과는 정반대의 결과인 셈이다.

 

이에 대해 이 단장은 "전체 총점에서 정체성 부분 점수를 더 올렸으나 그 부분에서 0점을 받아도 다른 부분에 점수가 올라갈 경우에는 (공천 심사 통과 가능) 점수를 받을 수도 있게 돼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체성 부분에 대한 우위를 두고 심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잘못되었기 때문에 분명히 바로잡을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공천 경고등... 박재승 공심위원장의 엄격한 잣대 배워야"

 

 구인호 전 민주통합당 '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 경선후보
구인호 전 민주통합당 '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 경선후보성낙선
구인호 전 민주통합당 '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 경선후보 ⓒ 성낙선

구씨에 대한 3배수 공천을 취소함으로써 급한 불은 껐지만 아직도 남은 문제가 있다. 현재 재판 받고 있는 후보들에 대한 공천이 그것이다. 임종석 사무총장은 1심에서 유죄선고를 받았고 이화영 전 의원은 불구속 기소됐으나 공천에 포함됐다. 이 단장은 "(이들에 대한 재심의) 생각은 전혀 갖고 있지 않다, 무죄추정의 원칙을 기준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외부적으로 문제제기가 있지만 임 사무총장의 경우 다음 재판에서는 반드시 무죄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공심위는 나름의 '내부기준과 원칙'을 갖고 공천을 했다고 항변하지만 당 내부에서 조차 강한 질타가 쏟아졌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이번 공천결과에 대해서 '호남 물갈이', '민주계 공천학살', '친노 부활', '특정학교 인맥 탄생' 등의 평가가 있다"며 "이제라도 이러한 오해가 없도록 재심과정에서나 또는 남은 공천과정에서 철저한 검토와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영 최고위원은 "공천과 관련해서 경고등이 도처에서 켜지고 있다, 원칙과 기준이 모호해서 비롯된 것이라면 국민들의 따가운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한다"며 "계파 간의 야합, 지분나누기식 단수공천, 측근정치, 친노의 부활, 이대 인맥의 등장, 무차별한 단수공천 등에 대해 사실이 아닌 것은 정확히 밝히고 사실인 것은 지금이라도 즉시 궤도를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심위를 향해서도 "특히 이와 같은 비판의 목소리들은 민주통합당의 지도부뿐만 아니라 공천심사위원회에게도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부겸 최고위원도 가세했다. 그는 "우리당의 공천에 대해 따가운 비판이 있다, 정치 현실이라는 논리를 내세워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라며 "나머지 지역 공천은 국민 눈높이에 맞추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번에 사실상 멸문할 것 같았던 민주당을 건진 것은 많은 분들의 희생이 있었지만 박재승 공천심사위원장의 엄격한 잣대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 경험에서 많이 배워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인사를 공천에서 완전 배제해 신계륜 전 의원, 박지원 의원, 김민석 전 의원 등 내로라하는 인사들을 모두 내친 박 공심위원장의 '과감한 결단'을 배우라는 것이다. 

2012.02.29 14:53ⓒ 2012 OhmyNews
#민주통합당 #공천 #구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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