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 선거보도 '받아쓰기' 급급

3월 14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

등록 2012.03.15 17:25수정 2012.03.1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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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선거 보도는 <KBS>가 3건, <MBC>가 2건, <SBS>가 2건이었다. 방송3사는 새누리당의 강남 공천 취소 소식과 민주통합당 지도부의 부산방문 스케치 보도 등을 주요하게 전했다. 제대로 된 정책보도는 없었고, 통합진보당 등 군소정당 보도도 없었다.

이날 방송3사는 새누리당의 강남갑·을 박상일·이영조 후보 공천 취소 소식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두 사람은 모두 편향적 역사관으로 지탄을 받아왔는데, 박상일 후보는 자신의 저서에서 독립군을 "소규모 테러단체 수준"으로 비하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해서도 막말을 했다. 이 후보는 제주4·3항쟁을 '폭동'으로 광주민주화운동을 '반란'으로 매도했다. 새누리당이 핵심 전략지역으로 꼽아 온 강남지역 공천에서 문제가 드러나자 공천위에 대해 '부실·밀실 공천'이라는 비판과 함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전략동천 된 이영조 후보는 <박정희 시대>라는 책의 필진으로, 권영세 사무총장이 다른 사람의 부탁으로 대신 추천에 나섰다는 말도 나온다.

방송3사는 보도에서 조금 차이를 보였다. <KBS>는 새누리당 공천 실패에 대해 일절 비판을 다루지 않았고, <MBC>는 앵커 멘트로 "강남벨트에서의 공천 실패라, 적지 않은 후유증이 예상된다"는 언급에 그쳤다. SBS는 공천 철회 과정을 설명하며 "새누리당의 강남 공천 전략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를 내놨다.

한편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부산을 방문해서 "산업화시절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은 분들에게 사과한다"고 한 발언에 대해 '유신독재를 정당화하는 망발'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정권은 권력 유지를 위해 민주주의 파괴와 인권유린을 자행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 그런데 박 비대위장은 이를 '산업화 과정의 불가피한 부작용'으로 취급해 역사·민주주의 인식의 한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KBS>와 <SBS>는 박 비대위장의 발언에 대한 야당의 비판을 "파상공세", "때리기"로 표현하며 야당이 터무니없이 박 비대위장을 공격하는 것처럼 몰았다. <MBC>는 관련한 야당의 비판 발언을 아예 싣지 않았다.

<'강남후보' 공천 철회>(KBS, 이영현)
<부산방문…朴비판>(KBS, 홍성철)
<부산․경남 선거구도는?>(KBS, 곽희섭)

<KBS>는 총 3건의 보도를 내놨다. ''강남후보' 공천 철회(이영현)'는 새누리당이 편향적 역사관으로 비판을 받아 온 서울 강남 갑의 박상일, 강남을 이영조 후보 공천을 "전격 철회했다"며 "비상대책위원회의 철회 성명 발표 움직임이 결정적이었다"고 보도하는데 그쳤다. 이번 공천 문제에 대해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이런 내용은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이어 새누리당의 총선 복지공약을 단순 전달했다. 

'부산방문…朴비판(홍성철)'에서는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대한 파상 공세는 오늘도 계속됐다"며 야권의 박 비대위장 비판을 '터무니없는 공세'로 취급하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한명숙 대표가 "제주해군기지와 관련해 주민투표가 중요하다고 말한 약속을 지키라며 박근혜 위원장을 비판했다"고 전하고 "유신체제의 잘못에 대해서 단 한번도 정면으로 그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한 적이 없었다"(문재인 후보)는 발언 등을 단순 전달했다. 그리고는 "부산지역 총선 공약으로 해양수산부 부활, 북항 재개발, 해운·항만본사 부산 유치를 약속"했다고 총선 공약을 짧게 언급했다.

판세보도인 '부산·경남 선거구도는?(곽희섭)'에서는 부산·울산·경남 출마 후보들 소개와 각 당의 총선 전망, 지역 여론조사 결과 등을 전하며 "부산, 경남 지역의 선거 결과는 4월 총선의 승패는 물론 대선 구도에도 큰 영향을 줄 전망"이라고 전했다. 


<강남 공천 전격 철회>(MBC, 박성준)
<'낙동강 벨트' 집중 공략>(MBC, 배선영)

<MBC>는 2건의 보도를 내놨다. '강남 공천 전격 철회'는 새누리당이 이영조, 박상일 후보 공천을 철회했다고 전했는데 새누리당의 공천 실패에 대해서는 "텃밭인 강남벨트에서의 공천 실패라, 적지 않은 후유증이 예상된다"는 앵커멘트 외에 다른 분석이나 평가는 없었다. 이어 새누리당이 발표한 복지공약을 전했는데 "재원 조달을 위해 금융소득 등 이른바 '불로 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새누리당의 발표 내용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낙동강 벨트' 집중 공략'에서는 한명숙 대표가 제주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지난 2007년 주민 투표를 통해서라도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전하고, "부산항만공사를 방문해 문재인, 문성근 후보와 함께 해양수산부 부활, 해운 항만본사 부산 유치 추진 등 부산지역 공약을 발표했다"고 짧게 덧붙였다.

<서울 강남 갑․을 공천 철회>(SBS, 김정인)
<부산 세몰이..박근혜 맹공>(SBS, 정성엽)

<SBS>는 선거 보도가 2건이었다. '서울 강남 갑·을 공천 철회'는 새누리당이 강남 갑·을 박상일, 이영조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며 두 후보의 역사인식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며 "고조되는 비판 여론과 호남 제주 민심이 떠난다는 당내 우려, 여기에 김종인 비대위원 등 지도부 일부의 공천철회 요구까지 겹치자 공천위원회는 두 손을 들고 말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공천자를 결정하지 못한 서초 갑·을의 사정까지 감안하면 새누리당의 강남 공천 전략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부산 세몰이... 박근혜 맹공'에서는 "(민주통합당이)부산을 찾아 세몰이에 나섰다. 지도부는 박근혜 때리기를 계속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박 비대위장에 대해 제기되는 정당한 비판마저 야당의 "박근혜 때리기"로 몰았다.

보도는 한명숙 대표가 "해양 수산부 부활과 해운 항만기업 유치 같은 지역 공약도 발표하며 민심 잡기에 힘을 쏟았다"고 전하고, "지역 민방 토론회에선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제주 해군기지에 대해 말을 바꿨다며 역공에 나섰다"며 한 대표의 발언을 실었다.

이어 "민주통합당 지도부는 산업화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피해 입은 분들께 사과한다는 박 위원장의 발언을 일제히 공격했다"며 '당시 희생된 영혼들을 산업재해 입은 사람 취급했다'는 박영선 최고위원과 '유신 체제의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말은 없었다'는 문재인 후보의 트윗 발언 등을 소개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언련 총선 선거보도 모니터단의 방송 일일브리핑 입니다. 기사 내용은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민언련 총선 선거보도 모니터단의 방송 일일브리핑 입니다. 기사 내용은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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