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제주도청에서 '해군기지 공사중지 청문'이 열리자 공사중지와 구럼비 발파 즉각 중단을 요구하며 마을주민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이주빈
강정마을회는 "애초 군사기지로 설계된 제주해군기지에 민간도 쓸 수 있다, 크루즈선도 들어온다 등 자꾸 거짓말을 하니까 억지와 위법이 계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는 이제라도 민군복합 관광미항이 대도민 사기극이었음을 고백하고 제주해군기지 건설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강정마을 주민들과 평화활동가 약 100명은 제주도청 앞에서 공사중지와 구럼비 바위 발파 즉각 중지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주민들은 청문이 끝날 때까지 돌아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시공사인 삼성이 구럼비 바위 할망물 근처를 폭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새벽 4시께부터 구럼비 바위에 들어가 기도를 올리던 5대 종단 성직자 10명은 오후 4시께 구럼비에서 스스로 나왔다. 오후에 다시 들어간 이들 20여 명도 이들과 함께 나왔다. 시간이 늦어 발파가 힘들 것이란 판단에서다. 발파는 당일 화약을 운반해와 해지는 시간 전까지 끝내야 한다.
삼성은 청문이 열리는 날 구럼비 바위 본 발파를 자신들이 한다는 점에 대해서 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은 "발파를 포기한 것이 아니고 일정만 잠시 미뤘을 뿐"이라며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해군과 삼성 측이 21일 구럼비 본 발파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신: 20일 오전 10시 45분]20일 새벽 6시 강정마을엔 어김없이 사이렌이 울렸다. 구럼비의 운명을 결정지을 두 개의 '사건'을 예고하는 듯하다.
해군과 제주해군기지 공사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구럼비 바위 '할망물' 주변을 폭파할 예정이다. 이미 해군과 또 다른 시공사인 대림산업은 19일 오후 6시 6분 기습적으로 구럼비 바위인 '물터진개'를 폭파했다.
오후 2시엔 제주도가 요구하는 '해군기지 공사중지 청문'이 열린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제주도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개의치 않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밝혀왔다. 관건은 우근민 제주도정이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에 있다.
구럼비 폭파를 저지하기 위해 가톨릭과 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등 5대 종단 성직자 10명은 새벽 4시께부터 발파예정 지점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강정천 옆 해군기지 사업단 정문 앞에서는 화약 반입을 저지하려고 주민 20여 명이 연좌하고 있다.
강정마을 주민 약 200명은 '해군기지 공사중지 청문'이 열리는 제주도청 앞에서 공사중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제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정당도 이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그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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