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 탈락자들, 뜻 맞으면 같이 일한다"

[스팟 인터뷰]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

등록 2012.03.06 20:12수정 2012.03.06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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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일 국민생각 대표(자료 사진) ⓒ 유성호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자료 사진) ⓒ 유성호

새누리당이 공천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는 가운데, 중도 보수성향 신당인 '국민생각'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신의 지역구가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되거나 탈락이 확정된 새누리당 현역 의원들은 '친이계에 대한 보복 공천'이라며 무소속 출마 및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황이다. 특히 국민생각을 염두에 둔 '제3당 합류'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미 국민생각도 "이념과 가치만 같다면 공천탈락자들과 충분히 연대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민생각은 지난 2일 공천결과 발표 때도 예정됐던 30여 곳 대신 9곳만 발표하며 새누리당의 공천 결과 등을 살펴 '이삭줍기'에 나서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실제로 새누리당 공천 탈락자 중 일부는 지난 5일부터 국민생각과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거제 공천에서 탈락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이날 새누리당 탈당 기자회견에서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와도 대화했고 앞으로도 대화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으로선 답답한 형국이다. 지지 기반이 비슷한 국민생각이 몸집을 불릴수록 총선 구도가 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측 관계자는 "국민생각은 수도권, 특히 서울에서 3% 정도까지 표를 가져갈 수도 있다"며 "박빙 선거의 경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또 양당의 선거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민생각 측에서) 아직까지 별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는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정책과 뜻이 같다면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와도 연대할 용의가 있다"면서도 "(국민생각의 창당은) 보수의 분열이 아니다, 한국의 보수를 어렵게 만든 것은 새누리당"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새누리당 공천탈락자들을 영입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가치와 철학이 맞는다면 같이 일한다"고 '영입 원칙'을 재확인했다.

 

박 대표는 "언론보도를 보면서 느끼는 건 (새누리당 공천 결과가) 친이계를 굉장히 내몰았다는 것이다, 권력투쟁적 요소가 많은 것 아닌가"라며 "민주통합당에서도 한 이념그룹이 다른 이념그룹을 축출하는 투쟁이었다, 양당의 공천 모두 정말 훌륭한 분을 정치무대로 불러내기엔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사람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념과 지역에 기초한 기득권 양당 구조를 혁신하는 게 우선"이라며 "(국민생각은) 대한민국 근대화의 상징인 '한강벨트'에서 남보다 더 많이 일하고, 기여하고, 책임지면서 새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이 전략지역으로 선정한 서울 서초갑에 출마한 것에 대해선 "내가 거주하는 지역이고 오래된 연고가 있기 때문에 출마했다"며 "승산은 아직 따져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새누리당·민주통합당 공천, 훌륭한 분들 모시기엔 미흡"

 

-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 공천 후폭풍에 휩싸였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유보되거나 탈락한 인사들은 "친이계 학살"이라고 주장하는데 어떻게 보나.

"새누리당의 공천 기준이 무엇인가. 시스템공천·도덕성 아니었나. 기자가 볼 땐 이번 공천결과가 그 기준에 맞다고 보나. 사실 난 그 공천과정을 정확히 알지 못하니깐 평가하기 좀 어렵다. 다만, 언론보도를 보면서 느끼는 건 친이계를 굉장히 내몰았다는 것이다. 권력투쟁적 요소가 많은 것 아닌가."

 

- 민주통합당은 '호남 물갈이'로 진통을 겪고 있는데.

"민주통합당은 이념과 정체성을 공천기준으로 강조한 것 같다. 거기서도 한 이념그룹이 다른 이념그룹을 축출하는 투쟁이었던 셈이다. 그런 요소가 많았던 것 같다. 과연 이것이 시대가 요구하는 그런 공천인지 묻고 싶다."

 

- 양당의 공천 모두 성공했다고 보기 힘들단 평가인가.

"정말 훌륭한 분을 정치무대로 불러내기엔 둘 다 미흡하다. 공천만 갖고 정치개혁을 달성하긴 어렵다는 생각도 한다. 지난 17, 18대 총선 당시 양당 모두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했다. 당선된 인사들 대다수가 초선이었다. 그러나 국회 운영은 달라지지 않았다. 초선의원들이 대거 당선되다 보니 정치적 경륜도 부족하고 당 지도부가 하자는 대로 할 수밖에 없다. 권위주의적인 당 운영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정이념이나 특정지역에 기초한 세력이 권력을 잡으면 그 주변으로 추종자가 모이는데 정치개혁과 서로 양립할 수 있겠나. 사람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념과 지역에 기초한 기득권 양당 구조를 혁신하는 게 우선이다."

 

- 국민생각 창당 배경도 기득권 양당 구조의 극복에 있지 않나.

"그렇다. 한국 정치가 실패한 까닭, 국민이 정치를 외면하는 이유 모두 기득권 양당 제도에 있다. 양당 모두 이념이나 지역 기득권에 의존하고 있다. 국가의 미래비전 제시나 정책 개발에 소홀히 하고도 권력을 잡는 데 어려움이 없다. 공천이 격화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양당의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공천 탈락자, 가치와 철학 맞는다면 같이 일한다"

 

- 공천탈락자 중 일부 인사들이 지난 5일부터 국민생각 측과 입당 여부 등을 놓고 접촉 중인 것으로 안다. 성과가 있나.

"직접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은 없다."

 

- 만약 양당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이 입당한다면 총선에서 함께 할 수 있나.

"가치와 철학이 맞는다면 같이 일한다. 그렇지 않다면 같이 일할 수 없는 것 아닌가."

 

- 사실 박 대표는 몇 차례의 기자간담회에서 새로운 인물의 발굴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는데. 성과는 어떤가.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새 인물을 발굴한다는 게 참 어렵다고 느낀다. 새롭고 참신하고 탐나는 인물들이 정치를 안 하려고 한다. 우리가 그런 인물을 길러야 할 필요가 있다. 국민생각은 원외대표단을 따로 두고 있는데 이 원외대표단 산하에 '차세대 정치지도자 아카데미'를 설립하기로 했다. 지금의 정치신인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성공을 한 뒤 정치 영역으로 온다. 이 과정에서 참신성이 사라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런 점을 감안해서 직접 차세대의 정치지도자를 길러서 국회에 내보내야 한다."

 

- 새누리당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출마한 부산 사상구에 27살의 손수조 후보를 전략공천했다. 이 같은 경우도 새 인물의 발굴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손수조 후보에 대해선 잘 모른다. 다만, 새롭고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인물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이들은 좀 더 교육을 받아야 하지 않겠나. '차세대 정치지도자 아카데미' 같은 곳에서 좀 더 교육도 받고 정치·정책 역량을 좀 더 키워야지, 분위기가 괜찮다고 해서 '탤런트 국회의원'을 만들면 되겠나. 지금도 충분히 장점이 있는 만큼 정치에 대한 훈련을 받은 뒤에 나가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 국민생각은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총선 구도를 짰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한강은 인천부터 남양주까지 걸쳐져 있다. 특히 한강은 대한민국 근대화의 상징이다.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민주화가 한강에서 시작됐다. 앞으로 대한민국은 선진화와 통일시대로 나아가야 한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열었던 '한강벨트'가 다시 앞장서야 하지 않겠나. 남보다 더 많이 일하고 더 많이 기여하고 더 많이 책임지면서 새 시대를 열어가겠다."

 

- 새누리당이 전략지역으로 선정한 서울 서초갑에 출마했다. 승산이 있다고 보나.

"승산은 아직 따져보지 않았다. 서초갑이 지금 내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고 오래된 연고가 있기 때문에 출마했다. 또 서초갑은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적 지역이다."

 

- 국민생각의 1차 전략공천 같은 경우, 새누리당의 현역의원들과 상당수 겹친다. 향후 총선 국면에서 '선거연대'가 가능한가.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와도 연대할 용의가 있다. 정책과 뜻이 같다면 함께 해야 하지 않겠나.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과 출마지가 겹치는 게) 문제가 되겠나."

 

- 일각에서는 국민생각의 출범을 놓고 '보수의 분열'로 보기도 한다.

"보수의 분열이 아니다. 오늘(6일) <조선일보>에 나온 김대중 칼럼을 읽어봤나(김대중 고문은 이날 '보수는 분화하면 안 되나'는 칼럼에서 "요즘 새누리당은 어김없이 보수정당의 불임(不妊)의 길을 가고 있다"며 "자유선진당·국민생각 등과 연대하기 위해 공천 배분의 용단을 내리는 박근혜의 '큰 그릇'을 보고 싶다"고 주장했다). 그게 정답이다. 그동안 한국 보수를 어렵게 만든 것은 새누리당이다."

2012.03.06 20:12 ⓒ 2012 OhmyNews
#박세일 #국민생각 #새누리당 공천 #이삭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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