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3일, 후쿠시마시를 방문한 외국의 핵 관련 전문가 및 활동가들에게 후쿠시마의 실태와 어린이에게 필요한 대책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는 요시노 히로유키씨.
전은옥
지난해 5월 1일 활동을 시작한 '어린이를 방사능으로부터 지키는 후쿠시마 네트워크'의 피난, 소개(疏開), 보양(保養) 담당자이자 '방사능으로부터 생명을 지키는 전국 네트워크' 사무국장인 그는 특히 아이들의 피해를 걱정했다. 그는 "지상 1cm에서 (방사능을)측정하면 시간당 1마이크로시버트를 초과하는 수치가 곳곳에서 나온다"며 "이런 곳을 어린이들이 매일 통학하고 있는데, 키가 작은 어린이일수록 가혹한 환경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방사능이 함께 살던 가족을 폭력적으로 갈라놓고, 지금까지 쌓아온 지역 공동체와 유대 관계 그리고 우리 생활의 방향성을 모두 앗아갔다"고 안타까워하는 요시노 히로유키씨와의 인터뷰는 메일과 전화로 두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다음은 그와 한 인터뷰 전문.
- 지난해 지진과 쓰나미, 핵발전소 사고 당시 어디에 있었고, 사고 발생 후 어떻게 대응했습니까."11일 오후 지진이 발생했을 때는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가서 보니, 건물 자체는 크게 손상되진 않았지만 집안 가구나 물건들이 쓰러져 엉망이 돼 있었습니다. 그 상태로 집에서 밤을 보내는 게 불안해 아내와 딸을 데리고 할머니와 어머니가 계신 본가로 몸을 피했습니다. 본가도 후쿠시마 시내에 있었지만, 우리 집보단 피해가 적었습니다.
그날부터 지진이나 원전 상황에 계속 예의주시하며 대책을 강구했습니다. 사실 원전 사고가 심각해질 것이란 걸 느끼고 한시라도 빨리 가족을 피난시키고 싶었지만, 신칸센역까지 데려다주기 위해서 필요한 자동차 기름을 구할 수가 없었습니다. 대신 아이를 절대로 집밖으로 내보내지 않고 실내에서만 생활하도록 했습니다.
3월 20일, 간신히 자동차 기름을 구했고 즉시 아내와 아이를 도쿄로 피난시키기로 했습니다. 이후 아내와 아이를 신칸센을 탈 수 있는 도치키현 나스시오바라 JR역까지 바래다줬습니다. 두 사람은 그 뒤 7월에 보다 안전한 교토시로 피난을 갔고, 저는 후쿠시마에 남아 방사능의 영향을 계속 조사하고 있습니다. 피난 갈 수 없는 아이들을 지원하는 활동도 시작했고요."
- 후쿠시마 사고가 일어나기 전엔 어떤 일을 하셨나요?"사고 발생 전에는 회사원이었습니다. 그러나 지진과 원전 사고 때문에 지난해 6월에 실직하고 같은 해 8월부터 시민단체에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족 모두 피난시켰지만...심적·경제적으로 불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