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 형제 소송, 혹시 이병철 묘 탓?

[서평] <한국 36인물유산 파워스폿> 36명 인물의 풀스토리

등록 2012.03.14 14:40수정 2012.03.1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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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면 내 덕이고, 일이 잘못되면 조상을 탓하는 경향이 있는 게 우리네 정서의 일부입니다. 조상 탓은 사회적 또는 경제적 배경이 될 수도 있지만 묫자리나 집터로 상징되고 있는 풍수가 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한국 최고 재벌가인 삼성이 뒤늦게 드러난 상속지분을 놓고 송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삼성 가 형제들이 벌이고 있는 송사가 그들의 욕심 때문이 아니라 조상 탓, 풍수적으로 문제가 있는 이병철 묘 때문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대동풍수지리학회 회장인 고제희 지음, 문예마당 출판의 <한국 36 인물 유산 파워스폿>에 삼성가 형제들이 형제간에 벌이고 있는 송사가 조상 탓임을 변명할 수 있는 구실이 있습니다.

<한국 36 인물 유산 파워스폿>는 (서울·수도권)과 (지방권), 2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서울·수도권)에서는 조선왕국을 연 태조 이성계를 위시한 17명에 관한 내용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지방권)에는 세종대왕을 비롯한 19명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어, 총 36명의 인물에 관한 내용입니다.  

'인물 열전'+'풍수지리서'+'기행문'

<한국 36 인물 유산 파워스폿>은 역사 속 영웅인 36 인물의 생전(부모나 조상)·일생·생후, 출생에서부터 무덤까지를 풀스토리로 담고 있으며 이들의 인생이나 후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파워스폿(Power spot, 영험한 기(氣)를 받는 특정 장소)을 분석,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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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영웅들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풀스토리, <한국 36인물유산 파워스폿>((서울·수도권) 표지 ⓒ 문예마당

출생배경과 성장 과정, 출세 등을 소개하고 있는 부분에서는 인물에 관한 사항 등을 체계적으로 조목조목 담아내고 흥미진진하게 펼치고 있어 인물 열전이라도 읽는 듯한 느낌입니다. 분량이 두터운 위인 집이나 전기처럼 고무줄을 늘이듯 길게 늘여 쓰지 않고 간추리고 간추린 고갱이 같은 내용입니다.


인물 소개에 이어지는 파워스폿, 인들의 출생배경과 일생에 영향을 미친 생가, 묘에 대한 풍수적 해설 부분은 현장 사진과 1/5000의 축척 지도까지 제시하며 설명하고 있어 입체적으로 구성된 풍수지리서를 보는 듯합니다.

이병철의 묘는 황천을 범했다

이병철의 묘는 좌향이 풍수적으로 문제가 있다. 묘 안에 안장한 시신의 좌향은 지창룡이 전적으로 주관했는데, 그곳은 우측 동막골에서 흘러온 계곡물이 삼 만 육천지(저수지)에 모였다가 좌측 에버랜드 쪽으로 흘러나간다. 청룡 끝자락을 수구로 보면 손파(巽破)라서 수국이다. 그런데 묘의 좌향은 임좌병향(壬坐丙向)을 놓아 황천을 범했다. -한국 36 인물유산 파워 스폿(서울·수도권) 184쪽-

저자는 풍수를 보는 여러 방법 중 한 가지인 '12포태법'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12포태법은 사람의 일생을 12단계, 포(정자·난자), 태(수정), 양(임신), 생(출생)…묘(사후)로 설명할 수 있듯이 국(수구)과 산소가 놓이는 방위에 따른 길흉을 논하는 방법입니다. 

부록으로 '풍수용어해설'이 들어가 있긴 하지만 풍수(12포태법)에 문외한인 사람이라면 조금 생소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인 지형을 한눈에 아우를 수 있는 저 축적의 지도와 질 좋은 현장 사진이 곁들여져 있어 난해할 정도는 아닙니다. 

이병철은 큰 부자였지만 마음속은 가난했다. 아니 가난해지려고 노력하며 안빈낙도를 즐겼다. 유품 중에 '空手來空手去(공수래공수거)'라고 쓴 서예 작품이 정말 많다. 그토록 부자로 산 사람이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빈손으로 떠난다는 말을 왜 그리 즐겨 썼을까? 이에 대해 이병철은 말했다.

"인간은 공수래공수거이다. 나는 스스로 극한에 몰려 완전히 허탈 상태에 빠질 때는 부처의 가르침으로 살아가는 나 자신을 지금까지 몇 번씩 느꼈다. 나는 반세기도 안 되는 동안에 기업을 일으키고 숱한 고난을 겪어 왔으나 그때마다 흐트러지지 않고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사필귀정과 공수래공수거의 진리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한국 36 인물유산 파워 스폿(서울·수도권) 191쪽-

책에는 삼성가 형제들이 조상을 탓할 수 있는 구실만 담겨있는 게 아니라 송사로까지 이어진 갈등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키워드도 인물 어록이나 평소 모습을 통해 이렇듯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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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영웅들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풀스토리, <한국 36인물유산 파워스폿> (지방권) ⓒ 문예마당

그가 주연한 인생 연극의 커튼콜이 시작되자 한국 사람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그가 한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한 업적에 답하여 현재까지 박수를 쳐주고 있다.

그의 인생은 삼성이란 글로벌 기업과 함께 세계인이 춤추고 노래를 따라 부르는 커튼콜 문화의 선두주자이다. 그래서 그가 주연으로 나오는 앙코르공연을 다시 보고 싶다. -한국 36 인물유산 파워 스폿(서울·수도권) 191쪽. '나는 이렇게 생각 한다' 중-

저자가 인물 이병철을 다룬 글 말미에 덧대어 놓은 '나는 이렇게 생각 한다'의 내용 중 일부입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 한다'고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그가 한국의 경제발전에 기여한 업적에 답하여 현재까지 박수를 쳐주고 있다'는 부분에는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삼성이 끼치고 있는 피폐적인 영향을 생각한다면 '그가 주연으로 나오는 앙코르공연을 다시 보고 싶다'는 필자의 생각에도 동의하지 못할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박정희 묘는 대권을 꿈꾸고 있는 딸에게 도움이 될까?

박정희의 묘를 풍수적으로 평가한다면 한마디로 외화내빈이고 마음이 허허롭다. -중략- 박정희의 묘는 눈 아래 천군만마를 꺼리는 듯 현충원 내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하고 또 최고급 석물로 위엄 있게 치장해 천하의 명당처럼 보인다. 하지만 묘 안의 상황은 푹신한 요를 깔고 두터운 이불을 덮고서 편히 쉬는 모습이 아닌 엄동설한임에도 얇은 이불을 껴안고 고통스럽게 잠을 청하는 모습이 상상이 되어 안타깝다. -한국 36 인물유산 파워 스폿(서울·수도권) 319쪽-

동작동 국립묘지에 있는 박정희의 묘에 대한 해설입니다. 엄동설한임에도 얇은 이불을 껴안고 고통스럽게 잠을 청하는 모습이 상상이 되는 박정희의 묘가 대권을 꿈꾸고 있는 그의 딸,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의 미래에 어떻게 감응할지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합니다.  

역사 속 36 영웅들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풀스토리, <한국 36 인물유산 파워스폿>은 인물열전과 풍수해설, 창작의 글과 기행의 묘미가 비빔밥처럼 조화를 이루고 있는 퓨전-북입니다.

덧붙이는 글 | <한국 36인물유산 파워스폿>(서울·수도권/지방권) 지은이 고제희 펴낸곳 문예마당 2012. 02. 15 (서울·수도권), (지방권) 각 22,000원


덧붙이는 글 <한국 36인물유산 파워스폿>(서울·수도권/지방권) 지은이 고제희 펴낸곳 문예마당 2012. 02. 15 (서울·수도권), (지방권) 각 22,000원

한국36 인물유산 파워스폿 : 서울.수도권 - 역사 속 영웅들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풀스토리

고제희 지음,
문예마당, 2012


#한국 36인물유산 파워스폿 #고제희 #문예마당 #풍수 #포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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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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